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피 뉴 이어’ 그 시절 로맨스, 이젠 안 통해요 [씨네리뷰]
- 입력 2021. 12.30. 07:00:00
-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한 걸까. 그 시절에 통했던 로맨스 이야기가 올드함만이 남아버렸다.
'해피 뉴 이어'
영화는 호텔 엠로스를 배경으로 이야기 줄기를 뻗어간다. 호텔 매니저 소진(한지민)은 일할 때와 달리 연애에 있어 둔감하다. 15년 지기 ‘남사친’ 승효(김영광)를 좋아하지만 고백 한 번 제대로 못해봤다. 라디오 PD 승효는 그런 소진의 마음도 모른 채 깜짝 결혼발표를 하고, 축가까지 부탁한다.
호텔 엠로스의 대표 용진(이동욱)은 남다른 강박증을 가지고 있다. 어느 물건이든, 숫자든 ‘짝수’여야 한다. 집수리 문제로 호텔 스위트룸에 묵게 된 그는 짝수 이름을 가진 하우스키퍼 백이영(원진아)과 마주친 후 그녀를 향한 궁금증을 증폭시킨다.
공무원 시험 낙방만 5년째인 재용(강하늘)은 취업부터 연애까지 되는 일이 하나도 없다. 자포자기하는 심경으로 생애 마지막 일주일을 호텔 엠로스에서 보내기로 결심한다. 재용의 모닝콜을 담당하게 된 고객센터 직원 수연(임윤아). 매일 아침 모닝콜을 통해 두 사람만의 공감대를 형성해간다.
딸 영주(고성희)의 결혼식을 위해 호주에서 한국으로 들어온 캐서린(이혜영)은 도어맨으로 일하고 있는 첫사랑 상규(정진영)와 만난다. 설렘의 감정을 다시 느끼게 된 캐서린은 상규에게 마지막 용기를 내어본다.
풋풋한 10대들의 로맨스와 브로맨스도 있다. 고등부 수영선수로 활동 중인 세직(조준영)은 같은 학교 퀸카 아영(원지안)을 짝사랑하고 있지만 고백을 망설인다. 한편 차트 역주행으로 대세 가수로 떠오른 이강(서강준)의 매니저 상훈(이광수)은 그의 앞날에 자신이 걸림돌이 되는 건 아닌지 고민에 빠진다.
‘해피 뉴 이어’는 저마다의 사연을 안고 호텔 엠로스를 찾은 사람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자신만의 인연을 만들어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1990년대 청춘영화의 붐을 주도한 ‘비 오는 날 수채화’, 한국형 로코물의 원조가 된 ‘엽기적인 그녀’, 멜로영화의 한 획을 그은 ‘클래식’의 곽재용 감독의 신작이다.
‘로맨스 장르물’의 장인의 귀환과 더불어 ‘로맨스 퀸’ 한지민의 만남은 개봉 전부터 큰 관심을 받은 바.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연 ‘해피 뉴 이어’는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말처럼 뻔하고, 오그라드는, 그저 밋밋함만이 남아있었다.
캐릭터의 쓰임새도 아쉽다. 남사친 승효를 짝사랑한다는 이유로, 15년 동안 고백 한 번 제대로 해보지 못했다는 이유로 결혼식 당일에 ‘좋아했다’라고 고백하는 여사친이라니. 소진의 애끓고, 절절한 마음을 이해한다지만 제3자의 입장에서 본다면 민폐 캐릭터일 뿐이다.
호텔 대표와 하우스키퍼가 사랑에 빠진다는 이야기도 머릿속에 물음표만 남긴다. 과거에 통했던 설정을 변주 없이 그려내 ‘지금 시대가 어느 시대인데’란 생각을 떠올리게 만든다.
스토리의 아쉬움을 연기로 채운다. 특히 정진영과 이혜영의 옛사랑은 첫사랑의 아련함을 떠올리게 한다. 서강준과 이광수의 브로맨스는 또 다른 케미를 보여줘 웃음을 자극한다.
‘해피 뉴 이어’는 지난 29일 티빙과 극장 동시 공개됐다. 12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은 138분.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CJ ENM, 티빙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