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th BIFF] ‘행복의 나라로’ 최민식X박해일, 두 남자의 묵직한 울림 [종합]
- 입력 2021. 10.06. 17:09:28
- [부산=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충무로를 대표하는 연기파 배우들의 빈틈없는 열연이다. 묵직한 울림과 함께 웰메이드 휴먼드라마 탄생을 알린 ‘행복의 나라로’가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의 포문을 열었다.
'행복의 나라로'
6일 오후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 전당 중극장에서는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행복의 나라로’(감독 임상수) 기자시사 및 기자회견이 개최됐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임상수 감독, 배우 최민식, 박해일, 조한철, 임성재, 이엘 등이 참석했다.
‘행복의 나라로’는 시간이 없는 탈옥수 203(최민식)과 돈이 없는 환자 남식(박해일)이 우연히 거액의 돈을 손에 넣고 인생의 화려한 엔딩을 꿈꾸며 특별한 동행을 하는 유쾌하면서도 서정적인 로드 무비다.
각본 및 연출을 맡은 임상수 감독은 “영화가 착한 면이 있다. 앞서 냉소적이고, 그런 영화를 만든다고 하셨지만 저는 선량하고 착한 사람이다”면서 “나이가 들면서 죽음에 대해 더 구체적으로 마주하고, 생각하게 되는 기회가 더 많아지는 것 같다. 가까운 분들 가시는 걸 보고 그런 느낌을 가지고 이 영화를 만들었다”라고 소개했다.
이어 “돈과 죽음에 대한 요소들이 전작과 연결되지만 엄연히 전작과 다른 종류의 영화였다. 어느 것이 더 낫다고 얘기할 수 있는 건 아니다”라며 “나이를 들어가며 부모님, 아주 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감당해야하고, 죽음은 자연스러운 것이지만 당사자 옆에 있는 사람들에겐 끔찍한 일이다. 이게 우리는 이 죽음을 구체적으로 생각하기 시작한 나이가 돼 죽음에 대해 다뤘다. 어떤 종류의 영화를 찍던 돈을 가지고 씨름을 해야 관객들도 재미를 느끼고, 와 닿는 소재인 것 같았다. 이번 영화에서는 돈의 행방을 놓고 뛰지만, 결국 돈은 누가 차지했는지 잘 모르는 상황이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영화는 대한민국 대표 연기파 배우 최민식, 박해일의 스크린 첫 만남으로 눈길을 끈다. 교도소 복역 중 인생 마지막 행복을 찾아 뜨거운 일탈을 감행하는 죄수번호 203을 연기한 최민식과 203의 특별한 여행에 얼떨결에 동참하게 된 남식 역을 맡은 박해일은 완벽한 케미와 연기 시너지를 선보인다.
최민식은 박해일과 호흡에 대해 “특별히 노력을 한 건 없다. 인연이 다른 작품을 통해 좋은 인상을 받은 기억이 있어 그런지 작품에서 처음 만났을 때 오래 전부터 같이 해 온 느낌을 받았다. 낯설지 않았다”라며 “둘 사이에는 술병이 많이 쌓였던 것 같다. 처음에는 제정신으로 이야기하다가 그 다음부터는 몽롱한 상태에서 서로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모를 정도로 주고받았다. 너무 익숙해서 신기했다”라고 전했다.
그는 “결과야 여러분들이 어떻게 보실지 모르겠지만 작업을 하는 과정은 아주 즐거웠다. 이렇게 오토바이를 잘 타는지 몰랐다. 겁도 나고 그랬는데 거의 오토바이 스턴트맨 수준으로 잘 타서 안전하게 잘 찍었던 기억이 난다”라고 촬영 당시를 회상했다.
박해일은 “최민식 선배님과는 언제 작품에서 볼 수 있을까 생각했던 게 15년이 넘었다. 이번 기회에 임상수 감독님과 최민식 선배님, 조한철 선배님 등 스태프들과 함께 한다는 자체가 영광이었다. 로드 무비 장르가 저에게는 낯설지만 언젠가 기회가 있으면 꼭 해보고 싶었다. 최민식 선배님과 함께하는 현장이라면 되게 행복할 거란 기억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또 “촬영 들어가기 전, 감독님, 최민식 선배님과 숙소를 구해놓고 시나리오를 가지고 치열하게 얘기를 했던 기억이 있다. 그때 작품 원형, 캐릭터에 대해 구축해놔 빠른 기차처럼 출발했다”면서 “특별히 어떤 기억 보다는 현장에서는 제일 먼저 분장하러 30분 일찍 오셔서 저 또한 빨리 오려고 노력했던 촬영이었다. 선배님의 호흡 하나하나에 최대한 리액션을 하고 싶었다. 이런 기회가 언제올까라는 마음으로 마지막까지 촬영에 임했다”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자신이 맡은 캐릭터에 대해선 “초반에 나오는데 돈이 절실한 인물이다. 203과 함께하면서 얻게 되는 것은 영화가 끝나고 나서 본 저도 ‘…’이었다”라며 “대본 책을 받고 남식은 제 필모를 포함해서 사랑스럽고, 껴안아주고 싶은 캐릭터였다. 환경과 그가 버텨낸 과거를 포함해 굉장히 힘들지만 꿋꿋하게 수단을 가리지 않고 살아가는 모습에 숙연해졌다. 사랑스러운 친구이기 때문에 작품이 끝나면 남식이 과연 어떻게 생활을 할까 궁금증을 관객들과 공유하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최민식, 박해일 외에도 ‘바람난 가족’ ‘하녀’ ‘돈의 맛’ 등 임상수 감독의 작품에 꾸준히 출연하며 남다른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윤여정이 평창동 윤여사로, 다채로운 매력으로 연기 스펙트럼을 자랑하는 이엘이 윤여사의 딸 김변 역을 맡아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두 사람의 설정에 대해 임상수 감독은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을 하는 입장에서 균형을 맞춰야겠다고 생각했다. 윤여정과 이엘 씨가 맡은 역할은 조직에 높은 사람으로 익숙하다. 경찰 서장, 203과 옥상에서 마주하는 순경을 여자 캐릭터로 쓰면서 분위기를 달리가고 싶었다”면서 “투 맨 두 배우만큼 중요한 건 203의 딸, 203이 죽기 전 딸과 나누는 교감, 나이 어린 딸이 나이 많은 203에게 배우는 게 아니라 어쩌면 마음 씀씀이가 클 수 있다는 걸 투 맨 무비 장르에서 균형을 맞추고자 노력을 했다”라고 전했다.
이엘은 “이 영화를 선택하게 된 건 분량, 캐릭터를 떠나서 임상수 감독님, 박해일 선배님, 최민식 선배님, 윤여정 선생님까지 모든 배우들과 한 자리에 만날 수 있는 작품을 언제 해볼 수 있나 싶었다. 저는 참 운이 좋다고 생각했다. 이 작품에 참여한 순간부터. 한 번 쯤 작품에서 만나 뵙고 싶었던 분들이고, 임상수 감독님의 큰 팬이라 언젠간 한 번은 해보고 싶었다”라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행복의 나라로’는 지난해 제73회 칸 국제영화제 공식 초청작으로 이름을 올린데 이어 올해 제41회 하와이국제영화제 ‘Spotlight on Korea’(한국영화) 부문에 초청되는 등 해외 유수 국제영화제에 진출했다.
한편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는 6일부터 15일까지 열흘간 영화의 전당을 비롯해 센텀시티, 남포동 일대에서 열린다.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김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