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1 영화 결산] 윤여정·문소리·강혜정 대표, 잘 봐 ‘우먼’들의 활약이다
- 입력 2021. 12.23. 15:00:28
-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영화는 멈추지 않는다”
2021년 충무로를 뒤흔든 윤여정, 문소리, 강혜정 대표
코로나19로 인해 침체된 극장가 속에서도 봉준호 감독의 말처럼 영화는 계속됐다. 다양한 주제와 메시지를 통해 목소리를 내고, 관객들을 만난 2021년 영화계. 그중 가장 돋보였던 것은 ‘여성들의 활약’이 아닐까. 올해를 뒤흔든 우먼 파워를 정리해봤다.
배우 윤여정이 제93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오스카 품은 한국 할머니, 윤여정
‘오스카상’으로도 불리는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은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가 주관하는 미국 최대의 영화상이다. 윤여정은 제93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며 102년 한국 영화 역사상 금자탑을 세웠다.
영화 ‘보랏 서브시퀀트 무비필름’의 마리아 바카로바, ‘힐빌리의 노래’ 글렌 클로스, ‘더 파더’ 올리비아 콜맨, ‘맹크’ 아만다 사이프리드와 경합 후 트로피를 들어 올린 윤여정은 위트와 재치 넘치는 소감으로 화제를 모았다.
윤여정은 ‘미나리’(감독 정이삭)를 통해 유수의 해외 시상식과 영화제에서 총 42개의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한국 배우 최초’ 아카데미 후보에 오름과 동시에 수상한 것은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수식어를 갖게 됐다.
'빛나는 순간'의 고두심, '세자매'의 문소리, '최선의 삶'의 방민아
◆고두심‧문소리‧방민아의 열연
올해의 파격 연기 변신은 단연 고두심이 아닐까. 1972년 데뷔 후 49년 동안 수많은 작품에서 세상 모든 어머니들의 모습을 그리며 ‘국민 엄마’로 불린 고두심은 ‘빛나는 순간’(감독 소준문)을 통해 편견을 넘어선 아름다운 사랑의 의미를 진정성 있게 전했다.
고두심은 이 영화로 나이 많은 여성과 젊은 남성의 사랑 이야기라는 지점에 의문을 갖는 자체가 ‘편견’이라는 것을 섬세하게 설득해냈다. 또한 나이, 지역, 직업차라는 편견을 넘어선 ‘진정한 사랑의 의미’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연기 인생 49년 중 가장 파격적이고, 대담한 도전을 한 고두심은 제8회 한국영화제작가협회상 여우주연상, 2021 올해의 여성영화인상뿐만 아니라, 제18회 아시안 필름 페스티벌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영화 ‘세자매’(감독 이승원)의 주연이자 공동 제작자로 참여한 문소리는 각종 영화제에서 주연상을 휩쓸었다. ‘세자매’는 겉으로는 전혀 문제없어 보이는 세자매가 말할 수 없던 기억의 매듭을 풀어가는 이야기다.
극중 둘째 미연 역을 맡은 문소리는 제41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영평상)과 제42회 청룡영화상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특히 그는 청룡영화상에서 “우리 세자매에게는 각각 딸이 있는데 그 딸들이 폭력과 혐오의 시대를 넘어 당당하고 행복하게 웃으며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을 담은 영화다”라며 “이 땅의 모든 딸들에게 그 마음이 전해졌으면 한다”라는 소감으로 묵직한 울림을 전했다.
걸그룹 멤버에서 연기자로 발돋움한 방민아가 ‘스크린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지난 9월 개봉해 한국 영화계에 뉴웨이브를 일으킨 ‘최선의 삶’에서 방민아는 친구 사이 균열 난 관계를 되돌리기 위해 기꺼이 최선을 다하는 열여덟 소녀 강이 역을 맡았다.
방민아는 강이가 오롯이 느끼는 가족과 학교에 대한 불신, 친구를 향한 동경과 배신감 등 극렬한 감정을 날 것 그대로 드러내는 얼굴로 보는 이들의 공감대를 이끌었다. 그 결과, 제20회 뉴욕 아시안 영호제 국제 라이징 스타상과 제22회 올해의 여성영화인상 신인연기상, 제22회 부산영화평론가협회상(부산영평상) 신인여우상을 받는 쾌거를 거뒀다.
첫 상업 영화 데뷔작을 선보인 조은지 감독의 '장르만 로맨스', 정가영 감독의 '연애 빠진 로맨스'
◆충무로 눈에 띈 활약
올해 스크린에는 단편 영화로 실력을 쌓아온 감독들의 첫 상업 데뷔작도 눈길을 끌었다.
단편 영화 ‘2박 3일’로 2017년 미쟝센 단편영화제에서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하며 감독으로서 능력과 가능성을 일찌감치 인정받은 배우 조은지. 그는 ‘장르만 로맨스’로 첫 장편 영화 출사표를 던졌다.
“누구나, 어떤 모습이든 관계를 맺으며 성장하는 이야기를 그리고 싶었다”라고 연출 의도를 밝힌 조은지 감독은 ‘장르만 로맨스’로 이제껏 보지 못한 참신한 유머 코드를 선보이며 호평 받았다.
연애와 욕망에 대한 솔직하고도 거침없는 묘사로 일찍이 ‘밤치기’와 ‘비치온더비치’ 등 작품으로 국내 유수의 영화제에서 이목을 집중시킨 정가영 감독은 ‘연애 빠진 로맨스’로 첫 상업 영화 데뷔를 알렸다.
연애를 포기한 남녀가 만나 예기치 못하게 불붙은 연애의 과정을 그려낸 이 영화는 정가영 감독 특유의 솔직하면서도 재기발랄한 연출이 더해져 관객들을 극장가로 이끌었다.
2021년 최다 관객을 이끈 ‘모가디슈’(감독 류승완)를 제작한 영화제작사 외유내강의 강혜정 대표도 우먼 파워에 힘을 보탰다. 그가 제작한 ‘모가디슈’는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속에서도 361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제42회 청룡영화상에서 올해 가장 많은 관객들을 동원한 최다 관객상을 수상한 강혜정 대표는 “기억나는 이름은 361만 관객들”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거리두기 4단계 속에서도 이 영화를 보기 위해 극장을 찾아주신 관객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 살면서 잊지 않고 매번 기억하겠다”라며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셀럽미디어DB(문소리), 뉴시스(윤여정), 외유내강(강혜정 대표), 판씨네마('미나리' 스틸컷), 명필름(고두심), 엣나인필름(방민아), NEW('장르만 로맨스'), CJ ENM('연애 빠진 로맨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