- [2021 상반기결산⑦] 잠시 주춤한 넷플릭스, 국내 OTT의 약진
- 입력 2021. 07.07. 09:19:32
-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더 커지고 치열해진다. 국내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넷플릭스가 국내외로 성장세가 잠시 주춤했고, 그 틈을 타 국내 OTT들이 빠르게 치고 나왔다. 하반기에는 글로벌 OTT의 또 다른 공룡인 디즈니플러스가 OTT 대전에 합류하면서 국내 OTT 시장 판도가 어떻게 바뀔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OTT 절대강자' 넷플릭스의 '주춤'
'OTT 절대강자' 넷플릭스의 독주가 한 풀 꺾였다. 넷플릭스는 지난 1월 MAU(월 이용자 수·Monthly Active User) 역대 최고치인 895만 명을 달성한 이후 무려 5개월 연속 감소했다. 반면, 국내 OTT 업체인 티빙(TVING)은 지난 5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웨이브(wavve) 역시 올해 최고치인 MAU 373만 명을 달성했다.
넷플릭스의 하락세의 가장 큰 요인으로는 '킬러 콘텐츠'의 부재가 꼽힌다. 코로나19 여파로 영화·드라마 제작이 중단·연기되면서 신규 콘텐츠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던 상황. 이에 넷플릭스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요즘 볼 게 없다'는 혹평이 쏟아지기도 했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넷플릭스는 요즘에 히트작이 없었다. 그렇다고 대작 오리지널 콘텐츠도 없었다. 넷플릭스에서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한다고 하더라도 시간적 텀이 길다. 그동안 쌓아왔던 콘텐츠도 이미 소진한 터라 신규 콘텐츠 공급이 원활하지 못했다. 한계에 부딪힌 것"이라고 분석했다.
OTT업계 관계자 역시 "올해 상반기 영화 '승리호'를 제외하면 주목할만한 콘텐츠가 거의 없었다. 지난해 열풍을 일으켰던 '킹덤' 시리즈, '스위트홈'같은 굵직한 콘텐츠가 없었다. 반면 'K-OTT'에서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공격적으로 내놨다. 넷플릭스의 하락세는 콘텐츠 부재의 영향이 가장 컸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예전 같진 않아도 넷플릭스는 여전히 국내 OTT 시장에서 큰 격차를 보이며 앞서가고 있고, 소비자 만족도도 국내 OTT 시장 주요 업계 중 1위다. 하반기에는 이용자들이 오랫동안 기다렸던 신작 콘텐츠들이 대거 출격하는 만큼 주춤했던 다시 한번 반등을 이루지 않을까라는 긍정적인 전망이 나온다.
올 한 해에만 약 5500억 원을 한국 콘텐츠에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는 넷플릭스는 하반기에 오리지널 대작 '킹덤: 아신전'을 비롯해 '오징어 게임', '지옥' 등을 줄줄이 공개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백스피릿', '이수근의 눈치코치' 등의 예능 콘텐츠도 내놓는다.
◆ 국내 OTT의 반격, 오리지널 콘텐츠 라인업 강화
이제는 오직 '넷플릭스'만 이용자보다는 국내 OTT 플랫폼 왓챠, 웨이브, 티빙을 함께 이용한다는 소비자가 더 많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 6월 발표한 소비자 만족도 및 이용실태에 따르면 현재 OTT를 2개 이상 이용하는 소비자는 53.6%(964명)이었고, 주 이용 업체만 이용한다는 답변은 46.4%였다. 복수 이용자(964명) 중 넷플릭스도 함께 이용한다는 응답이 57.7%(556명)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웨이브, 티빙 등을 함께 이용한다는 응답자는 각각 23.5%, 22.9%였다.
이는 하나의 OTT에 만족하는 게 아니라 여러 개의 OTT 플랫폼을 동시에 이용하는 사례가 일반화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OTT업계 관계자는 "OTT 플랫폼이라는 건 결국 볼 게 없다면 대체된다. 소비 패턴이 바뀌었다. 국내 OTT의 인지도가 커졌고, 그만큼 소비자들도 국내 OTT를 '구독'하는 것에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 올해 상반기에는 넷플릭스의 원활하지 않은 콘텐츠 수급과 맞물리면서 다른 콘텐츠를 찾아 국내 OTT 플랫폼을 찾는 소비자가 더 늘어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소비자원
결국 'OTT 대전'의 승부처는 '콘텐츠'다. 올해 상반기 국내 OTT 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오른 티빙이 이 같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건 양질의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집중했기에 가능했다.
지난해 10월 CJ ENM으로부터 분할해 독립법인으로 출범한 티빙은 올해 '여고추리반'을 시작으로 '신서유기 스프링캠프', '놀라운토요일'의 스핀오프 '아이돌 받아쓰기', '환승연애' 등을 선보였다. 이어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20)' 생중계 등 스포츠 분야에도 손을 뻗치고 있다.
2023년까지 100여 편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는 티빙은 올해 약 30여 개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선보일 계획이다. 특히 네이버와 손잡은 티빙은 하반기에 인기 네이버 웹툰 '유미의 세포들'을 오리지널 콘텐츠로 제작·방영하겠다는 계획을 밝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웨이브는 '펜트하우스' 시리즈, '모범택시' 등 콘텐츠의 인기에 힘입어 유료 가입자 수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펜트하우스 시즌2' 경우 올해 웨이브 동시접속자 수와 VOD 시청량 최고치를 경신했다.
티빙과 마찬가지로 웨이브 역시 하반기 오리지널 콘텐츠 라인업 강화로 OTT 경쟁력을 높인다. 2025년까지 콘텐츠 제작에 무려 1조 원을 투자한다. 콘텐츠에 조 단위의 투자에 나서는 국내 OTT는 웨이브가 처음이다. 또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최근 기획개발 스튜디오인 '스튜디오웨이브'를 설립했다. 이를 통해 양질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확보해나갈 예정이다. 하반기에는 첫 자체 제작 오리지널 콘텐츠인 정치 시트콤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을 시작으로 섹시 코미디 드라마 '유 레이즈 미 업'(You Raise Me Up, 이하 '유미업') 등을 선보인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국내 OTT 중 웨이브 같은 경우에는 지상파 콘텐츠를 중심으로 풍부하게 콘텐츠를 공급하고 있다. 국내 OTT 시장에서는 한국인들의 정서와 웃음코드에 맞는 콘텐츠를 누가 더 많이 공급하느냐가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OTT 춘추전국 시대? 국내 OTT 시장 어떻게 변할까
국내 OTT 시장은 더 치열해진다. 하반기 중 윌트디즈니 OTT인 디즈니플러스가 국내 서비스를 론칭할 예정이다. 여기에 애플TV플러스, 아마존, HBO맥스 등 글로벌 OTT들이 대거 한국 진출을 예고해 경쟁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그중 넷플릭스의 강력한 대항마로 꼽히는 디즈니플러스는 윌트디즈니, 픽사, 마블, 20세기폭스, 내셔널 지오그래픽 등 방대한 양의 지식재산권(IP)을 보유한 '콘텐츠 왕국'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르면 9월 말에는 디즈니플러스가 국내 서비스를 시작할 것으로 보고 있다. 7500편 이상의 TV 시리즈와 500편 이상의 영화, 그리고 디즈니플러스에서만 감상할 수 있는 오리지널 작품들이 제공될 예정이다.
막강한 '콘텐츠 파워'가 있기 때문에 출시 초반에 급격한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는 업계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OTT업계 관계자는 "하반기는 디즈니플러스의 콘텐츠들이 가장 주목받을 거다. 하지만 디즈니플러스의 콘텐츠에는 소위 말하는 '마라맛'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한계점이 있다. 초반의 기세를 유지할지는 지켜볼 일이다"라고 말했다.
OTT 서비스가 늘어남에 따라 국내 콘텐츠 제작사들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더 많아진다. 이에 콘텐츠 제작사들은 OTT 플랫폼과 협업해 사업 전략을 재편하고 있으며 콘텐츠 기획 및 제작 단계에서부터 OTT채널 공급을 고려하는 OTT향 콘텐츠 제작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사랑의 불시착', '스위트홈', '스타트업' 등을 제작한 드라마 콘텐츠 기획 및 제작 기업인 스튜디오드래곤의 경우에는 국내외 OTT 사업자가 증가하는 것을 고려해 OTT를 기반으로 한 2021년 성장 전략을 마련했다. 콘텐츠 노출 채널과 플랫폼을 다각화해 비즈니스 모델을 확장하고 전략적 협업을 통해 수익을 극대화할 예정이며 2021년 콘텐츠 제작 편수는 30편으로 그중 OTT향 작품도 9편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다크홀', '손현주의 간이역' 등을 제작한 종합 콘텐츠 기업 아센디오 역시 시청 타깃을 고려한 OTT향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아센디오는 "OTT 시장의 급속한 성장에 발맞춰 다양한 포맷의 OTT향 콘텐츠 제작을 위해 IP 확보를 점차 늘려가는 중"이라며 "양질의 콘텐츠 생성을 위해 제작 과정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업체와의 협업도 추진 중에 있다"라고 전했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OTT들의 경쟁이 더 치열해질수록 콘텐츠 제작사, 국내 연예인들에게는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질 거다. 하반기 OTT 업계는 더 긴장하겠지만 콘텐츠 제작사 입장에서는 좋은 호재가 될 거라 본다"라고 바라봤다.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넷플릭스, 왓챠, 티빙, 디즈니플러스, SBS, MBN 제공, 한국소비자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