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킹덤: 아신전' 김성훈 감독 "엔딩의 해답? 다음 시리즈에서 볼 수 있을 것" [인터뷰]
- 입력 2021. 08.04. 08:00:00
- [셀럽미디어 김희서 기자] 김성훈 감독이 ‘킹덤: 아신전’을 통해 다음 도약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
김성훈 감독
넷플릭스 오리지널 ‘킹덤: 아신전’ (극본 김은희, 연출 김성훈)이 지난달 23일 전 세계 공개됐다. 지난 2019년 ‘킹덤 시즌1’ 을 시작으로 지난해 ‘킹덤 시즌2’ 까지 연달아 히트를 친 ‘킹덤’ 시리즈가 스페셜 에피소드를 선보였다.
가장 한국적인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가장 서양적인 좀비를 접목시킨 ‘킹덤’ 시리즈는 K-좀비물을 알리는데 큰 촉매제가 됐다. ‘킹덤: 아신전’은 조선을 뒤덮은 거대한 비극의 시작인 생사초와 아신의 이야기를 담았다.
‘킹덤: 아신전’에서는 조선에 생사역의 발병 원인부터 거슬러 올라간다. 시즌 1, 2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이지만 ‘아신전’과 통하는 부분도 곳곳에 배치돼있다. 김 감독은 ‘킹덤: 아신전’ 시나리오를 처음 접한 당시를 회상하며 말문을 열었다.
앞선 시즌에선 위기 속 조선을 구하려는 세자 이창(주지훈)과 서비(배두나)와 권력을 탐한 조학주(류승룡)와 중전 계비조씨(김혜준)가 대치하며 선악 구도가 명확하게 그려졌다. 반면 ‘킹덤: 아신전’에서는 선과 악이라는 이분법의 잣대가 희미해졌다. 복선과 같이 이창과 아신이 겪게 되는 상황까지 ‘킹덤: 아신전’에는 시즌을 잇는 연결고리들이 치밀하게 깔려있었다.
“‘아신전’ 시나리오를 ‘킹덤2’ 중반 무렵에 봤는데 전체적인 서사부터 마지막 장면까지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아신이라는 캐릭터가 선일까 악일까 싶은 중추적인 인물이라 매력적이었다. 물론 아신으로 인해 아신전 전체가 수습되지 않지만 왕이 좀비가 돼가는 과정과 생사역의 기원이 이렇게 왜란이 발생했던 원론에 들어간다는 게 흥미로웠다. 어쩔 수 없이 이창이 아버지를 해하게 되는데 아신이란 인물도 아빠를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하게 되는 그런 행위가 맞물려 있어서 여러 측면에서 매력을 느꼈고 시즌3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증폭시켰다.”
‘킹덤: 아신전’은 공개 직후 전 세계 80개국 TOP10에 진입, 글로벌 영화로 유일하게 오르며 다시 한번 인기를 실감케 했다. 스페셜 에피소드 뿐만 아니라 매 시즌 마다 뜨거운 주목을 받고 있는 만큼 부담감은 없었을까. 김감독은 오히려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원동력을 얻었다고. ‘킹덤: 아신전’은 조선의 국경 부근인 북방을 배경으로 삼아 확장된 세계관을 구현해냈다.
“긍정적인 자극이 됐다. 사람들이 봐주고 즐거워 해줘서 이 분들을 또 어떤 방법으로 매료시킬지 고민하고 긍정적인 작용이 됐다. 여태까지 킹덤 1, 2가 한양에서 동래까지 하류 이남을 중심으로 해서 가장 밑공간이 주된 배경이었다. 거기에 맞춰 디자인하고 이야기를 꾸렸다면 ‘킹덤: 아신전’은 정반대로 도성 밖 북경에서 서사가 펼쳐진다. 이 이야기를 설득력 있게 세계관을 드러내기 위해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장소를 찾고 장면을 찾았다. 새로운 고민거리고 그걸 해나가는 과정이 쉽지 않았지만 새로운 걸 알아가는 시간이었다. 북방의 모습을 어떻게 그럴싸하게 연출할 지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앞서 시즌2 말미에 아신(전지현)이 깜짝 등장하면서 ‘킹덤’의 다음 시즌을 향한 기대감을 두 배로 키웠다. 새로운 시즌의 합류가 아닌 스페셜 에피소드 ‘킹덤: 아신전’이 먼저 공개됨에 따라 원톱 주연으로서 전지현의 활약에 기대가 더해졌다. 하지만 극 초반 아신의 서사는 대부분 어린 아신(김시아)이 이끌어가면서 중반부부터 등장한 전지현의 분량이 92분의 짧은 러닝타임에서 충분하지 못했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의문점만 가득 안은 채 사라진 전지현의 아신을 시청자들에게 이해시키기 위해선 시간의 흐름을 따라야 했다는 제작진의 의도였다.
“전지현 배우가 극 후반에 진실을 알게 되고 분노를 표출하는 장면들이 어찌 보면 그 진실이 드러날 때 상대편 입장에선 끔찍하고 악독해보일 수 있다. 가족들한테 어떤 사람을 먹잇감으로 던져주는 건 상상할 수 없고 쉽게 설득할 수 없는데. 이렇게까지 생각할 수 있기까지 동의를 구하고 설득력있게 감정이입을 시키기 위해 그 과정이 필요하다고 봤다. 아신이란 친구가 어릴 때부터 어떤 역경을 겪어왔는지 과정과 가족들이 당한 끔찍함을 목도하고 그런 사전의 역사들이 필요한데 이 과정들을 한발 한발 밟아가면서 마지막에 끔찍한 매력이 증폭됨을 전달하는 구조로 만들어갔던 것 같다.”
작품에서 처음 만난 전지현과의 호흡에 대해 김 감독은 “전지현은 역시 전지현”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촬영에 앞서 만난 전지현은 이미 아신에 대한 모든 해석을 정확하게 연구해왔었다고. 준비성과 성실함이 철저한 김 감독은 전지현에게 더 디렉션을 하거나 조언해줄 것도 없었다고 전했다.
“저희 일의 매력 중 하나가 본인의 준비는 본인이 알아서 하는 거다. 작품의 해석이 혹시나 틀릴 걸 대비해서 작가, 감독, 배우가 하나의 틀 안에서 창작을 표출하는 건 필요한데 첫 미팅 때 만난 전지현 씨는 ‘와 전지현이다’ 였다. 이 말에 모든 게 함축돼있다. 아신을 준비하면서 이런 감정이고 저 또한 설명하려고 준비했지만 아신에 대해서 본인이 가야할 길에 대해서 얼마나 많은 공을 들인지 모르나 저에게 보여준 모습이 준비를 마치고 목적지를 다 알고 방향성만 추려가면 좋겠다 정도였다. 아신은 몸을 쓰는 것 중에 활을 쓰니까 활과 화살을 어디에 있든 놀잇감으로 갖고 놀면서 친숙해지시라고 사전에 연습할 수 있도록 많이 제공했던 기억이 난다.”
‘킹덤’의 공개 시기 이전, 기획과 준비 기간까지 합치면 김은희 작가와 협업한 지도 시간이 꽤 지났다. 두 사람은 앞서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도 이 같은 질문에 굳이 깊이 말하지 않아도 서로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 잘 안다고 자신했다.
“‘킹덤’이란 작품을 같이 한지 4~5년이 됐다. 새로운 세계관을 창조하면서 처음엔 내가 해석하는 게 맞나 물어보고 그런 주고받는 횟수가 많았다. 1을 찍고 한번 같은 길을 갔는데 ‘같은 길이었나? 할 때 같은 길이구나’ 라는 확신이 생겨서 시즌2하고 ‘아신전’은 세 번째라 이젠 대화에 앞서 가고자 하는 방향을 알겠더라. 김은희 작가 ‘아’ 라고 하면 ‘아’ 라고 받아들이지만 때에 따라 ‘’ 어’ 를 하는 게 아닌가?’ 해서 물어보면 ‘어 맞다’ 라고 할 정도로 더 이상 자세한 대화를 나누지 않아도 일치된 세계관으로 ‘킹덤’ 을 바라본 것 같다. 너무 재밌었다. 오래 하다 보면 서로 약점이 보인다고 하는데 현재까지 그런 점은 없다.”
전지현의 아역을 연기한 어린 아신 역의 김시아에도 김 감독은 칭찬 세례를 쏟았다. 성저야인으로서의 아픔부터 가족들을 잃은 슬픔, 분노와 복수심을 키우는 등 어린 아신의 입장을 이해하거나 표현하기 다소 어려울 복잡한 감정선에 김시아는 완벽히 스며들었다. 현장에서 만난 김시아를 김 감독은 아역배우가 아닌 한 명의 배우로 다시 봤다고. 그러면서도 김시아가 미성년자 배우임을 고려해 트라우마를 느낄 만한 일부 잔혹한 장면이나 심리적 부담을 느낄 만한 요소는 배제하며 진행했다고 밝혔다.
“시아가 지금은 14살 중1인데 캐스팅할 땐 6학년이었다. 시아를 캐스팅하고 찍으면서 친구가 이미 오디션에서 아신을 잘 표현해줬지만 이 친구가 감당할 만한 이야기인가. 또 캐릭터로서 온전히 받아낼 수 있을지 걱정이 돼서 어머니, 매니저랑도 많은 상의를 했다. 제 딸에게 시키지 않는 건 시아에게도 시키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찍으면서 놀랐던 건 아역이었는데 이 친구가 되묻는 질문이 그냥 배우였다. 한 장면에서 감정의 톤을 얼마나 잡을지 질문을 하는데 ‘이 친구가 아역이 아니라 그냥 배우구나’ 싶었다. 그렇게 대화를 나누고 이야기하면서 찍었고 아신이 극 중엔 끔찍한 환경에 놓이는데 배우이기 전에 돌아가 삶을 살아야 하는 어린 친구니까 트라우마나 촬영환경으로 인해 심리적으로 충격을 받지 않도록 보여주지 않고 묘사를 한다거나 그렇게 제작진이 접근해서 배우들과 했는데 좋은 시도였다고 생각한다. 아역을 넘어 잘 표현해주고 성장해줘서 감사할 따름이다.”
마지막 장면에 대한 반응도 의견이 분분하다. 아신과 파저위 수장 아이다간(구교환)이 대면하면서 막을 내린 것은 ‘킹덤: 아신전’의 또 다른 비하인드다. ‘킹덤: 아신전’이 시즌 3를 위한 디딤돌이라고 밝힌 김 감독의 의도대로 아신과 아이다간의 만남은 시청자들에 상상력 기회를 던지며 또 다른 시작을 알린다.
“최초 시나리오에는 이 장면이 없었다. 아신이 이승희 의원에게 대가를 치르게 되는 생사초를 건네면서 끝나는 거였는데 작가님과 이야기하다 뭔가 에너지가 가득 찬, ‘조선의 역병이 이렇게 시작됐구나’ 라는 대서사에서 하나 더 추가를 하면 좋겠다는 이야기가 나와서 결과적으로 완성된 장면이다. 그 장면을 통해 이제 시즌 1, 2를 보면서 여태까지 던진 이야기가 많이 회수되고 죽음으로 퇴장한 사람들이 많은데 많은 갈등이 봉합된다. ‘아신전’ 엔딩을 떠나 새로운 갈등이 나와서 기대하게 만들고 그에 대한 해답은 다음 시리즈에서 명쾌히 볼 수 있겠다. 어떻게 보면 이 장면이 ‘아신전’ 을 응축시킨 장면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걸 던져놨을 때 시즌3에서 아이다간과 차를 마신다고 하면 ‘무슨 일이 있길래 차를 마시지?’ 라고 할 수도 있고 상대가 아이다간이 아니라 먼발치에 창이 있다고 하면 아신전을 봤기 때문에 둘이 서 있기만 해도 엄청난 긴장감이 있지 않을까. 그 답을 모르는 창과 모든 걸 안고 가슴 속에 불을 지피고 있는 아신이 볼 때 그 이야기가 얼마나 더 기대될지. 막연하게 바라만 봐도 강렬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점이 ‘아신전’ 의 또 다른 역할이 된 것 같다.”
‘킹덤’ 시즌1, 2에서 생사역의 발현은 조선의 가장 최하위계층인 지율헌의 환자들로부터 비롯된 것으로 그려졌다. 국가의 재난 혹은 위기가 닥쳤을 때도 아이러니하게 가장 먼저 피해를 입는 이들은 도움과 보호가 필요한 취약계층이다. 김성훈 감독은 ‘킹덤: 아신전’에서도 그러한 아픔과 한을 담고 그로 인해 발생하는 또 다른 갈등을 그려내고자 했다.
“단순하게 접근해서 ‘킹덤: 아신전’은 무언가 아신이 겪고 있는 한에 대한 이야기다. 아신의 한. 그러나 아신의 한이 파생한 이유, 왜 발생했을까에 대한 물음이다. 벽화에 있는 ‘죽은 자를 되살리는 자 대가가 따를 것이다’ 처럼. ‘킹덤’ 1, 2에선 동래와 지율헌이랑 곳에서 백성이 겪었고 그러한 충돌 속에서 가장 하층민인 북방 경계에 있는 이들의 이야기지 않나. 그런 차원에서 1, 2에서 이어져 왔던 버림받은 자들의 한을 집약한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한다.”
[셀럽미디어 김희서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넷플릭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