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P.' 구교환 "작품에 자연스레 녹아드는 배우 되고파" [인터뷰]
- 입력 2021. 09.07. 11:25:09
- [셀럽미디어 허지형 기자] "작품마다 날씨가 다르고 시기가 다르고 함께 이야기하는 상대가 다르다. 작품마다 달리한다. 달리한다는 것은 그 세계가 어떤 곳이 빨리 파악하고 그곳에 있었던 사람처럼 됐으면 좋겠다."
구교환
등장부터 남다른 존재감을 드러냈던 배우 구교환의 연기에 제대로 녹아들었다. 군 가혹행위 등으로 탈영병들을 잡는 소재로 다소 무겁게 느껴질 수 있었던 넷플릭스 드라마 'D.P.'에서 상병 한호열 역의 구교환이 극의 활기를 불어넣어줬다.
최근 영화 '모가디슈', 드라마 '킹덤: 아신전' 등 열일 행보로 '대세 배우'로 거듭났다. 특히 이전에 보였던 강렬한 역과 달리 'D.P.'에서 보여준 유쾌한 매력은 작품 흥행에 큰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구교환은 '대세 배우'라는 칭찬에 "많이 낯설고 신기하다. 더 잘할 수 있을 거라는 용기가 솟는다"고 웃었다.
그가 연기한 한호열은 원작인 웹툰 'D.P. 개의 날'에는 없는 캐릭터다. '저런 선임이 진짜 있을까'라는 익살스럽지만 속정 깊은 연기를 선보였다. 과거사가 드러나지 않은 호열 역을 맡아 고민이 많았을 터. 그래서인지 호열에 대한 애정이 느껴졌다.
"감독님이 주셨던 믿음과 확신이 호열로서 그 장면에 존재하면 된다고 생각했고, 시나리오 내용에 충실했던 거 같다. 우리 주변의 인물일 거라 생각하고 연기했다. 특별하게 접근하지 않았던 거 같다. 안준호, 호열의 모습을 주변에서 있는 사람이라 생각하면서 캐릭터에 접근했다. 원작에 없다는 캐릭터가 더 부담에서 벗어나게 해줬다. 어떻게 비춰질지 기대감과 궁금증이 있었다. 또 감독님이 오래 저를 지켜본 제 모습과 호열의 모습을 잘 퓨전시켜주신 거 같다. 제 나름대로 나선 연기이기도 했지만, 어떤 장면에서는 저와 가까운 연기를 선보였던 거 같다. 호열의 농담은 서로 감독님과 주고 받았던 유머에서 나온 거 같다"
이어 "전사를 굉장히 많이 만들어놓고, 신마다 한호열의 어떤 과거, 미래를 정해놓고 들어갔다. 호열이가 준호를 집에 초대했을 때는 굉장히 외로워 보였다. 이제 친구가 생긴 기분으로 마음을 받아들였다. 자신의 집에 누군가를 초대한다는 거는 굉장히 어려운 일이고, 용기를 내는 일인거 같았다. 그 장면이 따뜻하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한호열의 머리를 쓰다듬고 싶은 기분이었다"
무엇보다 'D.P.'에서는 조현철, 박정우 등 비슷하지만 각각 다른 상황에 처한 탈영병들의 이야기는 먹먹하게 했다. 이 가운데 실제로 '미필'이지만 부조리를 저지르는 병장 황장수 역의 신승호의 연기는 리얼함이 돋보였다.
"관객분들과 같은 마음으로 봤다. 먹먹했다. 그래서 호열이를 더 잘하고 싶었다. 신승호 배우와의 첫 대면은 호열이 내무반에 들어오면서다. 신승호 배우에게 그 에너지를 받아서 돌려주기만 하는 장면이다. 그 장면을 연기하면서 놀라웠다. 배우가 에너지를 주면 줄수록 서로 탁구를 하듯이 주고받는 장면을 만든다는 게 하면서도 우리 관계를 잘 소개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기를 너무 잘한다. 조현철 배우도 기억에 남는다"
또 구교환과 파트너 정해인의 호흡은 완벽했다. 극중 자신의 세상을 회피한 채 군 입대한 정해인이 유일한 버팀목이 돼준 듯 했다.
"테이크마다 짧은 집중력이 좋았다. 영화에서 사용되는 것은 A컷이지만 다른 테이크들을 보여드리고 싶을 정도로 정해인 배우와 호흡이 잘 맞았다. 현장에 가는 마음이 오늘은 어떤 재미있는 장면을 만들까 설렘이 컸다. 김성균, 정해인 배우와 짧은 시간에 친밀함을 발견했다는 게 놀라웠다. 당장 한 장면을 가지고 오시고 그 장면을 '셋이서 연기해봐라'라고 해도 어색하지 않게 만들수 있을거 같은 친밀함이 있다. 많은 영감과 배움을 줬던 배우들이다"
드라마가 공개된 후 연일 화제를 모으며 시즌2에 대한 이야기도 쏟아져 나오고 있다. 진급한 안준호의 모습과 또 다른 탈영병, 한호열의 전사 역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보통 작가와 한준희 감독에게 문의하세요.(웃음) 호열이의 많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 하나를 고르기 어렵다. 호열이 좀 더 행복하게 지냈으면 좋겠다. 시나리오 안에서 글을 옮기는 역할이라서 어떤 글이 오더라도 잘 옮기는 게 목적이다"
'D.P.'는 넷플릭스 국내 콘텐츠 1위를 기록한 데 이어 일본, 홍콩, 태국, 싱가포르 등에서도 상위권을 차지하며 해외에서도 주목하며 인기 몰이 중이다.
"특별한 게 아닌 주변에 있을 법한 일이라 그런 거 같다.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고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 저 역시도 할머니가 있고, 허치도의 이야기가 생각난다. 공개되기 전에 서로 자주 '디피'에 대한 이야기를 했었다. 공개된 후 '디피'의 이야기는 보시는 분들의 것이기 때문에 시청자들의 마음을 듣고 싶다"
다양한 작품에서 다양한 역할의 연기를 펼쳤던 구교환에게 'D.P.'는 어떤 작품으로 남게 될까. 연기에 대한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가장 오랜 시간 함께 했던 캐릭터다. 긴 러닝 타임동안 함께한 캐릭터였기 때문에 아무래도 더 많이 알게 되고 궁금해진 인물이다. 과거가 궁금해진 인물인 거 같다. 'D.P.'를 찍으면서 조금 더 현장이 친밀해졌다고 생각했다. 이전에도 친했지만 더 베스트 프렌드가 될 거 같다. 하지만 익숙해지려는 것은 피하려고 한다"
구교환은 현재 배우로서도 활동하고 있지만 영화 제작에도 참여하고 있다. 또한 앞서 5년 전 한 인터뷰를 통해 "내가 직업 배우가 된다면 어떤 형태가 돼야 하는지 고민 중"이라고 생각을 밝힌 바. 현재 '대세 배우'로 자리매긴한 그의 달라진 점은 무엇을까.
"항상 꿈꾸고 있고, 하고 싶은 일이지만, 마음이 움직이고 이 이야기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면 꼭 만들어보겠다.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 작품을 만드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서 좋은 이야기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현장에서 함께 있는 사람들이 더 많아졌다는 게 있고, 그때랑 차이는 없는 거 같다. 지금은 '직업배우가 될 수 있을까?'라는 단계에 있다. 작품마다 날씨가 다르고 시기가 다르고 함께 이야기하는 상대가 다르다. 작품마다 달리한다. 달리한다는 것은 그 세계가 어떤 곳이 빨리 파악하고 그곳에 있었던 사람처럼 됐으면 좋겠다"
[셀럽미디어 허지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넷플릭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