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넬 "영화같은 스토리가 담긴 앨범…좋은 타이밍이라 생각" [인터뷰]
- 입력 2021. 09.02. 15:30:51
- [셀럽미디어 허지형 기자] 밴드 넬(NELL)이 영화 같은 이야기를 담은 앨범을 들고 돌아온다.
밴드 넬(NELL)
넬(김종완, 이재경, 이정훈, 정제원)은 2001년 1집 앨범 'Reflection of'를 발매하며 가요계에 데뷔했다. '기억을 걷는 시간', '멀어지다', '마음을 잃다', '스테이', '지구가 태양을 네 번' 등 수많은 명곡을 발표하며 명실상부한 밴드로 큰 사랑을 받았다.
이번 정규 8집 '모멘츠 인 비트윈(Moments in between)'에서는 '위로(危路)'와 '유희' 더블 타이틀곡을 비롯해 '파랑주의보', '크래시', '돈트 세이 유 러브 미(Don't say you love me)', '돈트 허리업(Don't hurry up)', '듀엣', '말해줘요', '정야', '소버'까지 총 10곡이 실렸다.
김종완은 "정규 앨범은 2년 만이다. 정규 앨범을 발매하다 보면 항상 비슷하다. 싱글이나 EP와는 다르게 하나의 큰 작품을 내놓는다는 부담감이 있다"면서 "항상 소중하고 의미 있지만, 이번 앨범은 2021년을 담은 큰 의미가 있다. 나중에 작업했던 음악들을 보면 그때를 회상하게 된다. 이번 앨범 역시 2년이라는 시간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고 했다.
특히 멤버들이 입을 모아 이야기한 이번 앨범의 중점을 둔 점은 '스토리'였다. 김종완은 "앨범을 처음부터 끝까지 쭉 들어보셨으면 좋겠다. 타임라인으로 형성돼 있기 때문에 곡을 띄엄띄엄 듣는 것보다 1번부터 10번까지 들었을 때 감동이나 재미가 클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어 이재경은 "나오는 이야기가 본인의 이야기라고 생각하면 더 이입이 잘 될 것"이라고, 이정훈은 "곡이 좋다는 반응도 좋겠지만, 앨범을 쭉 듣고 나서 '이번 앨범 스토리가 너무 좋다', '흐름이나 영상미가 느껴졌다' 등 앨범 전체에 대한 반응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또 타이틀곡 '유희'에 대한 설명도 잊지 않았다. 김종완은 "유희라는 곡은 작업할 때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두 가지였다. 일단 사운드 밸런스와 공연장에서 즐겁게 할 수 있는 곡이라는 점"이라며 "지난 1년 반 동안 공연을 할 수 없어서 그런지 더욱 공연을 생각하면서 만들게 됐다. 어쩌다 보니 타이틀 곡이라고 생각하는 곡들이 공연장에서 즐기는 곡들보다 듣기 좋은 음악들이 많았던 거 같은데 공연장에서 즐길 수 있는 곡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두 가지의 지향점을 갖고 작업했다"고 밝혔다.
더블 타이틀곡 '위로'는 6분 30초의 대곡이다. 김종완은 "'위로'라는 곳을 작업하면서 굉장히 만족도가 높았다. 넬이 앞으로 이런 방향으로 더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드리고 싶었다"며 "저희가 추구하는 방향을 잘 설명한 곡"이라고 이야기했다.
메인 테마에 대해선 "기존 앨범과는 조금 다르게 한 가지 주제, 영화처럼 하나의 스토리로 만든 앨범이다. 관계나 감정이 시작되는 부분부터 끝나는 과정까지 하나의 앨범으로 담았다"며 "예전부터 막연하게 영화 같은 앨범, 스토리가 있는 앨범을 만들고 싶었다. 이번 앨범을 통해 보여드리기 좋은 타이밍이라 생각했다"고 했다.
넬이 말하는 '타이밍'은 어떤 것을 의미할까. 김종완은 "타이밍이라는 게 자기가 의도한다고 해서 오는 것도 아니고 내가 하기 싫다고 해서 안 오는 것도 아닌 거 같다. 이번 앨범 작업 자체도 이번이 아니면 못할 거 같다거나 굉장히 오랜 시간이 지나야 할 수 있을 거 같다는 막연한 생각이 들었다. 타이밍은 이번 앨범과도 연관이 많다"고 덧붙였다.
타이틀 주제인 '모멘츠 인 비트윈(Moments in between)'은 관계의 시작과 끝을 담아낸 것으로 순간들을 표현했다. 부제 '비츠 앤드 피시스(Bits and pieces)'에 담긴 의미도 궁금하다.
김종완은 "과정 안에 있는 것들을 표현하기 위해 '비치 앤드 피시스'라고 부제를 정했다. 앨범 작업을 하면서 들었던 생각과 설정된 상황이 있었던 거 같다. 구체적인 상황을 설명하기 애매하지만,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은 관계나 감정 등 세상의 많은 일이 원하는 방식으로 오지는 않는다고 생각했다. 어떤 사람들은 서로를 필요로 하고, 좋은 시기에 만나서 좋은 결실을 맺기도 하지만, 타이밍이나 시기가 좋지 않아 슬픔을 초래하는 관계가 있기도 하다. 그러한 상황들이나 분명히 존재하고 일어난다고 염두에 두고 작업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인해 공연계에 위기가 찾아왔다. 넬 역시 세계투어에 제동이 걸렸다고. 이정훈은 "미국, 아시아 투어를 계획해 정리돼 가고 있던 시점이었다. 작년이 최고의 타이밍이라 생각했는데 모든 게 무산됐다"며 "다른 가수분들도 똑같이 아쉬운 마음일 거라 생각한다. 밴드가 가져가는 동력 중 하나가 음악을 발표하고 공연으로 호흡하는 것인데 거의 하지 못했다. 굉장히 목 말라 있다"며 "관객과의 호흡이 그립다. 하루빨리 시국이 좋아지고 개선이 돼서 활발한 공연 문화가 회복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어느덧 넬은 22년 차를 맞았다. 20대부터 40대까지 되기까지 넬의 음악은 어떤 변화를 겪었을까? 또 오랫동안 음악 활동을 하면서 음악에 대한 권태를 느낀 적이 없었는지 궁금하다.
이재경은 "20대는 날카롭고 직설적이었다. 30대는 해보고 싶었던 음악을 다양하게 시도해보고 예전에 해보지 못했던 것들을 하면서 원숙해졌던 시기였다. 40대에는 확고한 개념이 정리된 상태에서 지금 하고 싶은 음악을 정확히 하게 된 거 같다"고 했다. 김종완은 "쉽게 말하면 20대는 분노, 30대는 처연, 40대는 외로움·공허함"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이재경은 "가끔은 주변에서 힘들어서 포기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포기하고 싶거나 멤버들이 음악이 재미없다는 이야기를 한 것을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 이런 거에 대한 자부심이 있다"고 뿌듯해했다.
넬은 많은 관중이 우리를 궁금해하고 음악을 들어주는 것이 꿈이었다고 밝혔다. 넬은 "들어주고 이야기하는 게 꿈이었는데, 비교적 많이 다가간 거 같다. 계속해서 발전해 나가야 할 거 같다. 공감해 주실수록 거기서 얻는 뿌듯함이 좋은 자양분이 되는 거 같다. 이건 항상 꾸는 꿈"이라고 했다.
[셀럽미디어 허지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스페이스보헤미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