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술꾼도시여자들' 한선화, 한결같은 마음이 터뜨려준 포텐 [인터뷰]
- 입력 2021. 12.11. 07:00:00
- [셀럽미디어 김희서 기자] 배우 한선화는 같은 마음으로 연기에 임했다. 그동안의 마음과 내공이 쌓여 한선화는 ‘술도녀’에서 포텐을 터뜨렸다. 초심을 잃지 않으려 노력하는 그의 다음 행보가 기다려진다.
한선화
지난달 26일 전편이 모두 공개된 티빙 오리지널 ‘술꾼도시여자들’(극본 위소영, 연출 김정식, 이하 ‘술도녀’)은 미깡 작가의 다음 웹툰 ‘술꾼도시처녀들’을 원작으로 동갑내기 세 친구의 우정을 그린 작품. 30대 여성들의 일과 사랑, 우정 등 다채로운 이야기가 담긴 ‘술도녀’는 특히 2030 여성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었다. 내 이야기 같고 내 주변 이야기 같고 혹은 누구나 한 번쯤 살면서 겪어봤을 일들을 12개의 에피소드로 가득 채웠다.
‘술도녀’는 티빙 역대 주간 유료가입 기여 수치 1위를 기록, 공식 클립 영상 조회수가 6,100만 뷰를 돌파하는 등 종결 이후에도 식지 않는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이렇게까지 큰 성원을 받을 줄 몰랐다며 한선화는 쑥스러운 기색을 내비쳤다. 밖에서 술 한 잔 기울이기도 어려운 요즘 ‘술도녀’는 유쾌한 기운으로 시청자들에게 대리 만족감을 선사했다. 뿐만 아니라 큰 존재감을 뽐낸 지연이의 활약도 눈여겨볼 만한 관전 포인트였다.
“전혀 예상치 못한 반응이었다. 너무 놀랍고 신기했다. 너무 뜨거운 반응이라 놀라움이 더 컸다. 어려운 시기에 나 대신 술 마셔주고, 나 대신 우스꽝스러울 수 있는 그런 포인트들이 많았다. 또 한지연이란 인물이 재미를 담당했는데 긍정적인 기운이 강한 친구라 많은 사랑을 받지 않았나 싶다.”
한선화는 극 중 지칠 줄 모르는 오버 텐션과 하이톤을 자랑하는 요가강사 한지연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한선화의 새로운 모습이었다. 그동안 대체로 도도하거나 차가운 분위기의 연기를 해온 터라 한선화에게 한지연은 호기심 가는 캐릭터였다. 한지연을 통해 연기 변신할 기회를 얻은 한선화는 색다른 큰 고민없이 ‘술도녀’ 출연을 결심했다.
“대본이 너무 신선하고 재밌었다. 지금까지 해왔던 인물은 외로운 인물도 많았고 강한 남자들 이야기 속에 나오는 의리 있는 여성 캐릭터 연기를 해왔는데 지연이 같은 인물은 처음 만났다. 이렇게 밝고 텐션 높은 인물에 대한 어떤 호기심이 있었던 것 같고 재밌었다. 대본이 빨리 읽혔고 세 여자 또래 친구가 나와서 연기한다는 점도 흥미로웠다.”
동갑내기 친구들의 이야기인 만큼 ‘술도녀’는 실제 비슷한 나이대의 배우들이 함께해 보다 현실감을 더했다. 한선화, 이선빈(안소희), 정은지(강지구)는 친한 친구들끼리만 할 수 있는 막말도 서슴치 않다가도 서로에게 의지하고 안 보면 보고 싶어하는 소소한 친구사이의 모습을 가감없이 드러냈다.
“지금까지 해온 작품을 돌아보면 저는 주로 선배님들이랑 작업을 많이 했다. 또래 친구들이랑 작품을 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런 부분들이 좋았고 촬영하면서도 재밌었다. 오히려 촬영하면서 ‘찐친’이 돼서 행복한 일이었다. 성격들이 둘 다 털털해서 빠른 시간 내 친해질 수 있었다. 그 에너지가 작품에 고스란히 잘 담겼던 것 같다.”
‘술도녀’는 캐릭터들과 완벽한 싱크로율이라는 호평도 자자하다. 이 가운데 하이톤 목소리에 오버 리액션으로 술자리 흥을 돋워주는 주역에는 한지연이 있었다. 청순한 미모에 초긍정 에너지로 완전무장한 지연의 거침없는 입담과 허당기는 극의 활기를 불어넣었다. 자칫 부담스럽게 느낄 수도 있었던 지연을 한선화는 톤과 감정의 완급 조절로 사랑스럽게 표현하고자 했다.
“목소리 톤이나 텐션을 높이는 게 굉장히 큰 과제였다. 그런 연기를 해본 적이 없을뿐더러 평상시에 그런 텐션을 가지고 있지 않는 편이다. 지연이의 텐션감을 보여줘야 하는 게 생각만큼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 친구들을 만난다고 해도 그런 텐션으로 만난 적은 드물고 그런 텐션이 아주 없진 않지만 극에서 존재하는 지연이는 항상 톤이 높아 있지 않나. 그걸 유지하고 만들어내는 과정이 힘들었지만 이왕 시작한 거 잘해야 하고 해야 할 몫이니까 신경을 많이 썼다. 텐션이 높긴 하지만 어떤 업 다운이나 높고 낮음을 분배하려고 했고 감독님이랑 촬영 전에 ‘밉지 않아 보여야 한다’는 점에 신경썼다. 현장에서 만들어진 애드리브도 많았다. 한여름에 텐션을 올리니까 기운 딸리더라.(웃음)”
살면서 미인계가 잘 통했던 지연은 소희, 지구 중 남자를 가장 잘 알고, 잘 다루는 캐릭터였다. 지연이는 남자들의 시선을 즐기고 연애는 언제든 원하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 차 있었다. 하지만 그 모습이 지연이의 전부는 아니었다. 한선화는 지연이에게 어떻게 접근하고 연기에 임했을까. 극 중 곳곳에서 지연이가 하는 행동과 말에서 한선화는 분명 지연이의 또 다른 모습을 봤다. 덕분에 지연이라는 캐릭터를 다 각도로 이해할 수 있도록 완성한 한선화다.
“그런 부분들은 대본에 잘 나와 있었다. 지연이가 단순하게 보일 수 있는 인물이지만 장례식장에서의 모습이나 지용 씨에 대한 본인의 가치관 주관을 소희에게 말로서 표현할 때 지연이가 마냥 단순하고 가벼워 보이는 1차원적인 인물이 아니란 걸 유추할 수 있다고 봤다. 그렇게 해맑고 밝은 데 반면에 어렸을 때 엄마랑 헤어지고 과거 연애를 겪으면서 어떤 상처가 있을 수도 있다. 그런 과정을 지나오며 스스로 터득해서 해맑음으로 상황을 풀어가는 능력이 생겼을 거다. 그런 장면이 존재하지 않았더라면 연기하기 더 힘들었을 것 같다. 장례식장에서나 남자친구를 만나는 데 있어 가치관을 드러내는 모습들 때문에 지연이는 좀 더 입체적인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지연과 지구, 소희는 서로 다른 삶을 살지만 늘 하루의 끝은 함께 모여 술로 마무리 짓는다. 직장인이 되고 각자의 일과 직장이 생기면 예전만큼 자유로이 친구들을 만나기도 어렵다. ‘술도녀’에서는 지연, 지구, 소희가 소소하지만 현실적으로 이루기 힘든 일들을 대신 해주기도 한다. 여기에 세 친구들의 찐한 우정에 공감과 동시에 부럽다는 시청자들의 반응도 쏟아졌다.
“지연이한테 지구와 소희는 가족 같은 존재가 아닐까. 애틋한 친구. 그들이 살아갈 수 있게 하는 원동력. 지연이에게 소희·지구, 소희에게 지구·지연, 지구에게 소희·지연이가 있다는 게 다 부러웠다. 내가 위험에 처했을 때 누구보다 빨리 오는 친구가 있고 언제든지 술 마실 수 도 있고. 사실 친구들이랑 늘 함께 술을 마실 순 없지 않나. 각자 삶에 치여서 바쁜데 그런 여러 가지들이 너무 부러웠던 것 같다.”
쉼 없이 달려온 한선화에게 올 한해는 다작의 해이기도 하다. JTBC ‘언더커버’에 이어 영화 ‘영화의 거리’, ‘강릉’이 개봉되며 드라마와 영화를 오가는 열일 행보를 보였다. 앞으로도 도전하고 싶은 작품과 캐릭터들이 많다는 한선화. 그가 필모그래피에 올릴 다음 작품에 기대가 모아진다.
“올해 만족스럽다. 영화들도 개봉되고 ‘술도녀’를 만난 것도 행운이다. 배우로서 행복했고 알찬 한 해였다. 안 해본 역할, 장르가 많아서 열려있는 편이다. 확실히 예전보다 다양한 장르가 많아졌고 OTT 플랫폼도 생겼고 도전해볼 수 있는 자리가 여유 있게 생긴 것같아 배우로서 반갑다. 내년에도 항상 하던 대로 꾸준히 연기할 수 있으면 좋겠다.”
‘술도녀’는 한선화에게 선물같이 만난 작품이었다. 어느 캐릭터들보다 많은 사랑을 받은 지연은 한선화에게도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늘 한결같은 마음으로 연기를 해왔기에 한선화는 ‘술도녀’의 인기가 조금은 낯설고 얼떨떨하다고 한다. 그러면서 그는 작품의 흥행 요인에 대해서도 겸손함을 드러냈다.
“좋은 동료들이랑 웃으면서 만든 작품이고 여자 셋이서 극을 이끌어간 건 제게 ‘술도녀’가 처음이라 아주 행복한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 큰 사랑을 받아서 감사하다. 처음엔 걱정도 되고 부담도 있었는데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아도 될 것이 사실 저는 늘 하던 대로 해왔다. 지연이라는 인물을 연기할 때도 그 전작들을 할 때도 똑같은 자세와 마음으로 해와서 앞으로도 저는 늘 하던 대로 할 거다. 지연이가 사랑받고 작품이 사랑받은 건 저 말고 다른 이유가 분명히 존재했을 거라 생각한다. 지금처럼 하던 대로 하다보면 또 좋은 작품과 캐릭터를 만나서 사랑받는 인물로 돌아오지 않을까.”
[셀럽미디어 김희서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키이스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