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이스킹' 구본수의 재발견…장르의 한계 넘어서 [인터뷰]
- 입력 2021. 07.07. 12:38:09
- [셀럽미디어 김희서 기자] 성악가 구본수가 새로운 도전을 마쳤다. 도전에 두려움이 없다는 그가 보여줄 앞으로의 음악적 행보에 기대가 모아진다.
구본수
지난 6월 29일 성황리에 막을 내린 MBN 예능 프로그램 ‘보이스킹’은 대한민국의 숨겨진 남성 음악 고수를 찾는 서바이벌 프로그램.
구본수는 ‘보이스킹’에서 변신을 꾀했다. 성악가 구본수뿐만 아니라 가수 구본수로서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이 같은 마음가짐으로 경연에 임한 그는 다양한 대중가요들을 구본수만의 색깔로 재해석했다.
앞서 JTBC ‘팬텀싱어3’에서 국보급 베이스로 주목을 받은 바 있는 구본수는 ‘보이스킹’에서 “성악과 가요 발성을 합친 천상의 창법을 탄생시켰다”는 김연자의 극찬을 받았다. 장르적 한계를 넘어서 또 다른 매력을 십분 발휘한 구본수는 최종 5위에 올랐다.
“올해 초 ‘장르가 구본수’라는 목표를 세우고 어떻게 해야 좋을지 고민했다. ‘보이스킹’을 하면 왠지 준비를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았다”라고 참가 계기를 전한 구본수에게 ‘보이스킹’은 그의 목표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해준 발판이 돼줬다.
8개월 간의 대장정을 마친 소감에 구본수는 “항상 2주 단위로 방송을 했다. 그 사이에 선곡도 하고 곡을 준비하고 그렇게 2주기를 반복하면서 정신없이 했는데 끝나니까 한가한데 허전함이 크다. 지금도 바쁘게 있지만 ‘보이스킹’ 준비할 때랑 느낌이 다르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보이스킹’에서는 각양각색의 가수들이 등장했다. 트로트, 락, 발라드, 국악 등 장르불문 래전드 가왕부터 가수가 본업이 아닌 일반인 실력자 등 본선 무대에 진출한 86인의 쟁쟁한 실력자들의 치열한 경연이 펼쳐졌다. 이 가운데 성악가인 구본수는 다소 익숙치 않은 장르인 가요에 도전해야 했다.
“주로 가요를 부르시는 분들이 많았다. 여러 가지 다양한 분야도 있었지만 대부분이 가요를 부르니까 성악인 클래식과 가요는 차이가 많아서 처음에는 괴리감도 있고 ‘잘할 수 있을까’ 걱정도 있었다. 성악가가 가요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한다는 것 자체가 제가 정말 장르가 다르다 보니 그런 부분이 힘들었다.”
성악을 부르던 가수가 가요를 부르듯, 전공과 다른 음악을 한다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 그림일 수도 있다. 그러나 구본수는 어느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성악에서 보여준 특유의 깊은 감성을 가요에 그대로 녹여내 매 경연마다 깊은 울림을 선사했다. 무엇보다 감정선이 중요한 가요를 소화하기 위해 구본수는 표현 방법도 달리했다.
“성악도 감정표현이 중요한데 표현방식이 다르다. 가요는 아무래도 마이크랑 가깝고 마이크로 제 목소리가 바로 들어가다 보니까 여러 감정표현이 세밀하게 할 수 있다. 반면에 성악은 마이크가 없는 상태로 해야 하니까 소리나 표현을 더 멀리까지 전달하기 위해 호흡이나 몸 쓰는 것을 기본으로 가지고 감정을 가져간다. 그렇다 보니까 클래식 부르듯이 가요를 부르면 어색하고 가요 부르듯이 클래식을 하면 어색하다. 그런 차이가 있다.”
선곡은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참가자들의 승패가 좌우되는 결정적인 요인이 되기도 한다. 구본수 역시 선곡에 많은 고민을 쏟았다. 그는 구본수만의 색깔을 가져가되 시청자들과 청중 평가단의 눈과 귀로 사로잡을 만한 무언가 특별함을 보여주고자 했다.
“선곡이 90%는 먹고 들어간다고 생각했다. 순위를 올라갈 때마다 저만의 색깔을 보이면서 프로그램 취지에 맞는 어떤 곡이 있을까 찾아보다가 조금 옛날 가요 쪽으로 눈길을 돌렸다. 90년대 쪽으로 가기도 하고 제가 태어나기 전에 있었던 곡들도 봤다. 성악을 하다 보니까 그런 감성들을 잘 살릴 수 있을 것 같아서 옛날 곡들로 위주로 골랐었다.”
구본수는 첫 예선 무대에서 최희준의 ‘하숙생’으로 올크라운을 받으며 차근차근 상위권에 진입했다. TOP10 진출을 거쳐 5위까지 오른 구본수는 매 경연마다 짜릿한 희열을 맛봤다. 서바이벌 프로그램만의 묘미를 즐기면서도 책임감을 갖고 대결에 임했다고.
“사실 그렇게까지 올라갈 줄 몰랐다. 한 회 한 회 올라갈 때마다 이게 맞나 믿기지 않았고 너무 잘하시는 분이 많은데 그 사이에서 한 라운드 올라가는 자체가 영광이고 감사했다. 아무래도 그때 하면서 참가자분들이랑 정이 많이 들어서 그 분들이 올라갈 수 있는 자리를 제가 올라간 거니까 올라갈 때마다 더 열심히 하게 되고 더 힘을 내서 했던 것 같다. 시작할 때 목표는 ‘끝까지 가자’였는데 막상 시작하니까 중간까지 갈 수 있을까 싶기도 했다. 녹화를 하면서 스스로 의심과 걱정을 하면서도 갈 수 있다는 희망이 공존해서 서바이벌 프로를 참가하는 모든 마음이 똑같지 않을까. 아슬아슬한 느낌 때문에 하게 되는 것 같다.”
‘보이스킹’에는 김종서, 박강성, 조장혁 등 가요계 레전드 가왕들이 함께해 화제를 모았다. 같은 참가자였지만 동시에 후배로서 존경심이 컸다는 구본수는 이들을 통해 배운 점도 많았다.
“대단하고 유명하고 가요계에 한 획을 그은 분들의 라이브를 제대로 본 적이 없는데 이번에 무대를 보면서 정말 공부가 많이 됐다. 그분들이 여기까지 올 수 있는 이유가 있구나 싶었다. 여기까지 올라올 수 있었던 자기만의 무기들을 갖고 계시더라. 다 스타일이 다른데 또 노래를 3~40년 이상하신 분들이라 무대에서의 연륜이나 무대 매너를 보면서 방송에서는 그분들의 라이브를 다 못 담는다고 느꼈다.”
다양한 곡들 가운데 구본수는 가장 구본수다웠던 곡으로 결승전 개인 무대에서 부른 양희은의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를 꼽았다. 구본수는 그동안 부른 모든 경연곡들의 장점을 한데 모아낸 무대였다며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애절하고 고독한 감정을 완벽하게 구현해 낸 구본수는 경연 당시 전문가 평가단 랭킹 3위에 오르며 호평을 받기도 했다.
“앞에서 했던 무대들도 제 색깔이긴 했는데 앞에 보여준 모든 색깔을 다 포함시킨 곡이다. 결승 무대이기도 했고 마지막 무대라 ‘보이스킹’하면서 불렀던 저만의 방법들과 원래 부르던 방법 잘 조합시키고 싶었다. 그 무대가 저의 색깔이 잘 드러난 무대라 생각한다.”
또 하나의 도전을 마친 구본수. ‘보이스킹’은 그의 음악인생에 새로운 변곡점이 됐다. 더 나아가 음악적으로 많은 성장을 이룬 기회가 됐다.
“‘보이스팅’ 출연 전과 후 많이 달라졌다. ‘팬텀싱어3’를 하긴 했지만 저는 음악에 대해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또 다른 세계가 있고 이렇게 넓다는 안목을 키울 수 있었다. 음악에 대한 가치관도 이번에 많이 바뀌었다. 다양한 장르의 가수들을 만난 것도 남다른 경험이었다. 성악은 늘 하던 사람들만 보게 되는데 많은 분들을 만나고 좋은 인연이 돼서 좋다.”
구본수는 오는 11일 단독 팬미팅 ‘구본수 클래식 라이브’을 열고 팬들을 만난다. 지금까지 보여주지 않았던 다양한 무대들을 비롯해 반전 매력을 보여줄 계획이다.
“‘팬텀싱어3’ 때는 겸손하고 조용하고 그런 느낌이었는데 ‘보이스킹’하면서 성격도 많이 바뀌었다. 뻔뻔해지고 할 말도 하게 돼서 팬미팅 때는 그런 면들을 보여줄 수 있을까. 또 마이크를 쓰면서 부르는 가요 곡들도 준비를 했다. 마이크를 혼자 잡고 부르는게 이번이 처음이더라. 방송도 했지만 그 땐 팀이었고 이번에는 혼자서 보여주는데 그런 모습을 통해 새로운 저를 발견하실 수 있을 거다.”
[셀럽미디어 김희서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위클래식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