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스센스2' 정철민 PD "유재석→제시, 제작진과 심리 싸움 엄청 났다"[인터뷰③]
입력 2021. 10.06. 15:31:24

식스센스2 정철민 PD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정철민 PD가 '식스센스2' 제작 과정 비하인드 스토리를 밝혔다.

최근 정철민 PD는 셀럽미디어와의 서면인터뷰를 통해 tvN 예능 프로그램 '식스센스2'와 관련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지난달 24일 종영한 '식스센스2'는 유재석, 오나라, 전소민, 제시, 미주 그리고 이상엽 총 여섯 명의 멤버와 게스트가 이색적인 주제의 장소나 인물들을 찾아다니며 오감을 뛰어넘은 육감을 발휘해 진짜 속에서 가짜를 찾아내는 '육감 현혹 버라이어티'다.

'식스센스2'만의 관전 포인트는 상식을 넘어서는 이색 볼거리. 완벽한 현혹을 위해 방문한 장소는 65곳, 먹어 본 음식만 무려 106개이며, 진짜 같은 가짜를 만들기 위해 함께한 이들은 총 154명 정도다.

정 PD는 가장 기억에 남았던 장소로 시즌2의 가짜 돈마호크 집과 호텔과 협업해서 만든 분식집을 꼽았다. 그는 "시즌 2때는 화덕을 만들었던 가짜 돈마호크 집이 가장 변수가 많았던 집이었다. 도중에 태풍이 와서 화덕이 무너지기도 했고, 폭염이 이어져서 세트팀에서 정말 많은 고생을 했다. 여름 촬영이다 보니, 준비하는 모든 곳이 쉽지는 않았다. 시즌2의 1회 호텔과 조인해서 만들었던 가짜 분식 세트가 정말 공을 많이 들였다. 원래 거기가 늘 예약이 꽉 차 있는 연회장인데 코로나로 연회장 운영이 몇 달간 중단된 그 틈에 저희가 거기를 개조해서 들어가서 어떤 면에서는 운이 좋았던 시도다. 홍석천 씨가 가발을 쓰고 가짜 셰프로 나왔었는데, 멤버들이 정말 많이 놀랐었고 촬영 끝나고도 시즌2 더 기대된다면서 분위기가 좋았던 기억이 난다"라고 비하인드를 전했다.

'식스센스' 제작진이 만든 이색적인 음식들도 신선했다. 정 PD는 그중에서 '냉짜장'이 가장 만들기 까다로웠던 메뉴라고 이야기했다.

"'냉짜장'이 좀 힘들었다. 세상에 안 만들어진 메뉴는 다 이유가 있더라. '냉짜장 괜찮지 않을까?'라고 시도했다가 그 맛을 내기 위해서 대기업 메뉴 개발팀한테까지 부탁해서 같이 몇 주를 고생했다. 그런데 멤버들이 그거 출시하면 안되냐고 할 정도로 맛이 좋아서 뿌듯했다."

정 PD는 짧게는 1주, 길게는 2~3주 동안 '가짜'를 만들기 위해서 노력 해준 이들에 대한 감사 인사도 잊지 않았다. 그는 "처음에는 '가짜'로써 누군가를 속이는 게 재밌겠다고 흥미롭게 시작하시는데 점점 촬영일이 다가올수록 공사부터 시작해서 동선 정리까지 제작진들의 진심이 보이니까 엄청 부담을 느끼시고 열심히 노력하신다. 나이 먹고 이렇게 공부를 하게 될 줄은 몰랐다고 하시는 분도 계셨다. 그분들의 진심 어린 노력이 식스센스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154분 모두 진심으로 고생하셨고 너무 감사드린다"며 감사를 표했다.

매회 어마어마한 스케일을 자랑하는 만큼 시청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부분은 '제작비'다. '제작비가 정말 많이 들겠다'는 예상과 달리, '식스센스'는 정 PD의 전작인 '런닝맨'보다 제작비가 적게 든다고 알려져 있어 제작 과정에 대한 궁금증을 자극했다.

"회사 내부에 소속되어 있는 디자이너 님과 세트팀이 있어서 실제 일반적으로 진행되는 인테리어 비용보다 적게 들기도 한다. 공실을 찾은 다음, 새로 디자인한 시안을 그대로 넘기는 조건으로 건물을 싸게 빌리기도 하고, 어떤 경우에는 저희가 계약을 통해 공실 인테리어비를 건물주에게 받기도 한다. 가장 제작비가 많이 들었던 회차는 시즌1 마지막 회 롤러코스터 버거집이다. 가장 적게 든 회차는 가짜 점집 족상가였던 것 같다. 버거집은 실제로 그 레일을 제작하고 작동하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었다. 족상가편은 사실상 소품들만 다 빌려와서 채웠던 회차여서 제작비가 적게 들었다. 회당 제작비 기준이 있다. 저도 직장인이라 그 기준을 무시하면서 할 수는 없다. 기준치를 두고 어느 회차는 힘을 주고, 어느 회차는 힘을 빼는 식으로 해서 제작비도 기준을 맞추고 있다."



시즌2를 제작하면서 제작진이 가장 고민했던 부분은 더 성장한 추리력과 더 좋아진 촉을 어떻게 하면 현혹시키느냐는 거였다. 제시 같은 경우에는 8연속 정답을 맞추며 놀라운 촉을 보여줬다. 시즌1 때보다 훨씬 힘들었을 것 같다는 말에 정 PD는 "정말 힘들었다. 실제로 주변에 감 좋은 사람들 있지 않냐. 근데 그 사람을 열 번 넘게 속여야 되는 거니까. 한 번도 아니고. 심지어 100% 리얼로 진행하다 보니, 촬영 내내 제작진과 출연진과의 심리 싸움이 엄청났다. 속상했던 건, 실제로 제시가 엄청 헷갈려하면서 3번 정도는 진짜 찍었다. 근데 또 그 찍기마저 정답을 찍더라. 포기했다"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시즌1, 시즌2를 거쳐오면서 분명히 아쉬운 지점도 있다. 일각에서는 정 PD의 전작인 '런닝맨'과 비교하며 차별화된 포인트가 더 확실히 있었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런닝맨의 그림자가 느껴진다'는 반응에 대해 정 PD는 "아무래도 출연진(유재석, 전소민)도 2명이나 있고 제가 런닝맨 PD였다 보니 어느 정도 색이 묻어나는 건 어쩔 수가 없다. 엄밀히 말하면 '런닝맨스럽다'라기보다는 제 연출 스타일이 그런 것 같다. '런닝맨' 뿐만 '미추리'도 그렇고 '식스센스'도 그렇고, 추구하는 지향점이 같다 보니 그렇게 느끼실 수도 있을 것 같다. 포맷은 하나의 판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주요 포인트가 멤버들 간의 케미와 그 인물의 실제 가지고 있는 재미난 면에 집착을 많이 하는 편이다. 그 인물이 실제 갖고 있는 매력적인 부분들을 끄집어내서 시청자들에게 보여주고 싶다. 그래서 낯선 인물들을 섭외하기도 하고 캐스팅에 공을 들이는 편이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시즌2에서 두드러진 이상엽-제시의 러브라인에 대한 엇갈린 반응에 대해서도 "'러브라인'은 꼭 말씀드리고 싶었던 부분이다. 절대로 저는 출연자들에게 '러브라인'을 해줬으면 좋겠어라고 말해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런닝맨' 때도 그렇고 '식스센스' 때도 그렇고 연출자로서 어떤 역할을 연기해달라고 해 본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저는 케미 집착형 PD이고 괜찮은 사람들을 모으려고 노력한다. 그러다 보니, 리얼 버라이어티를 진행하면서 자기들끼리 묘한 관계도를 형성하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저는 그걸 굳이 편집하지 않고 내보내는 편이다. '아니, 그것도 리얼 상황인데, 이걸 왜 편집해야 하지?' 뭐 이런 마음이다. 좋은 사람들끼리 프로그램에 임하는 과정에서 생겨난 그것이 진짜 감정이든, 아니면 자기들끼리 찾아낸 하나의 재미요소든 저는 그것을 살릴 뿐이다"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정 PD는 "'식스센스'가 가지고 있는 특징은 뚜렷한 포맷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또 여성 멤버 구성이 확연히 많다는 멤버 구성적 특징도 가지고 있다. '런닝맨'처럼 무엇이든 할 수 있는 포맷보다는 조금 더 좁혀놓은 구조라고 생각한다. '진짜 가짜'라는 틀에서 무엇을 더 흥미롭게 찾아낼 수 있는지 고민할 생각"이라며 다음 시즌을 기대해달라고 당부했다.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tv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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