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균 “육체적으로 힘들었던 ‘싱크홀’, 결국엔 해냈죠” [인터뷰]
입력 2021. 08.17. 11:43:19

'싱크홀' 김성균 인터뷰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매 작품마다 굵직한 연기를 선보였던 배우 김성균이 ‘보통사람’으로 돌아왔다.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보통의 가정 속 가장으로 분한 것. 강렬한 눈빛 대신, 소시민의 유쾌한 고군분투를 그려내며 ‘공감’을 전한 그다.

‘싱크홀’은 11년 만에 마련한 내 집이 지하 500m 초대형 싱크홀로 추락하며 벌어지는 재난버스터다. 지난 11일 개봉된 이 영화는 박스오피스 1위를 유지하며 광복절 연휴동안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재난 상황 속 유쾌함을 풀어내는 스토리라인이 지난 2019년 개봉돼 942명의 관객을 이끈 ‘엑시트’와 닮아있다는 평을 받기도.

“최근 재난 영화 중 가장 잘됐고, 작품도 너무 좋으며 분위기도 비슷해서 ‘엑시트’와 비교하시는 것 같아요. 저희 영화의 차별점은 ‘싱크홀’이 처음 소재로 활용된 것이죠. 소재 자체가 가장 큰 차별점인 것 같아요.”

김성균은 극중 모두가 꿈꾸는 ‘서울에 내 집 마련’ 목표를 11년 만에 이룬 동원 역을 맡았다. 영화 ‘범죄와의 전쟁’ ‘신의 한 수: 귀수편’,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 등 다양한 작품에서 인상 깊은 연기를 선보여 온 김성균은 데뷔 이후 첫 재난 영화에 도전했다.

“저와 많이 닮아있는 것 같아요. 부성애 코드가 있어서 아들과 함께 살아남기 위해서 하는 모습들이 많이 공감됐고, 꼭 해보고 싶었죠. 겨울에 이 영화를 촬영했는데 스태프들이 많이 고생하셨어요. 물론 촬영 때 맞는 물은 실제였죠. 욕조에 따뜻한 물을 담아서 쉴 수 있게 해주셨는데 촬영 땐 차가운 물이었어요. 옷이 젖어있으니 추위가 힘들었죠. 스태프들 모두 마찬가지였을 거예요. 물속에서 카메라도 잡아야하고, 소품도 챙겨야했으니까요.”

동원은 싱크홀에 빠지는 재난 상황을 겪으며 두려움에 휩싸이지만 아들을 살려야한다는 부성애가 그를 버티게 한다. 김성균은 수찬 역의 아역배우 건우 군과 호흡을 맞추며 ‘찐 부성애’를 느꼈다고 밝혔다.

“처음엔 ‘남의 아들’이란 생각이 컸어요. 어머니가 현장에 계시기도 하고요. 저와 아들과 아빠 역으로 만난 후 촬영 내내 계속 안고 있고, 건우 군은 안겨 있었어요. 같이 붙어있다 보니까 나중에는 ‘남의 아들’이란 생각이 안 들더라고요. 촬영을 하다 보니 ‘아빠 꽉 잡아!’란 말이 절로 나오고, 진짜 아빠처럼 화를 내고 있었죠. 어머니가 계시든 말든, 내 새끼란 생각이 드니까 사고가 일어날까봐 걱정됐고요. 진짜 아들처럼 생각하게 됐구나란 지점이 있었어요.”



동원은 집 한 칸을 마련하기 위해 열심히 살아온 소시민이다. 평범한 가장의 면모부터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까지 다채로운 연기를 선보였다. 한없이 평범한 우리 주변의 소시민을 자신만의 현실 밀착 연기로 소화해 ‘공감’을 이끈 것.

“평범한 인물이자 주변에서 있는 아저씨, 소시민적인 모습을 계속 생각했어요. 제 딴에는 하다 보니 웃겨야한다는 욕심과 생각이 들어 하게 되면 감독님께서는 계속 ‘무섭다’라고 하시더라고요. 하하. 모니터실 와서 보면 눈빛이 사납고 서늘하다고 하셨어요. 감독님께서는 유하고, 선하며 착한 시민의 모습을 원하셨어요. 그래서 그런 것들을 신경 썼죠.”

김성균은 차승원, 이광수, 김혜준과 유쾌한 시너지와 호흡으로 영화의 완성도를 높였다. 한순간에 지하로 떨어진 동네 이웃, 직장 동료 관계로 얽히고설킨 이들은 고난도 액션은 물론, 케미까지 완벽한 합을 자랑했다.

“처음에는 저도 낯가림이 있고, 친해져야 같이 연기하는 성격이라 걱정을 많이 했어요. 광수는 아시아의 프린스이고, 차승원 선배님은 영화계에서 아주 오래 전부터 활동하신 분이시고. 남다름, 혜준이는 나이차가 많이 나는 어린 친구들이라 어떻게 친해질까 걱정했는데 전혀 걱정할 게 아니었죠. 같이 흙에서 구르고, 물을 맞다 보니 저도 모르게 자연스러워졌어요. 차승원 선배님이 흙속에 구를 때 저도 모르게 선배의 얼굴에 손이 가고, 입 속에 있는 흙을 털어주면서 스킨십이 됐죠. 자연스럽게 가까워졌어요. 함께 고생한 사람들이 기억에 오래 남고, 끈끈하잖아요. 4~5개월 같이 유격훈련을 한 전우애란 기분이 많이 들었어요.”

특히 김성균은 차승원과 이광수에게 배울 점이 많았다고 전했다.

“차승원 선배님은 코믹 연기에 달인 수준이잖아요. 영화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치고 들어가는 호흡들의 감각이 좋았어요. 일상에서도 농담하실 때 보면 너무 재밌으시죠. 광수는 이미지가 ‘런닝맨’으로 인해 ‘배신의 아이콘’이자 마냥 웃기기만 한 친구로 생각하시는데 현장에서 보면 굉장히 진지하게 임하는 친구였어요. 항상 자기 자리에 앉아 대본을 보면서 신을 계속 연구하더라고요. 감독님에게 비교를 많이 당했어요. 제가 제작발표회에서 ‘광수! 광수! 광수!’라고 외쳤던 이유도 감독님이 ‘훌륭한 배우’라고 칭찬을 많이 하셨기 때문이에요. 광수는 촬영장에서 휴대폰을 절대 안 꺼내서 제가 숨어 꺼낸 적도 있었어요. 진지하게 임하고, 연기도 잘하고, 감각도 있는 친구죠. 말을 꺼내지 않았지만 광수에게 배울 점이 많았어요. 사석에서는 굉장히 재밌는 친구에요. 낭만적이기도 하죠. 필름 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보내주는데 8090년대 느낌이 나더라고요. 굉장히 낭만적이고, 멋진 친구에요.”



‘싱크홀’은 싱크홀 현상을 국내 최초로 영화화한 작품이다. ‘만약 오늘 당장 싱크홀이 발생하고, 내가 빠진다면 어떻게 될까’라며 재난 영화에서 이제껏 보지 못한 색다른 상상력과 볼거리를 더한다. 데뷔 후 첫 재난 영화 출연인 만큼 도전에 대한 아쉬움은 없었을까.

“재난 영화지만 나중의 상황을 다 알고 찍잖아요. 이 영화는 재난 전과 후가 나뉘어요. 재난 전 상황을 찍는데 재난 후 상황을 아니까 그 상황을 알고 있는 듯이 연기를 하더라고요. 앞으로 다가오는 일을 몰라야하는데 ‘싱크홀’이라는 재난 상황을 아는 오류가 있었어요. 다행히 감독님이 그렇게 했던 연기들은 엄청 편집하셨더라고요. 감독님에게 감사드려요. 다시 한 번 이런 캐릭터를 한다면 재난 상황을 생각하지 말고 연기해야겠다는 반성의 시간이 있었죠.”

‘싱크홀’은 2021년 개봉된 한국 영화 최단기간 100만 돌파 신기록을 세웠다. 지난 16일 하루 동안 21만 9480명을 동원하며 누적 관객 수 114만 1832명을 기록, 흥행 질주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 코로나19와 무더위에 지친 관객들에게 시원한 웃음을 전하고 있는 ‘싱크홀’은 김성균의 필모그래피에 어떤 작품으로 남을까.

“육체적으로 제일 힘들었던 영화를 꼽으라면 ‘싱크홀’이에요. 지금까지 살면서 몸이 제일 힘들었던 작품이었죠. 그런 의미에서 ‘해냈다, 육체적인 힘듦을 이겨냈다’라고 저도 놀라고 있어요. ‘내가 이걸 버텨 내다니’라고. 그래서 다음에는 진짜 블루스크린 앞에서 연기를 하고 싶어요. 이번에는 블루스크린이 많지 않았어요. 벽 같은 것도 실제처럼 큰 가벽을 세우고, 옥상도 만들어 ‘짐볼’로 움직였거든요. 블루스크린은 굉장한 상상력이 필요한데 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어요.”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쇼박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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