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우림에게 후회없는 앨범이란 [인터뷰]
입력 2021. 11.27. 07:00:00

자우림

[셀럽미디어 김희서 기자] 밴드 자우림(이선규, 김윤아, 김진만)이 또 다른 결의 음악을 선보였다.

자우림이 지난 2018년 발매한 정규 10집 이후 3년 5개월 만에 11번째 정규앨범 ‘영원한 사랑’을 발매했다.

이번 앨범은 타이틀곡 ‘스테이 위드 미(STAY WITH ME)’를 필두로 12곡이 하나의 서사로 완성돼 자우림만의 매력을 극대화했다. 1번 트랙 ‘페이드 어웨이(FADE AWAY)’부터 마지막 트랙 ‘죽음이 우리를 갈라놓을 때까지’에 이르러 삶과 죽음, 희망과 불안 등 사랑하며 살며 느낄 수 있는 다양한 감정을 유려한 선율로 담아냈다.

▶당초 자우림은 지난해 정규 11집을 공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끝이 보이지 않는 팬데믹으로 현실적인 절망과 불안에 빠져있는 세상에 ‘페이드 어웨이(FADE AWAY)’로 시작하는 다소 어두운 분위기의 곡들을 발매하는 것은 도적적으로 옳지 않다고 판단해 발매 시기를 한 해 미뤘다는 자우림이다.

김윤아: 앨범 작업 통해서 목표했던 것, 원했던 것을 벌써 성취했다. 금요일 발매 이후 팬 여러분들이 저희랑 비슷하게 이 앨범을 들어주셨으면 하는 바람과 기대가 있다. 저희는 공통적으로 가진 음악적 목표가 있다. 딱 한 가지인데 새로 앨범이 나올 땐 전작보다 좋아야 한다는 기준이다. 음반이 좋다, 안 좋다는 주관적인 거라 수치로 측정할 수 없지만 세 명이 다 충족됐다고 느껴서 그 부분이 큰 성취라 생각한다.

▶오랜 만에 발매하는 정규앨범이다. 그동안 꾸준히 다양한 형태로 자우림의 음악을 만나왔지만 12개의 트랙으로 꽉 찬 앨범을 들어보는 것은 꽤 소중한 일이다. 가수로서도 다수의 곡들을 하나의 앨범으로 완성시킨다는 것은 부담이 동반된다. 더구나 어느 곡도 손길이 닿지 않은 곡은 없기에 모든 곡들에는 가수들의 애정이 담겨있지만 애석하게도 대중의 사랑을 받는 곡은 앨범의 극히 일부분일 뿐이다. 그럼에도 정규앨범을 낼 수밖에 없었다는 자우림에겐 이유 있는 자신감이 있었다.

이선규: 큰 앨범에 회의적인 편이다. 한두 곡 사랑받으면 운이 좋다고 생각하고 비용적으로도 낭비라는 생각을 늘 한다. 남들처럼 조그만 앨범을 자주 내자는 생각을 하기도 했는데 앨범을 만들다 보니 12곡이 됐다. 버릇이 되기도 하고 크게 보면 앨범을 순서대로 놓는 작업을 하면 12곡이 아니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내게 됐다.

김윤아: 앨범에 한두 곡만 알려지고 나머지 곡은 소모적인 느낌은 데뷔 초 때도 마찬가지였다. 대중들이 아시는 한두 곡이라도 있다면 운이 좋으니까 만드는 입장에서 정규앨범이 굉장히 즐겁다. 제가 하는 직업적인 일을 통틀어 곡 작업 앨범 구상할 때가 가장 재밌다. 굉장히 힘든 작업이지만 이게 재밌어서 그만 둘 수 없다. 두 세곡 앨범을 내면 이게 최고의 곡이라는 확신이 있어야 하는데 저희가 그걸 못한다. 작년에 자우림 최초로 미니앨범을 냈는데 그땐 확실한 목적이 있었다. 2020년에 아무도 상상하지 못한 팬데믹에 갇힌 세계에서 뭔가 그래도 앞으로 가면 좋은 일이 있을 거란 메시지를 던지고 싶어서였다. 그건 목적이 있어서 잘 수행했는데 앞으로 저희는 힘들 것 같다.(웃음)

▶앨범명이 ‘영원한 사랑’이지만 자우림은 단순히 영원한 사랑을 말하는 이야기라고 단정 짓지 않았다. 다만 자우림은 예상치 못하게 닥쳐온 팬데믹 시대를 통해 언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는 걸 여실히 느낀 감정에 집중했다. 사람은 결국 사랑에 구원받을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를 담고 싶었다는 자우림은 정규 11집에서 불안정함과 불확실성을 영원한 사랑이라고 표현했다.

자우림: 메시지가 없다. 자우림이 유일하게 메시지를 던지고 싶어 만든 앨범이 EP앨범 ‘HOLA!’다. ‘괜찮아 오늘을 잘 지내자. 앞으로 가면 좋은 일 있을거야’란 말을 하고 싶어서 낸 거고 이번 앨범은 ‘이게 지금 우리라는 거다. 그리고 이게 자우림’이라는 이야기다. 영원한 사랑이란 제목이 아름다운 발라드를 부르는 뮤지션이 한다면 사랑의 아름다움이 들어가겠지만 자우림의 ‘영원한 사랑’은 곧이곧대로 영원한 사랑은 아니다. 우리가 다 갈구하는 것, 영원하고 변하지 않는 것. 영원히 나를 구원해줄 수 있는 위로해줄 수 있는 어떤 것을 우리가 모두 찾아 헤맨다. 앨범 전체를 통해서 그걸 찾아 헤맨다. 때로는 옆에 있는데 모르고, 찾았는데 모르기도 하고 영영 모르기도 하고 그런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항상 갈구하지만 가져도 모를 수 있고 가질 수 없고 가졌다가도 없어지는 그런 이야기를 담았다.

▶오늘의 나는 내일의 나와 다른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누군가의 불안해서 바스러질 것 같은 사랑이야기를 그린 ‘스테이 위드 미(STAY WITH ME)’는 빠르게 타이틀 곡으로 선정됐다. 아카펠라 후렴구에 이어 리드와 기타가 함께 엮어 나가는 인트로 파트가 밤의 해안 도로를 드라이브 하는 것 같은 사운드를 낸다. 사실 앨범에 수록하지 않으려 했던 곡이지만 예상 외로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결정된 곡이라고. 덕분에 자우림 멤버들도 확신을 갖고 타이틀곡으로 결정했다고.

김진만: 타이틀곡을 정할 때 저희 멤버들은 빠진다. 주위 분들에게 몰래 들려드리고 어떤 곡이 좋은지 모니터하는데 이번엔 ‘스테이 위드 미’가 좋다고 한 젊은 20대 여성분들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김윤아: 제작년부터 곡을 쓰기 시작해서 2년 이상 작업한 곡인데 연령으로 갈리더라. 20대 여성분들은 이 노래가 좋다 했고 자우림의 음악을 기존에 안 들으셨던 분들도 좋아했고 코어팬 분들에게 모니터한 결과 타이를 곡은 ‘스테이 위드 미’로 해야된다는 피드백들을 해줬다.

▶자우림은 경험하는 모든 일을 음악적 영감으로 녹여냈다. 정규 11집에서도 소소한 소재를 음악으로 만든 곡이 있다. 김윤아의 막내 고양이 뻬옹이를 모티브로 한 4번 트랙 ‘뻬옹뻬옹(PÉON PÉON)’이다.

김윤아: 선천적으로 신장이 없는 기형으로 태어난 고양이인데 수명이 짧든 길든 고양이는 너무 귀엽지 않나. 빼용이를 보면서 노래를 만들었는데 ‘영원한 사랑’을 통틀어 제가 가장 좋아하는 문장이 들었는 곡이다. ‘살아 있는 동안에는 춤을 추어야 합니다’인데 살아있는 동안 밖에 춤을 못 추지 않나. 살아있는 동안 최대한 행복하고 춤을 추며 즐겁게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모든 것이 음악의 소재가 된다.

▶1997년 1집 앨범 ‘Purple Heart’을 시작으로 지난 24년간 음악 활동을 해 온 자우림은 어느덧 11번째 앨범을 내는 밴드가 됐다. 음악과 오랜 시간을 함께 해온 만큼 분명한 변화도 있었다. 자우림은 음악적으로 한 단계 도약, 뚜렷한 목표를 갖게 된 시점으로 9집 앨범을 언급했다. 완벽함을 추구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도 있었지만 자우림은 늘 후회없는 앨범을 만들고자 했다.

김윤아: 여덟 번째 앨범 만들 때 갑자기 뇌신경마비가 왔는데 여러 감각을 통솔하는 신경이더라. 당시에는 병원에 입원해서 신경과 선생님도 언제 돌아올지 장담할 수 없다고 해서 8집을 병실에서 보는데 ‘이게 내 은퇴앨범이구나, 얼굴을 움직일 수 없는 건 둘째치고 귀가 이런 상태명 음악하는 건 틀린 것 같고. 난 무슨 작업을 가져야하지’라고 고민했다. 다행히 지금은 85% 정도 회복된 것 같은데 돌아오니까 9집을 만들 수 있을 때 더 이상 전에 했던 식으로 음악을 해선 안 되겠다 싶었다. 즐겁게 편하게만 해왔는데 9집부터는 들들 볶기 시작했다. 하나하나 개입해서 간섭하고 음악을 시작했는데 그게 좋은 변화같았다. 언제 다시 음악을 하게 될지 모르니까. 좀 더 편하게 갈 수 있는 길이 있지만 용납할 수 없겠더라. 이번 앨범도 제가 고집해서 12곡을 수록했고 힘든 길이었지만 이게 마지막 앨범이라 해도 후회하지 않는다.

김진만: 모든 아마추어밴드가 그렇겠지만 그때 우리도 우리 이름으로 앨범 한 장만 내면 죽어도 여한이 없겠다 했다. 혹시 1집을 내고 흐지부지되더라도 같이 모여서 합주하면 좋겠다는 마음이었는게 그게 많이 커지게 됐다. 매 앨범을 낼 때마다 이게 마지막 앨범일 수도 있다는 말을 하는데 11집이 마지막 앨범이라고 해도 ‘그렇구나’라고 말할 수 있다는 게 자우림 참 좋은 날들이었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12집도 그런 목표로 만들 것 같다. 그게 자우림으로서 자긍심 같다.

▶데뷔 25주년을 앞둔 자우림은 활동 기간 동안 원년 멤버 그대로 활동하고 있는 몇 안 되는 국내 대표 밴드로 자리매김했다. 서로에 대한 믿음과 존중이 있었기에 자우림은 오랜 시간 함께 음악을 할 수 있었다. 같은 자리에서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는 자우림의 다음 행보가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김윤아: 좋은 동료라 생각한다. 훌륭한 분들과 존경하는 동료를 가지기가 사실 어렵지 않나. 두 분 께 항상 감사한 마음으로 하고 있고 저는 개인적으로 음악을 지키기 위해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지금을 같이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을 살아야 그게 음악이 된다는 것. 또 나는 맞고 너희는 틀리다라고 생각하기 시작하면 정체되는 첫걸음이 되는 것 같다. 항상 모든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려 한다. 10주년 때는 열심히 일했으니 쉬자였는데 25주년이 되니까 우리가 잘해서 된 게 아니라 많은 분들이 도와주셔서 된 거라는 생각이 든다. 내년에도 좋은 기획으로 또 여러분들과 함께하겠다.

[셀럽미디어 김희서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인터파크 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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