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은희 작가 "'킹덤: 아신전', 예상치 못한 기쁜 선물" [인터뷰]
- 입력 2021. 08.04. 12:32:04
- [셀럽미디어 김희서 기자] 김은희 작가가 ‘킹덤’ 시리즈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표했다.
김은희 작가
지난달 23일 전 세계 동시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킹덤: 아신전’(극본 김은희, 연출 김성훈)은 ‘킹덤’ 시리즈의 스페셜 에피소드. 조선 전역에 생사역이 퍼지기 직전까지 이야기를 아신(전지현)의 시선으로 담아낸 ‘킹덤: 아신전’은 ‘킹덤’ 1, 2의 단초가 됐다.
조선의 맨 꼭대기에 조선 국왕이 궁 안에서 제일 먼저 생사역에 감염된 단서가 바로 ‘킹덤: 아신전’에서 드러났다. 어디에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성저야인 아신이 조선에 생사역을 퍼뜨린 주역으로 앞세운 ‘킹덤: 아신전’은 또 한번 ‘킹덤’ 세계관을 무한 확장했다.
사극과 좀비물을 결합시킨 ‘킹덤’은 일부 매니아층에게만 소비된다는 장르적 편견과 한계를 허물었다. 공개 직후 ‘킹덤’ 신드롬을 일으키며 단숨에 전세계를 사로잡은 ‘킹덤’은 글로벌한 팬층을 구축했다. ‘킹덤: 아신전’ 역시 시즌 1, 2에 이어 큰 사랑을 받으며 유일하게 글로벌 영화로 80개국 TOP10 상위권에 진입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 같은 반응을 예상했느냐는 물음에 김은희 작가는 몸 둘 바를 모르겠다며 감격스러운 소감을 밝혔다.
“정말 여기까지 올 거라 상상도 못 했고 만들어지기만 해도 얼마나 다행일까 했던 작품이라 언제나 설레는 마음이 크다. 너무 고맙고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건 새로운 시도가 아니었을까 싶다. 가장 한국적인 시대와 가장 서양적인 좀비의 만남에 외국 분들도 국내 시청자분들도 많은 관심을 주신 것 같다.”
‘킹덤’ 1, 2에서는 혼란스러운 조선의 상황을 가리키는 배경으로 왕권을 차지하기 위한 정치적 싸움이 주를 이뤘다. 권력을 지키려는 자와 빼앗으려는 자의 갈등이 깊어지면서 그로 인해 피해를 입는 약자가 존재했다.
“‘킹덤’을 집필하면서 많이 고민했던 건 ‘정치란 무엇인가’였다. 잘하는 사람도 있고 못하는 사람도 있다고 생각한다. 창이었다면 그런 선택을 하지 않았지만 조학주라면 극악스러운 선택을 하기도 했다. 정치를 누가 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그런 그들의 선택됨으로 인해 아신이라는 최하위의 계급이 한을 품게 되고 또 아신의 복수대상이 남쪽 동래에 있던 배고픈, 힘없는 민초들이 화를 입게 된다. 의도를 했다기보다 현재나 과거나 잘못된 정치로 화를 입는 건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최하위 피지배계급 힘없는 사람이 아니었나 싶다.”
조선 전역에 생사역이 발병되기에 앞선 상황을 그린 ‘킹덤: 아신전’에서도 국가와 정치를 우선시한 인물들로 가장 먼저 희생을 당한 존재들은 지율헌 환자들과 같은 최하위계층이었다. 김 작가는 권력자들의 잘못된 선택으로 또 다른 불행을 낳는 섭리를 정치 구조 속에 풀어내며 소외된 이들의 한을 담아내려 했다.
“시즌3까지 어떤 세계관을 왔을 때 창과 피지배계급이 이 극을 이끌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피지배계급의 다음이 배고픔이라던지 차별, 멸시에서 오는 한이라는 감정이 동력이 될 수 있다는 걸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한 기록을 찾아볼 때 ‘성저야인’에 대한 기록을 보게 됐다. 조선인도 아닌 어떤 계급에 속할 수 없고 100년 전부터 그곳에 살긴 했지만 멸시받는 그들의 한을 더욱 표현하고 싶었다.”
‘킹덤’ 시즌3를 기대했던 팬들에게 92분의 짧은 러닝타임으로 제작된 ‘킹덤: 아신전’은 아쉬웠을 수도 있다. 하지만 새로운 인물인 아신을 통해 펼쳐진 북방의 이야기가 등장한 ‘킹덤: 아신전’은 시즌3를 향한 감칠맛을 더했다. ‘킹덤’의 장대한 세계관을 이해하기 위해 잠시 쉬어가는 예습과 복습 시간이라 봐도 무방하다. 앞으로도 ‘킹덤’ 세계관에 활약할 인물들을 위해선 ‘킹덤: 아신전’은 한 회로 그치는 게 적절하다는 김은희 작가의 의도가 담겼다.
“‘아신전’ 자체만의 세계관이라기보다 시즌 1, 2와 3를 잇는 디딤돌 같은 스페셜 에피소드다. 만약에 ‘아신전’이 없이 시즌3를 넘어갔다면 굉장히 낯설었을 거다. 우리가 조선 북방에 대해 배우지만 실제 영상으로 본 적은 많지 않지 않나. 또 새로운 인물이 계속 등장할 텐데 인물들의 낯설음, 그런 부분들을 시즌3에 자연스럽게 초대하고 싶었다. 이 인물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고 왜 그렇게 행동할 수밖에 없는지. 인물 중심적으로 보여드리기 위해서 노력했다.”
‘킹덤: 아신전’의 주인공은 아신이다. 하위계층들의 한에 초점을 뒀다는 김은희 작가가 성저야인 아신을 주인공을 삼은 것도 비슷한 결이었다.
“조선시대가 유교사회이다보니 아무래도 남성보다 여성이 권력에서 훨씬 더 차별을 당하지 않았나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강한 여성상이 오히려 더 강한 시기일 수도 있지 않을까 했다. ‘킹덤’ 시즌 1, 2에선 서비도 마찬가지고. 중전이란 여성 캐릭터는 악의 화신으로 그려졌지만. 각자 처한 상황에서 어떤 역경을 이겨나가고 선택하는지를 여러 캐릭터를 통해 보여주고 싶었다.”
코믹, 멜로부터 액션, 스릴러까지 다양한 장르와 배역을 넘나들며 연기 스펙트럼을 넓혀온 전지현은 대체불가한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킹덤: 아신전’에서 전지현은 가족을 잃은 슬픔을 묻은 채 복수를 위해 살아가는 강인한 아신으로 분했다. 오로지 눈빛과 절제된 감정선으로 극을 이끌어간 전지현에 전지현이 아닌 아신은 상상할 수 없게 됐다. 김은희 작가 또한 전지현의 열정과 연기력에 감탄했다고. 현재 tvN 새 드라마 ‘지리산’으로도 호흡을 맞추고 있는 김은희 작가는 전지현에 무한한 신뢰를 드러냈다.
“전지현 배우가 촬영할 때 ‘지리산’도 하고 ‘아신전’도 같이 한 걸로 한다. 상반된 캐릭터임에도 ‘아신전’에서 보여준 서늘한 아픔, 그런 것과 ‘지리산’은 다른데 두 개를 보다 보면 스펙트럼이 넓다는 생각을 했다. ‘아신전’은 강하고 위험하지만 내지된 아픔을 표현해야 하고 대사양은 적어서 힘든 배역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전지현 정도의 스펙트럼을 가진 배우가 해줬으면 하는 생각을 했다. 그게 배우가 가진 폭인 것 같다. ‘이런 것도 가능하구나. 저런것도 가능하구나’ 싶었다. 같이 밥을 먹을 때면 너무 귀엽고 웃음소리도 호탕해서 옆자리에서 뭐라고 하면 어쩌지 할 정도인데 이런저런 배역을 할 때 마다 달라지는 모습에 감탄했다.”
‘킹덤: 아신전’의 공개로 시즌3를 향한 기대감이 더욱 높아졌다. ‘아신전’에는 새로운 배경이 된 북방을 비롯해 아신, 파저위 수장 아이다간 등 조선에 대치되는 또 다른 인물들이 대거 등장했다. 시즌3에서는 이들을 모두 아우르는 ‘킹덤’의 세계관이 더욱 확장될 예정이다.
“‘킹덤’ 시즌3 같은 경우엔 워낙 쓰고 싶었던 시리즈라서 당연히 썼고 그러다가 ‘아신전’도 나온 건데 결국에는 남쪽에서 벌어진 역병 보다 훨씬 강력하고 예상치 못한 일이 북방에서도 펼쳐지면서 그에 대처하고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인물이 나올 것 같다. 아신이는 조선과 북방, 둘 다 죽었으면 좋겠다고 하는 입장이지만 북방빈족인 파저위는 북방을 잃지 않으려 할 거고 양쪽을 모두 살리고 싶은 사람도 있지 않을까. 가장 다양한 사람들이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결국 크게는 그런 이야기가 그려질 것 같다.”
‘사인’, ‘시그널’ 등 다양한 드라마를 통해 김은희 작가표 장르물은 어느덧 하나의 장르가 됐다. 그 중에서도 전 세계에 K-좀비를 알리고 뜨거운 주목을 받은 ‘킹덤’ 시리즈는 그의 필모그래피에 특별한 작품이 됐다. ‘킹덤’=김은희 작가라고 바로 연상될 정도로 그의 존재감을 각인시킨 ‘킹덤’이다.
“예상치 않았던 선물. ‘사인’이라든지 ‘시그널’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플랫폼에서 방송될 수 있을 드라마였는데 ‘킹덤’은 당시 절대 현실화되지 않을 아이템이라고 단정짓다 싶은 반응이었다. 이분 저분한테 여쭈어보고 영화로도 만들어볼 생각없나 했는데 절대 안 된다고 해서 많이 거부 당했다. 2010년부터. 현실화되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믿기지 않게 시즌 1, 2에 스페셜 에피소드까지 나와서 ‘어쩌다 이렇게 됐지?’ 그런 생각이 들게 만드는 예상치 못한, 하지만 기쁨이 되는 선물이다.”
시즌3를 향해가고 있는 ‘킹덤’ 시리즈. 앞으로의 김은희 작가의 손에서 뻗어나갈 ‘킹덤’의 세계관의 끝은 어디까지일까. 기회만 주어진다면 계속해서 ‘킹덤’을 통해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다는 김은희 작가다.
“넷플릭스에서 가능하다면 기회만 주신다면야(웃음). 사실 여기까지 온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시즌3까지 무사히 끝낼 수 있어도 너무 좋겠지만 또 다른 인물들을 그릴 수 있거나 또 다른 배경으로 가는 시즌 4도 생각해봤다. 아니면 ‘킹덤’을 배경으로 한 영화가 될 수도 있고 여러 가지를 고민을 갖고 더 많은 분들이 공감할 수 있는 글을 쓰도록 노력하고 꿈꾸고 있다.”
[셀럽미디어 김희서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넷플릭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