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나의 봄' 윤박 "과분한 관심 감사, 좋은 자극제 됐다"[인터뷰]
입력 2021. 08.31. 10:00:00

윤박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1인 2역은 베테랑 배우에게도 쉽지 않은 도전이다. 한 배우가 온도차가 다른 캐릭터를 얼마나 잘 소화하느냐에 따라 작품의 성패가 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너는 나의 봄' 속 윤박의 도전은 빛났다. 매 작품마다 탁월한 캐릭터 소화력을 선보여온 윤박은 이번 기회를 통해 확실히 자신의 존재감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지난 24일 종영한 tvN 월화드라마 ‘너는 나의 봄’은 저마다 일곱 살 어린 시절의 상처를 가슴에 품은 채 살아가는 어른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최근 '너는 나의 봄' 종영을 기념해 진행된 셀럽미디어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윤박은 "좋은 동료분들과 스태프들과 6개월 동안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좋았다. 큰 사고 없이 마무리할 수 있음에 너무 감사하다. 그동안 우리 드라마 많이 애청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너는 나의 봄'에서 윤박은 부드럽고 상냥하지만 소시오패스 기질을 가진 채준, 흐릿한 어린 시절의 기억을 악몽으로 마주하며 숨겨진 상처를 짐작게 하는 체이스, 1인 2역을 완벽히 소화했다. 단순한 1인 2역이 아니라 다른 삶을 살아온 쌍둥이 역할이었던 만큼 밸런스를 잘 맞춰 차별화를 둬야 하는 것이 관건이었다.

윤박은 "쌍둥이지만 정말 다른 삶을 살았다. 채준은 애정 표현을 적극적으로 하는 친구이고, 체이스 같은 경우에는 체이스만의 목표를 가지고 등장하는 인물이다. 대본이 많이 나온 상태에서 들어간 게 아니라서 (채준 죽음 후) 체이스가 어떤 길로 가야 할지 잘 모르겠더라. 어느 쪽으로 가지가 뻗어가더라도 거기에 잘 맞춰서 흘러갈 수 있도록 여지를 두고 연기했다"라고 1인 2역을 소화하면서 고민했던 부분에 대해 털어놨다.

윤박이 그려낸 소시오패스 성향의 캐릭터는 시청자들에게 신선하게 다가왔다. 윤박의 대표작으로 불리는 JTBC '청춘시대', tvN '산후조리원' 속 인물과는 완전히 상반된 이미지였다. "이전에도 체이스처럼 어두운 캐릭터를 맡은 적이 있다. 그런데 다 특별출연이었다. 긴 호흡으로 연기를 했어야해서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좀 더 입체적으로 보여줄 수 있게 노력했다."



초반부터 윤박의 존재감을 강렬했다. 2화에서 채준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장면이 등장했기 때문. 윤박이 맡은 역할이 1인 2역이라는 설정이 알려지지 않은 상태라 파격 전개에 궁금증이 더 커졌다. 윤박 역시 충격 엔딩에 놀랐었다고 이야기했다.

"대본을 보자마자 '벌써 죽는다고?'라고 생각했다. 놀랐다. 촬영을 다 하고 나서 방송이 나갔을 때 충분히 충격으로 올 정도로 효과적으로 잘 나왔다는 생각이 들더라. 마음에 드는 신 중에 하나다. 처음 제가 대본을 봤을 때의 느낌이 났다. 촬영할 때 에피소드를 들려드리자면, 진짜 무서웠다. 안전장치는 다 되어 있었지만 촬영할 때 엄청 무서웠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제작발표회 때 체이스 이야기를 하지 못해서 답답했었다(웃음)."

'너는 나의 봄'에 출연하기로 결정했을 때 윤박이 기대했던 부분은 '새로운 이미지'였다. 그는 "정반대의 성격의 1인 2역을 잘 해냈을 때 주위에서 바라보는 시선들이 달라질 수 있을 것 같아서 도전해보고 싶었다. 욕심이 났다. 잘 해내고 싶더라. 그런 기대가 컸다"라고 했다.

결과적으로 윤박은 '너는 나의 봄'을 통해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극의 한축을 이끈 윤박을 향한 시청자들의 호평이 쏟아졌다.

윤박은 "'윤박이 이렇게 연기를 잘했어?', '잘생겼어?'라는 댓글이 있더라. 이렇게 댓글을 집중적으로 많이 받아 본 적은 처음이었던 것 같다. 정말 감사드린다. 특히 외형적인 부분에 대해 칭찬을 해주시니까 부끄럽기도 했다. 그래도 기분은 좋았다"라고 시청자들의 뜨거운 관심에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특히 윤박에게 새로운 얼굴을 봤다는 평에 대해선 "사실 저에게는 새로운 얼굴은 아니었다. 원래 알고 있었던 저의 모습 중 하나였다. 시청자들이 '윤박에게 저런 모습이 있었네?'라고 보여드릴 수 있어서 만족했다. 저에게 체이스 같은 표정이 있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낯가리는 성격이기도 하고, 어릴 때부터 무표정으로 있을 때 오해를 많이 받곤 했다"라고 말했다.

'윤박의 재발견'이라는 점에서 '너는 나의 봄'은 의미 있는 작품으로 남았지만, 시청률만 놓고 봤을 때는 아쉽게도 저조한 성과였다.

"시청률은 저희의 몫이 아닌 것 같다. 시청률도 시청률이지만 요즘은 이슈가 되냐 안되냐가 중요하지 않냐. 그런 측면에서 봤을 때 관심을 가져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감사했다. 요즘에는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서 드라마를 볼 수 있으니까. 그런 플랫폼을 통해 많은 분들이 우리 드라마를 보셨을 거라 생각이 든다. 시청자 분 마음 한편에 우리 드라마가 좋았었지라는 생각이 들었다면 그걸로 만족한다."



윤박에게 '너는 나의 봄'은 어떤 작품으로 남게 될까. 그는 "과분한 관심을 주셔서 앞으로 연기활동을 하는데 좋은 자극제가 될 것 같다. 좋은 원동력이 됐다. 더 전진해갈 수 있는 큰 힘을 준 작품이다"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올해로 데뷔 10년 차가 된 윤박은 "서툴렀던 시기가 많았고 길었다. 하지만 지금 조금 더 나아지고 있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될 거라 믿는다. 10년의 세월이 쌓여서 지금의 내가 됐다고 생각한다. 감사하고 소중했던 시간들이다"며 "앞으로의 10년이 더 중요할 것 같다. 서툼의 갭을 조금 줄여가도록 노력할 거다. 시청자들에게 편안함을 줄 수 있는 연기자가 되고 싶다"라고 지난날을 회상하며 희망찬 미래를 꿈꿨다.

쉬는 것보다 일하는 게 더 좋다는 '워커홀릭' 윤박은 '너는 나의 봄'을 마친 후 곧바로 JTBC 새 드라마 '기상청 사람들 : 사내연애 잔혹사 편' 촬영에 돌입했다.

"배우로서 장기적인 목표는 80살까지 연기를 하는 거다. 그렇게 하기 위해선 몸도 마음도 건강할 수 있도록 노력을 해야 할 것 같다. 그때까지 연기를 계속할 수 있으려면 누군가가 나를 불러줘야 하지 않냐. 지금에 안주하지 말고 조금씩 나아갈 수 있도록, 좀 더 진지하고 열정적으로 다가가겠다. 단기적인 목표는 '기상청 사람들' 촬영을 잘 끝내는 거다. '전작보다 조금 더 늘었네'라는 말을 듣고 싶다."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H&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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