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상반기결산⑧] 학폭으로 물든 연예계…결말은 퇴출? 진실공방ing
입력 2021. 07.07. 13:00:00

조병규-심은우-스트레이키즈 현진

[셀럽미디어 허지형 기자] 지난 2월 배구선수 이다영, 이재영 자매를 시작으로 학교 폭력이 불거지면서 체육계를 돌아 연예계를 휩쓸었다. 사회 문제로도 대두되며 파장이 컸던 이 문제는 수개월이 지난 후에도 논란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특히 한창 주가를 올리던 연예인들을 중심으로 일어나며 출연하던 작품에서 하차하는 등 줄줄이 활동을 중단해야 했다. 방송가와 소속사들은 사태 수습에 총력을 기울였지만, 논란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이로 인해 업계에서는 학폭 이슈가 위험 요소로 떠올랐다.

수개월이 지난 현재 일부 연예인들은 솔직하게 잘못을 인정하고 자숙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또 일부는 의혹을 반박하며 폭로자들과 대치하며 진실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 학폭에 이어 왕따까지 '설상가상'

지난 2월 이틀 동안 10여 명의 연예인이 학폭 논란을 겪으며 도마 위에 올랐다. 가수 진달래와 배우 심은우는 학폭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당시 진달래는 출연 중이던 오디션 프로그램 '미스트롯2'에서 하차했으며, 심은우는 SNS를 통해 "학창 시절에 한 미성숙한 언행으로 친구에게 마음의 상처가 깊이 남아있었다는 것을 알았다. 이제라도 그 친구에게 진심으로 미안하다는 말을 전한다"고 입장을 전했다.

그룹 스트레이키즈 현진 역시 과거의 잘못을 인정했다. 학창 시절 언어폭력, 조롱, 단체 대화방을 통한 괴롭힘을 당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그는 "지금보다 더 부족했던 시절 저의 잘못된 언행으로 상처를 받으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돌아보니 부끄럽고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사과했다.

'달이 뜨는 강' 주연으로 출연 중이던 배우 지수는 학폭 뿐만 아니라 성희롱 등 각종 구설에 휘말렸다. 지수는 "저로 인해 고통받은 분들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 과거에 저지른 비행에 대해 어떤 변명의 여지도 없다. 용서받을 수 없는 행동들"이라면서도 성범죄 관련해서는 명백한 허위사실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변호사를 통해 법적 대응을 이어가고 있다.

그룹 에이프릴 출신 이현주는 팀 내 멤버들로부터 괴롭힘과 왕따로 극단적인 선택을 할 정도로 힘들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로 인해 한창 인기를 끌던 멤버 이나은은 큰 타격을 받았다. 소속사 측은 "어느 누구를 가해자나 피해자로 나눌 수 없는 상황임이 분명하다고 판단했다"며 왕따설을 부인하며 상황 수습에 나섰다. 그러나 설상가상으로 학교 폭력 의혹까지 제기돼 출연하던 방송과 광고에도 파장이 일었다.

특히 에이프릴의 경우 같은 소속사의 다른 연예인이 관련 논란에 가세하면서 논란을 더했다. DSP 소속 그룹 에이젝스 출신 윤영은 개인 SNS를 통해 "현주가 갑자기 잠수를 타 스케줄 비상이 걸리는 일이 많았다. 단면적인 내용만 나와 안타깝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에이프릴의 과거 활동 영상 등이 더해지면서 여론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물론 이때다 싶어 흠집 내기에 나선 온라인 발 루머로 인해 피해 본 이들도 있다. 이달의 소녀 츄는 학폭 가해자로 지목당했으나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아울러 홍현희, 최예빈이 거짓 폭로로 인해 곤욕을 치러야 했다.

세븐틴 민규도 학폭 의혹에 휩싸였지만, 당사자와 만나 사실 확인을 하며 발 빠른 대처로 논란이 일단락됐다.

지수-이나은-박혜수


◆ 학폭 의혹에 드라마 편성 취소→재촬영…'흔적 지우기'

그룹 내 따돌림과 학폭 폭력 논란에 휩싸인 이나은은 논란이 불거질 당시 SBS 드라마 '모범택시'에서 IT 전문가이자 해커인 안고은 역을 맡아 촬영이 진행된 상태였다. 해당 논란으로 인해 '모범택시' 측은 주요 배역이었던 이나은을 배우 표예진으로 교체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전체 촬영의 60% 정도 진행된 상태였지만, 새로운 배우가 투입되면서 전부 재촬영을 감행한 것. 이나은 측이 의혹을 전면 부인했음에도 논란의 여파가 지속되면서 결국 하차 수순을 밟게 됐다. 또한 출연 중이던 예능, 광고 등에서도 그와 손절을 택하며 모든 흔적을 지워냈다.

배우 지수 역시 주연으로 출연 중이던 KBS2 드라마 '달이 뜨는 강'에서 하차하고 배우 나인우가 투입됐다. '달뜨강'은 90% 이상 완료한 사전 제작 상태로, 촬영을 거의 마친 상태였지만, 재촬영을 결정했다. KBS 측은 "9회 이후 방송분은 재촬영해 방송하기로 했다. 최대한 출연 장면을 삭제하겠다"고 밝혔다.

폭로의 내용이 심각했던 지수는 소속사 키이스트와도 전속계약을 해지하며 퇴출에 가까운 과정을 밟았다. 지수의 데뷔작 MBC '앵그리맘', '내가 가장 예뻤을 때', OCN '나쁜 녀석들: 악의 도시' 등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플랫폼에서 다시 보기 서비스가 중단된 상태.

음주운전 적발, 미투 사태 등으로 주연 배우가 하차한 바 있으나 학교 폭력 논란으로 하차하게 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시청자 청원 게시판에 글이 올라올 정도로 시청자의 하차 요구는 엄청났고, 사회적 문제로도 대두된 사안인 만큼 지켜볼 수만은 없는 상황.

뿐만 아니라 KBS2 드라마 '디어엠'은 첫 방송을 앞두고 장점 보류됐다. 이는 주연을 맡은 배우 박혜수가 학폭 의혹에 휩싸였기 때문. 또 유재석이 '해피투게더' 이후 '컴백홈'으로 야심 차게 돌아왔지만, 조병규의 학폭 논란으로 출연 취소를 하며 시작부터 삐걱대 골머리를 앓았다.

이 같은 논란이 이어지면서 방송사와 제작사, 광고계에서도 피해 예방을 위해 움직임을 보였다. 최근 현장에서는 학폭 관련 서약서까지 등장했다는 이야기가 들려왔다. '품위유지 조항' 뿐만 아니라 구체적으로 학폭이라는 항목에 대한 위약금 부문이 새롭게 생긴 것으로 알려졌다. 대중의 관심을 필요로 하는 연예계에서 이미지 추락과 불매 운동으로 번지며 외면당한 이들을 기용해 굳이 위험을 감내할 이유가 없다.

논란으로 인해 단순히 하차에서 끝나는 것만이 아니라 제작 환경 등에도 피해가 막심하다. 학폭과 관련해 사전 검열의 중요성과 대책 마련이 모호한 부분이 있지만, 출연자들의 과실로 인한 피해에 대한 조건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 끝나지 않은 진실공방-ing

하루가 멀다 하고 제기된 의혹에 억울한 해프닝으로 일단락되기도 하고, 폭로와 반박이 이어지며 끝나지 않은 진실 공방이 장기전으로 접어든 이들도 있다. 시간이 지나도 과거의 잘못을 처벌받아야 한다는 여론이 두드러지지만, 무차별적인 폭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과거에 저지른 비행에 대해 어떤 변명의 여지도 없다. 용서받을 수 없는 행동들이었다. 마음 한켠에 과거에 대한 죄책감이 늘 존재했고 돌아가기엔 너무 늦은 후회가 늘 큰 불안함으로 다가왔다"며 학폭 논란을 시인했던 배우 지수는 폭로 글 다수가 허위라면서 입장을 번복했다.

지수의 법률대리인 측은 "의뢰인(지수)이 과거 학교 폭력을 저질렀다는 의혹을 제기한 글 내용의 대부분이 허위"라며 "최초 폭로 글을 비롯한 학교 폭력 관련 글과 댓글 작성자들을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고 밝히면서 무고함을 밝혀나가겠다고 주장했다.

4개월이 지난 현재 그는 법적 대응에 나서며 강경 대응에 나서며 이전과는 전혀 다른 태도를 일관하고 있다. 각종 의혹에 적극적으로 반박하며 명예회복에 팔을 걷어붙였다. 그는 해당 논란으로 인해 현재 드라마 중도 하차한 후 소속사 키이스트와도 결별한 상태다. 키이스트와 제작사 간 법적 분쟁은 진행 중이다.

3년 전부터 학폭 꼬리표가 붙은 배우 김동희는 허위 사실이라고 밝히며 "민·형사상 법적 조치를 착수해 진실을 법정에서 분명하게 밝힐 것"이라며 전했다. 조병규와 박혜수 역시 법의 판단을 받게 된다. 두 사람은 학폭 가해 의혹을 부인했음에도 다수의 피해 사실을 주장하는 이들로 인해 법정 공방으로 이어졌다.

문제는 논란이 종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간의 힘을 빌려 활동 재개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연예인들이 있다는 것. 대중의 반응은 여전히 싸늘하다.

법정 공방을 예고한 박혜수가 두 달 만에 활동 복귀 시동을 알렸다. 그는 독립영화 '너와 나' 촬영에 들어간 것으로 소속사를 통해 공식화됐다. 오래전부터 출연을 약속했다는 것이 소속사 측의 설명. 이로 인해 편성이 미뤄졌던 '디어엠'의 방영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병규 또한 드라마 '찌질의 역사' 출연을 받고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가해 사실을 인정하고 자숙과 활동 중단을 선언했던 스트레이키즈 현진은 그룹 콘텐츠 영상에 은근슬쩍 등장하며 복귀 각을 재고 있다. 무엇보다 인성을 중요시하는 JYP 소속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아한 행보다.

학교 폭력은 연예인들을 통해 두드러졌지만, 현실 곳곳에서도 일어나는 문제다. 수십 년이 지난 과거의 일이 수면 위로 올라온 만큼 피해를 주장하는 것도, 부인하며 명확하게 증명하는 일도 쉽지 않다.

그렇지만 학창 시절의 '철없던 한때'로 치부하고 넘어가기엔 오랜 시간 마음속에 담아둔 피해자들의 상처가 깊다. 미투 운동 이후 성폭력에 대한 인식이 달라진 것처럼 '학폭 미투'를 통해 피해자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으로 본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학교 폭력이라는 사안은 조금 특이한 케이스 같다. 현재 벌어진 사건에 대해 많이 다뤄지는 반면 과거에 벌어졌던 일들이 다시 불거져 나와 사건화되는 특이한 케이스다. 인성 관련된 문제들이 굉장히 중요해졌다고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본다. 학교 폭력은 뒤늦게 터지는 이유 중 하나가 결국은 성공해서 주목받는 시점에서 불거져 나온다. 피해자 입장에서 보면 두드러져 나올 때 가장 힘겨워지는 상황을 겪기 때문에 터져 나오는 거 같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들의 입장에서는 폭로 밖에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보인다. 대부분 이런 상황에서 가해자들은 잊어버린다. 하지만 피해자들은 결코 잊지 못한다. 잘 토로할 수 있는 분위기는 부정적으로 보지 않는다"고 했다. 무엇보다 "과거에 문제를 먼저 사과하거나 해결하지 않는다면 문제는 다시 불거질 것이다. 학교 폭력에서 분명한 건 가해자들이 만든 문제다. 과거에 있었던 일을 이제 와서 막을 수도 없다. 과거에 잘못된 부분을 정확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셀럽미디어 허지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셀럽미디어DB, 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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