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씨네리뷰] 허광한X장약남 '여름날 우리', 사랑은 타이밍
- 입력 2021. 08.18. 15:21:26
- [셀럽미디어 김희서 기자] 인생은 타이밍이란 말이 있다. 결정적인 타이밍으로 모든 걸 얻을 수도, 잃을 수도 있다. 사랑은 용기있는 자만이 얻을 수 있고, 사랑은 쟁취하는 것이 라고 하지만 이 두 가지를 해내고도 지키기 힘든 것이 사랑이다. ‘여름날 우리’(감독 한톈)는 결국 사랑은 타이밍이라고 말한다.
영화 '여름날 우리'
‘여름날 우리’는 요우 용츠(장약남)에게 빠져버린 저우 샤오치(허광한)가 그녀에게 닿기까지 수많은 여름을 그린 첫사랑 소환 로맨스. 지난 2018년 개봉한 박보영, 김영광 주연의 영화 ‘너의 결혼식’ 리메이크작이다.
다소 굴욕적인 첫인상을 보여준 17세의 저우 샤오치는 요우 용츠에게 첫 눈에 반한다. 수영부의 저우 샤오치와 모범생 요우 용츠는 누가 봐도 공통 분모가 없는 둘이지만, 어느새 가까워졌고 그 해 여름 저우 샤오치는 최고의 행복을 누렸다. 그러나 요우 용츠가 급히 떠나게 되면서 둘은 헤어지게 됐고 저우 샤오치는 무료한 일상으로 돌아갔다. 그러던 20살 우연히 요우 용츠가 다니는 대학교를 알게 됐고, 저우 샤오치는 오로지 요우 용츠를 만나겠다는 목표 하나로 재수한 끝에 대학교 입학에 성공한다.
기대에 부푼 채로 21살의 저우 샤오치는 요우 용츠를 만났지만 사랑은 마음대로 쉽게 풀리지 않았다. 어색한 사이로 멀어진 두 사람은 그로부터 11년이 지나 재회한다. 저우 샤오치는 요우 용츠를 다시 만나게 되자 첫사랑의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꿈 대신 사랑을 택한 저우 샤오치는 마침내 요우 용츠의 마음을 얻게 됐고, 두 사람은 뜨겁게 사랑했다. 하지만 함께 하는 시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저우 샤오치와 요우 용츠는 사랑보다는 현실을 보게 됐고 두 사람 사이에는 극복할 수 없는 벽에 맞닥뜨린다.
‘여름날 우리’는 첫사랑은 이뤄지지 않는다는 공식을 깨버리기도 하지만 결국 모든 사랑은 완전할 수 없다는 현실을 보여주며 공감을 선사한다. 인생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스쳐지나가지만 그 중에서 인연이 되고, 인연에서 연인이 될 확률은 기적에 가깝다. 저우 샤오치는 오직 요우 용츠만을 위해 우연을 기회로 삼고, 기회를 기적으로 바꿨다. 15년 동안 돌고 돌아서 이뤄냈기에 저우 샤오치와 요우 용츠의 사랑은 더욱 짙은 여운을 남긴다.
리메이크 작품인 만큼 원작 ‘너의 결혼식’을 빼놓을 순 없다. 전체적인 스토리 구성이나 명장면, 명대사 등은 원작 그대로 갖고 가되, 캐릭터들의 설정이나 일부 장면들은 중국 감성으로 재해석해 ‘여름날 우리’만의 차별점을 둔 한톈 감독의 노력이 돋보인다.
또 저우 샤오치가 잊지 못하는 첫사랑의 존재를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는 여주인공 ‘요우용츠’의 이름에 대한 비하인드도 꽤 재밌다. 한국 관객들에게는 별다른 느낌이 없을 수 있지만 중국인 관객들에겐 수영장이란 단어와 요우용츠의 발음이 유사하게 들리기 때문. ‘너의 결혼식’에선 여주인공의 이름이 ‘환승희’로 극 중 우연은 버스 탈 때 카드를 찍는 단말기에서 나는 소리로도 여주인공을 그리워한다. 수영선수인 저우 샤오치와 수영장(요우용츠)은 떼어놓을 수 없듯이 여주인공의 이름으로 한 언어적 유희도 ‘여름날 우리’에서 살린 원작 포인트로 볼 수 있겠다.
‘여름날 우리’는 10대부터 30대까지 시간적 흐름에 따라 전개된다. 이에 맞춰 완벽하게 변화한 배우 허광한, 장약남의 열연은 극에 몰입도를 높였다. 앞서 ‘상견니’에서 애틋한 감성과 특유의 멜로 눈빛으로 10~30대의 모습을 완벽 소화한 허광한이 ‘여름날 우리’를 통해 또 한번 변신에 성공했다.
허광한은 어리버리하면서도 순수했던 17세 소년부터 열정만이 앞섰던 21세 청년, 용기있게 사랑을 쟁취했지만 현실 앞에서 주저하게 되는 32세 취업준비생 저우 샤오치로 스며들었다. 현실 남사친부터 남자친구까지의 모습을 볼 수 있는 허광한의 매력을 재발견할 수 있다.
요우 용츠의 장약남 또한 저우 샤오치와의 사랑을 지키려고 하고 또 엇갈리면서 겪게 되는 복잡한 감정선 사이에서 완급 조절하는 연기로 보는 이들로 하여금 감정이입을 이끌어냈다.
원제 ‘니적혼례(你的婚礼)’ 대신 ‘여름날 우리’로 지은 작명 센스도 빛을 발한다. 제목부터 스포일러 아니냐는 말이 많았던 원작 ‘너의 결혼식’과 달리 ‘여름날 우리’에선 스토리에 대한 어떤 힌트도 찾아볼 수 없다. 그러나 저우 샤오치와 요우 용츠가 보내는 수많은 여름을 통해 그렸다는 점에서 ‘여름날 우리’에선 원작보다 여름 특유의 싱그러운 감성이 깃든 영상미가 눈여겨볼 만하다. 여름의 감성과 풋풋한 첫사랑의 설렘이 환상의 시너지를 발휘한다.
‘여름날 우리’는 오는 25일 개봉한다. 러닝타임은 115분. 15세 이상 관람가.
[셀럽미디어 김희서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찬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