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의생2' 정문성 "99즈=친한 친구들, 서로 믿고 의지 많이해"[인터뷰]
입력 2021. 10.08. 07:00:00

정문성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99즈를 비롯해서 많은 배우들과 이미 아는 친한 친구들이었어요. 무대에서, 다른 작품에서 만났던 배우들이었죠. 환자 역으로 나오신 분들 중에서도 대학로에서 만난 친구들도 많았어요. 그래서 누굴 만나든 불편하지 않았어요. 굉장히 편했습니다. 그들도 마찬가지겠죠?(웃음). 서로가 서로를 믿고 의지를 많이 했어요."

'슬기로운 의사생활' 촬영장은 배우 정문성에게 그 어떤 현장보다 편안한 곳이었다. 정문성은 '찐친'들과 '케미 포텐'을 터트렸고, 매회 분량 이상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지난달 16일 인기리에 종영한 tvN 목요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2'(극본 이우정, 연출 신원호)는 누군가는 태어나고 누군가는 삶을 끝내는, 인생의 축소판이라 불리는 병원에서 평범한 듯 특별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과 눈빛만 봐도 알 수 있는 20년 지기 친구들의 케미 스토리를 담은 드라마다.

정문성은 흉부외과 늦깎이 레지던트 '도재학'으로 분해 극의 활력을 불어넣는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정문성은 "현장이 재밌고 정말 따뜻했다. 좋아하는 현장이었다. 그래서 더 많이 아쉽다. 아쉽고 서운한 감정들만 생각하지 않으려고 한다. 그 시간 동안 행복하고 재밌게 작업을 할 수 있었다는 것에 감사하다. 그 순간을 기억하고, 그 힘으로 더 일을 계속할 수 있을 것 같다. 정말 감사한 시간들이었다"라고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1, 시즌2를 마친 소감을 밝혔다.

정문성이 연기한 도재학은 환자의 말에 귀를 기울일 줄 알고 정도 많고 따뜻한 의사다. 율제 병원에서 모든 인물들과 두루 잘 지내는 '인싸'이기도 하다.

정문성은 도재학을 연기할 때 가장 신경 쓴 부분에 대해 "도재학은 굉장히 인간적인 사람이다. 주변에 있을 법한 인물이다. 작가님이 써주신 따뜻한 이야기 안에서 인간적인 도재학을 최대한 보여드리려고 노력했다. 참고한 캐릭터나 작품은 없다. 그 대신 대본을 보는 시간을 많이 투자했다. 조각조각들을 표현하다 보면 작가님이 생각하시는 큰 그림이 그려지지 않을까 생각했다. 또, 감독님이 그 퍼즐을 잘 맞춰주실 거라고 믿었다"라고 설명했다.

도재학과의 싱크로율에 대해선 "실제 저와 비슷하다. 편안하게 연기를 하는 게 중요했기 때문에 도재학의 몸짓, 눈빛 같은 건 더 노력해서 만든 모습은 아니다. 굉장히 많은 부분이 닮아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재학이처럼 다른 사람을 배려한다거나 그렇진 않다. 굉장히 긍정적인 친구인데, 저는 그렇지 못한 것 같다. 재학이 같은 경우에는 혼이 나도 웃으면서 받아들이지 않냐. 실제로 저는 그렇게 못한다. 잘 행하지 못한 것에 대해 굉장히 스트레스를 받고 고민을 엄청 하는 편이다. 나를 힘들게 한다"라고 이야기했다.



정문성은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전공 교수 김준완 역의 정경호와 매력적인 브로맨스 케미로 인기를 끌었다. 도재학은 김준완의 구박에도 능청스러움과 해맑음으로 받아치는가 하면, 곁에서 그를 알뜰살뜰 챙기는 모습으로 티격태격 케미를 유쾌하게 그려냈다. 정문성은 '도재학에게 김준완이란?'이라는 질문에 "없으면 안 되는 존재다. 두 사람은 성향이 완전 반대다. 김준완은 도재학에게 반드시 필요한 사람이었다. 스승이고, 은인이다"라고 답했다.

도재학에게 김준완이 없어선 안 되는 존재인 것처럼 정문성에게도 동료 배우인 정경호는 특별한 존재다. 그는 "(정) 경호는 진짜 좋은 동생, 귀여운 동생이다. 나를 너무 사랑해주는 게 느껴진다. 그리고 나를 자랑스러워하는 친구다. 항상 고맙다. 너무 멋있는 친구다. 고민하는 게 있으면 작은 거라도 늘 도와주려고 한다. 작은 거에도 하나하나 신경 써주는 다정한 동생이다"라고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연출한 신원호 감독과는 tvN '슬기로운 감빵생활'부터 이어 온 인연이다. 정문성은 "'감빵생활' 촬영할 때는 감독님을 이해하지 못했다. 감독님도 저를 이해하지 못했다. 대화를 거의 나누지 못했다. 중간에 합류하기도 했고. 역할 특성상 진지하게 임해야 하는 상황들이 많았다. 감독님도 낯을 가리고, 저도 낯을 가리는 성격이라 더 그랬는 것 같다(웃음). 알고 보니 감독님이 정말 웃긴 사람이고 재밌는 사람이더라. 감독님도 그러셨을 거다. 내가 웃긴 사람이라는 걸 몰랐을 거다. 이제는 제가 웃긴 사람이라고 생각하실 거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정문성은 "감독님은 필요한 걸 머릿속에 완벽하게 그려놓은 상태에서 현장이 오신다. 딱 그것만 찍으신다. 그리고 직접 편집까지 하신다. 잠을 거의 못 주무시고 몇 달을 그렇게 지내시는 거다. 방송에서 완성본을 보면 깜짝 놀란다. '저렇게까지 연기하진 않았는데'라고 배우들이 다 그런다. 배우들의 연기를 그 이상으로 만들어서 보여주시는 분"이라며 신원호 감독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시즌3 제작에 대한 바람도 전했다. 정문성은 "배우들도 시즌3 제작에 관심이 많다. 다들 티를 안내서 그렇지 많이 아쉬워하고 있다. 감독님에게 '도재학이 병원장 될 때까지 해야 하는 거 아니냐'라고 말하기도 했다. 감독님이 '그럼 시즌 20까지 가야 하는 거 아니냐'며 농담을 하시더라(웃음). 다만, 의학물이기 때문에 준비 기간이 좀 더 오래 걸리고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다들 (다음 시즌이) '앞으로 절대 없다', '무조건 있다'라고 이야기하지 않았다. 다 똑같다. 돌아온다면 다들 돌아올 거다"라고 말했다.



2007년 뮤지컬 '지하철 1호선'으로 데뷔한 정문성은 올해로 데뷔 15년 차가 됐다. 그는 뮤지컬 무대는 물론 드라마, 영화 등 다방면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쳐왔다.

쉼 없이 달려온 정문성은 "15년 차 배우가 됐다는 체감이 사실 없다. 대학로에서 연기를 시작하고 지금까지 딱히 쉬어본 적이 없다. 일부러 '쉬면 안 돼'라고 마음을 먹고 그랬던 건 아니다. 어떤 시기에 좋은 작품, 좋은 캐릭터를 계속 만났다. 그 안에서 공부하고 조금씩 지금의 나를 만들어왔다. 배우로서 15년 동안 일을 할 수 있었다는 게 행복한 일 아니냐. 배우가 가장 원하는 건 연기를 할 수 있는 거다. 어딘가에 정말 필요로 인해서 쓰이는 건데, 15년 동안 했다는 것 자체가 너무 다행스럽고 감사하다"라고 지난날을 되돌아봤다.

정문성은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2' 이후에도 '열일' 중이다. 최근 방영을 시작한 MBC 금토드라마 '검은 태양'에서는 전작과는 180도 다른 캐릭터를 맡아 열연 중이다.

"'이런 배우가 되고 싶다'라고 생각은 많이 했다. 그때그때 내가 되고 싶은 배우의 느낌이 다 달랐었다. 최근에 제 모습이 담긴 유튜브 영상에 달린 댓글 하나 봤는데, '이 사람이 그 사람이라고?'라는 댓글이 하나 있더라. 그 이야기를 듣는 데 짜릿하더라. 배우에게 굉장한 칭찬인 것 같다. 앞으로도 나를 어떤 테두리 안에 가두지 않으려고 노력할 거다. 어떤 역할을 맡아도 거기에 맞는 연기를 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보시는 분들에게도 그런 마음이 닿으면 좋겠다. 나를 속이지 않는 진실된 연기를 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블러썸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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