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해 1927’, 영원한 오빠→아버지 송해의 ‘95년史’ [종합]
- 입력 2021. 11.09. 16:56:36
-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전 국민이 사랑하는 그 이름 ‘송해’. 영화 ‘송해 1927’이 방송인, MC, 연예인 송해의 모습뿐만 아니라 ‘인간 송해’의 면면을 담아내며 잔잔한 감동을 전하고자 한다. 동시에 이 시대를 살아가는 자식과 부모들의 관계를 조명하며 공감을 이끌어낼 예정이다.
'송해 1927'
9일 오후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는 영화 ‘송해 1927’(감독 윤재호) 언론배급시사회가 개최됐다. 이날 시사회 후 간담회에는 윤재호 감독, 송해가 참석했다.
송해는 “사람이 이 세상에 태어나서 대사를 치르는 게 결혼이지 않나. 태어난 자식들의 의중을 파악해야하는데 그걸 못했다. ‘제가 그 아이의 아버지 노릇을 했나’라는 두드림이 제 뒷머리를 때렸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제가 경험이 없기 때문에 완성된 영화가 어떨까 하면서 심사숙고하며 봤다. 어느 순간, 저도 모르게 한 없이 눈물이 나오더라”면서 “젊은 스태프들이 제 영화 한 편에 관심을 가지는 것에 무한 감사를 느낀다. 처음부터 끝까지 어떤 장면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게 봤다. 여러분들을 모시기가 부끄럽고 미안하기 짝이 없었으나 윤재호 감독님과 시선을 맞추며 열심히 했다”라고 스크린 첫 데뷔 소감을 밝혔다.
‘송해 1927’은 ‘마담 B’ ‘뷰티풀 데이즈’ ‘파이터’ 등 다큐멘터리와 극영화를 오가며 인물을 바라보는 깊이 있는 시선으로 대중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윤재호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윤재호 감독은 “이 영화를 제작하신 대표님께서 송해 선생님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만들어보고 싶은데 함께하지 않겠냐고 제안해오셨다. 저도 새로운 다큐를 찾던 중 송해 선생님의 다큐를 만들자는 제안을 받았을 때 한 치의 망설임 없이 했다”면서 “어릴 때 일요일 마다 ‘전국노래자랑’을 봐왔고, 분단 이전 태어나신, 100년 가까이 살아계신 역사적인 인물이라 저에게는 큰 가치이자 영광이었다. 그렇게 송해 선생님과 인연이 닿았다”라고 영화를 제작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송해는 자신의 인생 뒷이야기를 담은 영화를 제작한다고 들었을 때 “‘전 못합니다’라고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무대연기와 공연에 집중되어 있고, 방송에서 여러분과 만나기 때문에 처음부터 자신이 없어 마다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송해는 “저를 바라보는 감독님의 시선이 뭔가 이룰 것 같았다. 제작하시는 분을 보니 꼭 해야 하는 사정이 있다고 하더라. 제작자의 아버님께서 저의 열렬한 팬이라고 하셨다. 아들이 영화를 만드니까 송해 영화를 만드는 게 어떠냐고 하셨다더라. 그래서 제가 해보겠다고 했다. 4개월을 끌다가 결심했다”라고 출연을 결심한 이유를 밝혔다.
영화는 약 33년간 KBS1 ‘전국노래자랑’에서 MC로 활약하며 국민들의 희로애락을 함께 해온 송해의 95년 인생을 담는다. 윤재호 감독은 “송해 선생님은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에서 중요한 아버지 역할이기도 하시고, 저도 아버지가 되어 보니 송해 선생님에 대한 삶을 바라보며 가치, 교훈 등 여러 가지를 깨닫게 됐다. 가족에 대한 가치, 이 영화를 보는 많은 분들이 아버지에 대한 어떤 이야기, 아들에 대한 이야기, 자식과 부모에 대한 이야기에 대해 질문을 던질 수 있는 따뜻한 영화가 되길 바란다”라고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언급했다.
‘송해 1927’은 화려한 무대 뒤 감춰진 송해의 라이프 스토리는 물론, 30년 만에 그에게 도착한 특별한 선물의 정체까지 더해져 스타이기 이전에 누군가의 아버지이자 또 남편이었던 그의 진솔한 이야기를 선보인다. 윤재호 감독은 “제작진과 함께 취재를 해가면서 송해 선생님의 따님과 인연이 됐다. 많은 이야기를 해주셨다. 인터뷰를 통해 굉장히 많은 이야기를 들으면서 심장이 두근거렸다. 마치 이 영화의 심장 같은, 따뜻한 마음이 어딘가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면서 “신비로운 만남은 세상을 떠난 인물이 마치 우리에게 귓속말을 하고 싶었던, 바람이 있었던 게 아닐까 싶었다. 신비로운 경험이었고, 우연이기도 했다. 그 우연이 필연으로 변하지 않았을까. 그 분의 목소리를 우리가 들어야만 하는, 들리게끔 하지 않았을까 하는 운명 같은 느낌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영화를 촬영하며 아들의 자작곡을 처음 듣게 된 송해는 “사람이 이 세상에 태어나서 대사를 치르는 게 결혼이지 않나. 태어난 자식들의 의중을 파악해야하는데 그걸 못했다. ‘제가 그 아이의 아버지 노릇을 했나’라는 두드림이 제 뒷머리를 때렸다”라며 “하고자 그려놓은 마음이 1집에서 4집까지 해놓은 걸 몰랐다. 자기가 노랫말을 쓰고, 노래를 하고, 행하면서 하고자 했는데 파악하지 못하고 들어주지 못했다. 답답했던 부자지간의 관계였지 않나”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세대의 변화가 너무 빠르게 오기에 주고받을 사이가 없어 아이를 파악하지 못했다. 저에게 자료를 가져와 ‘이렇게 하고 있다’고 한 마디라도 얘기하지 싶더라. 그 목소리는 아버지 몰래 해서 그런지 마냥 떨리는 음성이었다. 전해주는 가사가 파악하면 파악할수록 그 아이의 마음이 약해져가는 걸 짐작하지 못했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라며 “(아들이) 한남대교에서 교통사고를 당했다. 그 후 저는 한남대교를 올라가지 못했다. 일부러 돌아가고, 자식의 아빠로서 죄인이 됐다는 걸 느껴서 몹시 마음이 아팠다. 가족의 행복이라는 게 무엇이냐. 부모는 자식이 살아가며 잘 파악해 믿어야하는 의무가 있고, 자식은 자기가 하고자하는 호소를 해서 소통이 됐으면 했다. 솔직하게 아버지로서 역할을 못했다고 고백하는 것이다”라고 밝히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윤재호 감독은 해당 장면을 가장 신경 썼다며 “그 장면을 위해 많은 분들이 고생하셨다. 그 장면에서 송해 선생님도 눈물을 많이 흘렸지만 저희도 많이 눈물을 흘렸다. 신경을 많이 쓰고, 조심스럽기도 했다. 여러모로 어려웠고, 많은 감정들이 오갔던 신이었던 것 같다”라고 전했다.
송해의 입담은 이날 현장에서도 빛났다. ‘단일 프로그램 최장수 MC’ ‘살아있는 전설’ ‘일요일의 남자’ ‘영원한 오빠’ 등 수식어를 얻으며 시대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은 송해. 가장 마음에 드는 별명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송해는 “‘영원한 오빠’가 제일 좋다. 제가 받아들이기에도 편안하다. ‘전국노래자랑’에 나왔던 최연소가 3세이고, 최고령이 150세였다. 한 세대를 훌쩍 넘는 우리의 이야기를 한 게 ‘전국노래자랑’이다. 그래서 저는 ‘영원한 오빠’가 제일 좋다”라고 솔직하게 답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송해 1927’은 한 평생 전 국민과 희로애락을 함께 한 최고령 현역 연예인 송해의 무대 아래 숨겨진 라이프 비하인드 스토리를 담은 영화다. 오는 18일 개봉.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스튜디오 디에이치엘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