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의생2' 문태유 "큰 기회 감사, 아직 꿈꾸고 있는 것 같아"[인터뷰]
입력 2021. 10.07. 07:00:00

문태유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저에겐 너무 감사한 기회죠. 아직 꿈꾸고 있는 것 같아요."

배우 문태유에게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리즈는 두 번째로 찾아온 배우 인생의 터닝 포인트다. 간절히 바라 왔던 기회를 잡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 그다.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리즈는 누군가는 태어나고 누군가는 삶을 끝내는 인생의 축소판이라 불리는 병원에서 평범한 듯 특별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과 눈빛만 봐도 알 수 있는 20년 지기 친구들의 케미 스토리를 담은 드라마. 문태유는 채송화(전미도)의 후배이자 신경외과 펠로우 용석민 역으로 출연,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오디션을 통해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리즈에 합류하게 된 문태유는 "'슬기로운 의사생활' 연출부 중 한 분이 저를 추천했다고 하더라. 신원호 감독님이 추천을 받고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 공연을 보려 오셨다. 그 후 2~3번의 미팅을 통해 이번 작품에 합류하게 됐다. 오디션을 보는 텀이 길긴 했다. 반년 정도를 계속 기다리다 최종적으로 합류하게 됐다"라고 캐스팅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 최종 합격 통보를 받은 날, 문태유는 가장 먼저 가족에게 기쁜 소식을 전했다. "할머니에게 가장 먼저 캐스팅 소식을 전했다. 'TV에 나올 것 같다'라고 말하니까 너무 좋아하시더라. 이번 작품을 다 보셨는데 '연기 잘한다'라고 처음으로 칭찬도 해주셨다. 할머니에게 칭찬을 받으니까 그 어떤 칭찬보다 좋더라. 정말 감동적이었다."

평소 존경하던 신원호 감독, 이우정 작가에게 부름을 받은 문태유는 "함께 하자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엄청 기뻤다. 그런데 바로 '잘해야 하는데'라는 고민이 더 커지더라. 잘하고 싶었다. 큰 기회라는 걸 알고 있었다. 최종 합류한다는 게 결정됐을 때 부담감이 사실 부담감이 컸다"라고 털어놨다.

특히 신원호 감독과의 작업은 문태유에게 꿈에 그리던 순간이었다. "신원호 감독님이 워낙 공연, 뮤지컬 쪽에서 활동하는 배우들을 많이 캐스팅하시지 않냐. 공연이 잘 풀리지 않을 때 신원호 감독님의 '응답하라' 시리즈를 보면서 힘을 얻었다. '언젠가 이 감독님과 한 작품을 할 수 있을까?' 신세한탄을 하는 날도 있었다. 저에게도 그런 날이 와서 정말 신기했고 감사했다."

문태유는 신원호 감독에 대해 "감독님은 직접 편집까지 다 하신다. 촬영을 마치고 난 후 방송을 보면 놀랄 때가 많았다. 방송을 보면 더 믿음이 생기더라. 현장에서도 너무 좋았다. 굉장히 유쾌하시고 위트 있는 분이다. 정도 엄청 많으시다"며 칭찬을 쏟아냈다.



문태유가 연기한 용석민은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2에서 치프 레지던트에서 펠로우로 성장하는 인물. 시즌1에 이어 시즌2에서는 허선빈(하윤경)과의 러브라인도 더욱 두드러졌다.

"작가님, 감독님께서 '작은 역할이라서 미안하다'라는 말씀을 하셨었다. 큰 기대보다는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너무 좋았다. 감사하게도 다양한 면을 보여줄 수 있게 해 주셨다. 피곤한 모습, 사랑하는 모습, 성장하는 모습까지. 시즌1, 2를 통해서 용석민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서 기뻤다."

시즌1과는 어떤 차이점을 두고 연기했느냐고 묻자 문태유는 시즌2에서는 직업적인 디테일보다는 '인간 용석민'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고 했다.

"처음 용석민 캐릭터를 만들 때는 다큐멘터리를 많이 봤다. 시즌1에서는 잠과 싸우는 용석민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 떡진 헤어스타일에도 신경 썼고 다크서클을 표현하기 위해서 눈 쪽 메이크업에도 신경 썼다. 시즌2에서는 의사라기보다는 '인간 용석민'이 많이 보여야 했다. 용석민의 성장, 그리고 허선빈과의 관계에 중점을 두고 연기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 속 '성장캐' 용석민처럼 배우 문태유도 함께 성장했다. 그는 "그동안 에피소드 주인공이나 짧은 호흡으로 참여한 작품이 많았다.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1, 2를 통해서 긴 호흡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했다. 카메라 앞에서 긴 호흡으로 연기를 하는 방법, 완급 조절을 할 수 있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용석민과 허선빈은 율제병원의 공식 1호 커플. 러브라인이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는 문태유는 "시즌1이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미리 말씀을 안 해주시더라. 나중에 알고 나서 다시 앞 상황들을 보니까 여러 장면들 속에서 용석민이 허선빈을 좋아한다는 걸 알 수 있는 디테일들이 있더라. 몰랐기 때문에 좀 더 담백하게 용석민과 허선빈의 관계가 잘 풀어진 게 아닐까 싶다"라고 이야기했다.

커플로 호흡한 하윤경에 대해서는 "되게 털털한 친구다. 촬영하면서도 엄청 편했다. 좋은 파트너를 만난 덕분에 두 사람의 러브라인이 억지스럽거나 사족처럼 안 느껴질 수 있었던 것 같다. 귀여운 포인트가 돼서 시청자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었다. 너무 고맙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뮤지컬 '스위니 토드'에 이어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리즈를 통해 재회한 채송화 역의 전미도와의 케미는 말이 필요 없을 만큼 더더욱 끈끈해 보였다.

"채송화 역이 전미도 누나라고 했을 때 너무 믿음이 갔다. 시즌1부터 워낙 잘했고, 시즌2에서는 진짜 진짜 채송화가 됐더라. 현장에서 용석민으로도 의지를 했지만 후배 배우 문태유로서도 의지를 많이 했다. 너무 멋있는 선배다. 미도 누나가 잘 돼서 저 역시 기쁘다."



문태유는 알고 보면 올해로 데뷔 14년 차인 베테랑 배우다. 2007년 뮤지컬 '신사숙녀 여러분'으로 데뷔한 그는 '드라큘라', '스위니 토드', '팬레터', '어쩌면 해피엔딩', '벙커 트릴로지' 등의 작품으로 무대에 꾸준히 올랐다. 2018년부터는 드라마 데뷔작인 SBS '친애하는 판사님께'를 시작으로 SBS '닥터 탐정', tvN '자백' 등에 출연하며 안방극장에서도 얼굴을 내비쳤다.

"이제는 방송 관계자 분들이 '슬기로운 의사생활'에 용석민으로 나온 배우라는 정도는 알아주시는 것 같다. 그것 자체만으로도 너무 대단한 일 아닌가 싶다. 너무 만족스럽다. 감사하게도 직접 어떤 역할을 정해서 제안을 해주시기도 한다. 저에게는 말도 안 되는 변화다. 정말 감사하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에 대해 '두 번째 터닝포인트'라고 밝힌 문태유는 "공연 쪽에서는 '드라큘라'가 저의 터닝포인트가 된 작품이었다. 방송 쪽에서는 '슬기로운 의사생활'이다. 터닝포인트라고 짚을 수 있는 작품이 2개나 있다는 게 큰 행운 아니냐. 그런 행운이 두 번이나 왔다는 것에 감사하다. 저는 운이 좋은 배우다. 지금까지 배우 생활을 돌이켜보면 많이 조급해했고 불안해했다. '왜 나를 알아주지 않을까' 원망도 했다. 스스로에게 채찍질을 많이 했다. 관대하지 못했다. 긍정적인 에너지보다는 부정적인 에너지로 그 시간들을 버텼고, 지금까지 끌고 왔다. 앞으로의 연기 인생은 달랐으면 좋겠다. 일은 더 치열하게 하겠지만 배우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으로서, 인간 문태유으로서도 멀리 보고 여유를 가지고 일을 하고 싶다"라고 바람을 전했다.

문태유의 차기작은 JTBC '날아올라라 나비'와 '기상청 사람들: 사내연애 잔혹사 편'이다. '날아올라라 나비'는 촬영을 모두 마친 상태. 문태유는 현재 '기상청 사람들' 촬영에 집중하고 있다.

"아직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지, 어떤 배우로 남았으면 좋겠는지 모르겠다. 예전에는 다양한 역할을 잘 소화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자꾸 다른 모습을 보여주려고 애써야 하는 시기는 아닌 것 같다. 대중이 저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어떤 느낌을 주는 배우라고 생각하시는지 알고 싶다. 아직 '용석민'이라는 캐릭터를 통해서 저를 아신 분들이 많다. '날아올라라 나비', '기상청 사람들'을 통해 저라는 배우를 또 보여주고 싶다. 두 작품을 대중에게 보여드린 후 저 역시 어떤 배우가 되고 싶다는 게 명확해질 것 같다."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김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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