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랑종’, ‘셔터’ 잇는 후유증 괜찮겠습니까? [씨네리뷰]
입력 2021. 07.13. 15:24:28

'랑종'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잔인하다. 불쾌함의 지수는 더 높아졌다. 보는 이에 따라 후유증도 남겠다. 마치 비가 내린 뒤 축축함과 습함만이 남은 듯한 영화 ‘랑종’(감독 반종 피산다나쿤)이다.

개봉 전부터 뜨거운 화제와 관심, 그리고 궁금증을 모은 ‘랑종’은 태국 산골마을, 신내림이 대물림되는 무당 가문의 ‘피’에 관한 세 달간의 기록을 그린 영화다. 제목 ‘랑종’은 ‘무당’을 뜻한다.

영화는 ‘모큐멘터리(페이크 다큐)’ 형식으로 흘러간다. 대대로 조상신 ‘바얀’을 모셔온 무당 ‘님’. 님은 무당이 되고 싶지 않아 운명을 거부한 언니 대신 신내림을 받았다. 운명을 받아들인 님은 마을 사람들의 마음과 몸에 깃든 원인을 알 수 없는 병을 치유하며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형부의 죽음으로 장례식장에 갔던 님은 조카 ‘밍’의 이상 증세를 발견한다. 님은 신내림과 관련이 깊다고 직감하고, 님을 촬영하던 카메라 팀은 밍의 일상을 취재하며 기이한 현상을 포착한다.



‘랑종’에서는 귀신, 악령 등 시각적인 공포를 자극하는 형체가 등장하지 않는다. ‘주변에서 일어날 법한’ 일들, 그렇지만 원인을 알 수 없는 기이한 현상을 담아내며 보다 리얼하게 그려낸다.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죄여오는 공포의 강도는 긴장의 끈을 잠시도 놓지 못하게 만든다.

초중반까지는 실제와 같은 공포를 피부로 느끼게 만든다. 후반, 이상 증세가 심각해진 밍의 행동을 관찰하기 위해 CCTV 형식의 카메라를 설치한 순간부터 관객들을 충격으로 몰아넣는다. 식인, 영아 살해, 동물 학대 등 금기시 된 장면들이 등장하기 때문. 일부의 장면만 보여주는 것이 아닌, 며칠에 걸쳐 기록된 영상을 보여줌으로써 빠져나갈 수 없는 공포감을 안긴다.

영화의 배경도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극대화시키는 데에 한 몫을 한다. 북동부에 위치한 이산 지역을 촬영지로 택하며 가보지 못했던 곳에서 일어나는 궁금증을 자극한다. 또 우기 기간에 촬영을 진행, 짙은 안개와 축축한 습기 등 자연적인 정경을 포착하며 ‘랑종’만의 독보적인 분위기를 완성한다.

이국적 풍광과 맞물리는 배우들의 열연 역시 생생한 공포를 전한다. 배우들의 ‘날 것 그대로’의 즉흥 연기가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긴장감을 선사한다. 특히 밍 역할을 위해 체중 감량까지 한 나릴야 군몽콘켓은 변화를 실감나게 그려내며 영화의 몰입을 이끈다.

‘랑종’은 ‘곡성’의 나홍진 감독이 기획, 제작을 맡았다. ‘곡성’ 속 ‘일광’의 전사를 그려보고 싶었던 나 감독이 시나리오 원안을 집필한 것. 인간의 ‘원죄’, 그리고 신의 존재와 믿음에 대한 질문을 던지긴 하지만, 각 장면과 캐릭터마다 깊이 있는 해석을 했던 ‘곡성’과 달리 ‘랑종’은 1차원적인 ‘호러물’에 불과, 누군가에겐 아쉬움으로 다가올 수 있겠다.

낯설고도 흥미로운 태국 샤머니즘 소재로 한 ‘랑종’은 ‘셔터’ ‘샴’으로 태국 호러 영화의 새 지평을 연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오는 14일 개봉. 청소년관람불가. 러닝타임은 130분.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쇼박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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