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간 집' 정소민의 한계 없는 연기 변주 [인터뷰]
- 입력 2021. 08.19. 11:44:05
- [셀럽미디어 김희서 기자] 배우 정소민이 성장과 도전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다.
정소민
지난 5일 종영한 JTBC 수목드라마 ‘월간 집’(극본 명수현, 연출 이창민)은 집에서 사는(live) 여자와 집을 사는(buy) 남자의 내 집 마련 로맨스를 그린 드라마. 정소민은 극 중 10년 차 잡지사 에디터 나영원 역을 맡았다. 다니던 잡지사의 폐간으로 졸지에 백수가 된 영원은 살던 집에서 쫓겨나 위기에 처했지만 극적으로 ‘월간 집’에 재취업되고 유자성(김지석)을 만나 ‘내 집 마련’의 꿈과 사랑을 모두 이룬다.
지난 4월 모든 촬영을 마친 ‘월간 집’은 100% 사전 제작된 드라마다. 방영시기와 촬영이 동시에 진행될 경우, 배우들이 직접 모니터링하기가 쉽지 않지만 사전제작 드라마의 경우는 배우들도 시청자 모드로 즐길 수 있다. 정소민도 처음으로 동료 배우들과 본방사수를 했다고.
“첫 화를 (채)정안 언니와 함께 봤다. 같이 촬영한 동료 배우와 이렇게 따로 시간을 내서 방송을 본 건 처음이어서 굉장히 기분이 이상했다. 촬영장에서 함께 했던 순간들이 머릿 속에 자동 재생되고 더 끈끈해지는 느낌도 들었다. 아무래도 촬영을 다 끝내놓고 쭉 방송을 보다 보니 홀가분한 마음으로 시청하게 됐다.”
방송 기간은 2개월 정도였지만 ‘월간 집’의 실제 촬영 기간은 약 8개월이었다. 꽤 오랜시간을 함께 했던 만큼 정소민은 영원과 ‘월간 집’에 정도 많이 들었다고 밝혔다. 출근해서 하루 반나절을 ‘월간 집’ 사무실에서 보내는 영원처럼 정소민에게 ‘월간 집’은 자연스럽게 일상에 스며든 공간이었다. 정소민은 드라마 촬영장 이상으로 따뜻하고 정감이 깃든 ‘월간 집’을 떠나보내면서 남다른 소회를 전했다.
“아직은 실감이 안 난다. 여태껏 촬영했던 작품 중 촬영 기간이 가장 길었고, ‘월간 집’ 처럼 회사생활이 많이 비춰졌던 작품이 처음이었다. ‘월간 집’ 사무실 세트장에서 가장 많은 촬영을 하다 보니 어느 순간 정말 잡지사에 출근하듯이 세트장으로 가는 저를 발견했다. 세트장에 가면 늘 같은 곳에 제 자리가 있고, 주위에는 좋은 동료들이 있었는데 그게 저에게 처음 경험하는 소속감을 안겨주었던 것 같다. 그만큼 동료들과 정도 많이 들었다. 여러모로 힘든 시기에 ‘월간 집’을 사랑해주시고, 아껴주신 시청자분들이 있다는 걸 알기 때문에 저 역시 마음이 따뜻해지고 정말 깊이 감사드린다.”
극 중 영원은 살던 집이 경매로 넘어가 월세 보증금까지 날리는 등 부동산에는 문외한이지만 일할 때는 누구보다 똑 부러지고 열정 넘치는 에디터다. 백수 생활 3개월 만에 재취업한 리빙 잡지사 ‘월간 집’에서 영원은 낯선 업무 환경에도 고군분투하며 성실한 직장인으로서 살아갔다. 어딘가 빈틈이 있어보이지만 에디터로서의 완벽한 모습들도 보여주며 영원의 두 가지 매력을 자연스럽게 소화해내기 위해 정소민은 고민이 많았다.
“영원이는 보통 때에는 정말 무른 친구지만, 일에 있어서만큼은 누구보다 열정적이다. 또 10년을 한 분야에서 꾸준하고 성실하게 일한 만큼 프로페셔널한 직장인이기도 하다. 그 차이에 집중해서 연기하려고 노력했고, 실제 주변 에디터분들께 궁금했던 것들도 많이 물어보며 영감을 얻었다.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영원이지만, 10년차 에디터로서 일할 때만큼은 빈틈없고 멋진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직업적인 부분과 관련해 자문을 많이 구했던 것 같다. 그리고 초반에 ‘월간집’ 식구들 사이에서 영원이만 어떤 뚜렷한 색깔이 없는 것 같아 고민을 했었는데, 어느 순간 개성이 강한 캐릭터들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게 영원이의 역할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 이 부분을 염두에 두고 영원이를 그려나갔던 것 같다.”
영원과 자성(김지석)의 애틋한 로맨스 케미스트리도 ‘월간 집’의 관전 포인트였다. 영원의 일에는 발벗고 나서며 그만의 키다리 아저씨가 돼준 자성의 직진 로맨스는 설렘을 자아냈다. 극이 거듭될수록 서로를 향한 마음이 커가는 영원과 자성의 현실적인 연애담을 보여준 정소민과 김지석은 로코 호흡도 극의 몰입도를 더했다. 앞서 KBS2 드라마스페셜 ‘나에게로 와서 별이 되었다’에 함께 출연한 바 있던 만큼 정소민은 김지석과 편하게 할 수 있었다고.
“(김)지석 오빠는 늘 자신보다 다른 사람들을 먼저 배려하는 게 몸에 익숙한 분 같다. 현장에서는 늘 어른스러워서 제가 많이 의지하며 촬영했다. 함께 하는 두 번째 작품인 만큼 서로 더 편안하게 작업할 수 있었다.”
김지석, 정소민을 비롯해 ‘월간 집’에는 정건주, 채정안, 김원해, 안창환 등 연기파 배우들이 ‘월간 집’ 식구들로 함께 했다. 직장 동료들이지만 가족 같은 친근한 분위기가 더 돋보였던 데에는 촬영 내내 유쾌했던 ‘월간 집’의 현장 분위기가 고스란히 담긴 덕분이다.
“오랜 촬영에 지칠 때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고 격려가 되어뒀다. 정말 가족 같은 분위기라 현장은 늘 즐거웠다. 특히 원해 선배님이랑 정안 언니가 촬영장 분위기 메이커이셨는데, 두 분이 함께 있을 때면 텐션도 곱절이 됐다. 두 분 다 유머와 센스가 넘치셔서 어떤 때에는 여기가 개그 배틀 현장인가 싶을 정도였다. 덕분에 저와 현장의 스탭, 배우 분들 모두 즐겁고 유쾌하게 촬영을 마칠 수 있었다.”
‘월간 집’에서 영원은 ‘집’ 때문에 울기도 하고, ‘집’ 때문에 웃기도 한다. 분명 내가 잘못한 일이 아닌데도 내가 잘못해서, 주의 깊지 못해서 벌어진 상황처럼 흘러가는 현실은 비단 영원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무거울 수도 있는 소재를 무겁지만은 않게 풀어낸 ‘월간 집’은 20, 30세대들의 현실적인 고민들을 나누며 공감과 위로를 선사했다. 실제로 영원과 비슷한 나이대로서 같은 고민을 갖고, 비슷한 감정을 느낀 정소민도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들로 영원의 짠내났던 모습을 언급했다.
“드라마 초반에 영원이가 경찰서 앞에서 나와 주저앉아 우는 장면이 공감됐다. ‘오랫동안 열심히 일하고, 또 열심히 살았는데 대체 나는 여태껏 뭘 한거지?’라는 복잡한 감정이 들었을 것 같다. 요즈음 제 또래나 그보다 어린 친구들이 대부분 겪고 있을 법한 감정이라 공감이 갔다. 그 때 영원이가 하는 말들이 마치 제 이야기 같기도 해서 연기를 하면서도, 방송으로 보면서도 마음이 찡했다. 사실 저에게는 모든 장면 하나하나가 다 인상깊고 소중하다.”
‘월간 집’에서는 ‘집’에 대한 다양한 의미가 전해졌다. 영원에게 집은 비로소 온전히 내 모습 그대로 있을 수 있는 소중한 공간이었다. 정소민에게도 ‘집’은 영원의 ‘집’과 다르지 않다. 더불어 정소민은 ‘월간 집’이 어떤 메시지를 담았다기보단 함께 공감하고 위로받을 수 있는 드라마라고 말했다.
“아늑함은 물론이고. 하루 동안 지친 몸과 마음을 충전할 수 있는 곳이다. ‘월간 집’은 거창한 메시지보다는 ‘봐. 다들 같은 고민을 하고 있어. 다들 비슷한 이유로 울다 웃다 해. 그러니 절대 혼자라고 생각말아’ 정도의 따뜻한 위로의 메시지다. 제게 ‘월간 집’은 편안함과 즐거움, 소중한 가족 같았던 동료들이 늘 있던 곳, 그리고 함께했던 작품이라 제목처럼 ‘집’의 의미로 남을 것 같다.”
드라마 ‘장난스런 KISS’, ‘스탠바이’, ‘마음의 소리’, ‘아버지가 이상해’, ‘이번 생은 처음이라’, ‘하늘에서 내리는 일억개의 별’, ‘영혼수선공’, 영화 ‘스물’, ‘아빠는 딸’, ‘기방도령’ 등 정소민은 쉼 없이 활동하며 다작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매 작품마다 연기 변신을 거듭하지만 정소민은 여전히 도전하고 장르가 많다.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한계없는 도전을 하고 싶다는 정소민이다.
“첫 번째로는 대본에 끌려야 한다. 제가 그 이야기 속에 푹 들어갈 수 있어야 아무래도 구현해 내는 데에 도움을 받는다. 사실 장르는 가리지 않고 더 새로운 장르에 다양하게 도전해보고 싶다. ‘더 성장하고 싶다. 더 발전하고 싶다’는 욕심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저를 딱히 정해놓은 목표는 없지만, 앞으로 더 다양한 도전을 해서 지금 현재에 머무르지 않고 한 발 더 성장하고 싶다.”
2021년인 4개월 남짓 남은 시점, 정소민은 소박한 일상을 보낼 예정이다. 잠시 에너지를 비축하며 또 다른 도전에 임할 정소민의 다음 행선지에 기대가 모아진다.
“일단 체력관리를 잘하고 싶다. 제발 제 몸이 마음을 잘 따라와 주었으면 좋겠다.(웃음) 하고 싶은 게 정말 많다. 그런 면에서는 건강한 체력이 필수다. 새로운 작품도 건강히 해내고 싶고 하루하루 커가는 조카와도 지치지 않고 놀고 싶다.(웃음)”
[셀럽미디어 김희서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블러썸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