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방송 결산] 잘 봐, 이게 '우먼 파워'다…드라마·예능 휩쓴 여성들
입력 2021. 12.22. 07:00:00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TV 속 여성이 달라졌다.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여성들의 새로운 모습과 이야기가 드라마, 예능에 담겼다. 겉핥기에 불과했던 '여성 콘텐츠'가 제대로 빛을 보기 시작했다. 올 한 해 방송가는 '우먼 파워'가 휩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우먼 파워'의 중심 '골때녀', 新 스포츠 예능의 시작

올 상반기부터 하반기까지 방송가를 휩쓴 '우먼 파워'의 중심에는 여성 연예인들의 축구 도전기를 담은 SBS 예능 '골 때리는 그녀'(골때녀)가 있었다.

시청자들은 남성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축구'에 진심으로 임하는 여성 출연자들의 모습에 열광했다. 그들이 보여준 피, 땀, 눈물은 기존의 스포츠 예능과는 또 다른 매력과 뭉클한 감동을 줬다. '골때녀' 이후 미디어에서는 운동하는 여성을 주목하기 시작했고, 그 영향으로 실제로 축구·풋살을 시작한 여성들이 많이 늘었다.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다수의 여성 연예인을 스포츠 예능에서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크다. 그간 여성 스타들은 주로 육아, 패션, 요리, 뷰티 분야에 한정되어 있었고 스포츠 예능에서는 소외되었기 때문. '골때녀'는 그런 의미에서 새로운 장을 연 프로그램이다.

'골때녀' 인기는 지금도 뜨겁다. 시즌1에 이어 새로운 팀이 합류한 시즌2도 동시간대 시청률 1위는 물론 높은 화제성까지 이끌어내고 있다. 최근 열린 SBS '2021 연예대상'에서도 최우수상, 최우수 프로그램상, 신인상, 감독상, 작가상, 베스트 커플상 등을 비롯해 주요 수상 부문을 싹쓸이했다. '8관왕'이라는 쾌거를 이루어냈고, 가장 많은 수상자를 배출했다.



◆ 잘 봐, 언니들의 싸움이다, '스우파' 열풍

올 하반기는 '스트릿 우먼 파이터'(이하 '스우파') 시대였다.

대한민국에 춤 열풍을 몰고 온 '스우파'의 파급력은 상상 그 이상이었다. 종영 이후에도 크루를 이끌던 리더들은 각종 예능 프로그램 섭외 1순위를 차지하며 화제성을 자랑했고, 광고계에서도 '스우파' 댄서 모시기에 열을 올렸다. 크루마다 아이돌 못지않은 팬덤이 생겼다는 것도 놀라운 일이다.

'스우파'의 인기 중심에는 여성 댄서들의 '연대'와 '워맨스'가 있었다. '여성의 적은 여성(여적여)'이라는 고리타분한 프레임에서 벗어나 당당하게 경쟁하고, 그러면서도 서로를 '리스펙(존경)', 응원하는 그들의 모습은 2030 여성들에게 큰 울림을 선사했다. 무엇보다 주체적이고 적극적인 여성 댄서들의 자신감 넘치는 말과 행동들은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만들었다.

'스우파' 열풍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여덟 크루 훅, 웨이비, 홀리뱅, 코카N버터, 라치카, YGX, 프라드우먼, 원트 멤버들은 전국 투어 콘서트를 열며 팬들과 함께 그 어느 때보다 바쁜 한 해를 보내고 있다. 또 '스우파' 스핀오프 프로그램인 '스트릿댄스 걸스 파이터'가 '스우파'에 이어 MZ세대 시청자들의 마음을 저격하며 인기 몰이 중이다.



◆ '마인'→'구경이', 살아 숨 쉬는 여성 주인공

드라마 속 여성들이 살아 숨쉬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여성들이 주인공인 드라마는 많았지만, 유독 올해 방영된 드라마에서 반짝거리는 여성 주인공들이 많았다.

그중 지난 6월 종영한 이보영, 김서형 주연의 tvN '마인'은 TV 드라마계의 '워맨스'하면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 됐다. 편견을 깬 재벌가 워맨스로 호평을 받은 '마인'은 여성들의 주체적인 모습과 연대를 세밀하고 깊이 그려내며 여성 연대 드라마의 한 획을 그었다.

이하늬가 원톱 주인공으로 활약한 SBS '원더우먼'의 흥행 성공도 유의미하다. 지금까지 여자 배우를 원톱 주연으로 내세운 드라마에서 보기 드문 성공이기 때문. 콘텐츠 홍수 속 '원더우먼'은 전국 시청률 17.8%(닐슨코리아)를 기록하며 인기 속에 종영했다. 흥행의 중심에는 1인 2역을 완벽히 소화한 이하늬가 있었다.

최근 종영한 JTBC '구경이'는 사이코패스, 탐정 등 지금껏 보지 못했던 여성 캐릭터들을 전면으로 내세워 새로운 재미를 줬다. 시청률은 저조했으나 작품성과 배우들에 대한 평가는 후했다. 특히 개성 강한 여성 캐릭터들을 열연한 배우 이영애, 김혜준, 곽선영, 김해숙을 향한 호평이 쏟아졌다.

OTT 드라마에서도 눈에 띄는 작품이 있었다. 한소희 원톱의 정통 액션 누아르물인 넷플릭스 오리지널 '마이네임', 세 여자의 일상과 우정을 다룬 한선화·이선빈·정은지 주연의 티빙 오리지널 '술꾼 도시 여자들', 김성령과 배해선이 이끈 블랙 코미디 웨이브 오리지널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 등이다.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각 방송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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