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 뉴 이어’ 곽재용 감독 “한지민→서강준, 한 자리에 모여 경이로웠죠” [인터뷰]
입력 2022. 01.03. 13:45:54

'해피 뉴 이어' 곽재용 감독 인터뷰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다양한 ‘사랑’을 담아냈다. 첫사랑, 짝사랑, 옛사랑까지. 누군가에겐 풋풋한 감정의 설렘을 떠올리게 하고, 누군가에겐 아련한 추억을 상기시킨다. ‘한국 로맨스 영화의 클래식’ 곽재용 감독이 오랜만에 로맨스 영화로 돌아왔다.

‘해피 뉴 이어’는 저마다의 사연을 안고 호텔 엠로스를 찾은 사람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자신만의 인연을 만들어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지난 12월 29일 극장과 OTT서비스 티빙을 통해 동시 공개된 이 영화는 한국영화 박스오피스 1위, 티빙 인기 영화 순위 1위에 올랐다.

“재작년에 시나리오를 각색했어요. 영화 속에는 크리스마스가 얼마 남지 않은 것으로 시작해 연말까지 진행돼요. 지금은 벌써 크리스마스와 연말이 지났지만 크리스마스는 해마다 돌아오니까 이 영화를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에요. 해마다 항상 꺼내볼 수 있는 작품이었으면 하죠. 영화를 보는 내내 힐링했다고 생각해주셨으면 해요.”

‘해피 뉴 이어’는 공개 전부터 전 세대를 아우르는 역대급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았다. 한지민, 이동욱, 강하늘, 임윤아, 원진아, 이혜영, 정진영, 김영광, 서강준, 이광수, 고성희, 이진욱, 조준영, 원지안까지 장르를 넘나드는 개성 넘치는 배우들이 ‘해피 뉴 이어’를 위해 뭉친 것. 한지민이 분한 소진을 중심으로 14인 14색 로맨스가 옴니버스 형식으로 풀어간다.

“어떻게 보면 옴니버스 영화는 중간중간 디테일한 면 대신, 툭툭 건너뛰는 맛이 있다고 생각해요. 영화는 기승전결의 기, 다음 승을 보는데 옴니버스는 보고 싶지 않은 디테일을 건너뛰며 보며 굵은 감정들을 연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인물이 많다 보니까 제일 중요한 건 감정들의 연결이었어요. 모든 커플들이 진행되는 과정들이 다양하지만, 사실 다양함 속에서 가지고 있는 감정들은 공통되는 게 있죠. 설레는 감정, 깊어가는 느낌들, 점점 갈등이 생겨가면서 서로 간의 슬픔, 사랑 등 감정이 존재하고, 그것들로 인해 사랑의 감정이 조금 더 강해져요. 이뤄질지 모른다는 느낌을 가질 때, 해소될 때 감정들로 스토리와 인물들을 연결시켰죠. 그래서 캐스팅도 빨리 영화에 몰입하기 위해 익숙한 인물들이 나오는 게 좋다고 생각했어요. 스타들이 가진 연기, 캐릭터를 보면서 빨리 몰입할 수 있도록 스타들이 참여하길 바랐죠. 대중들에게 알려지고, 인기 있는 배우들로 구성하려고 했습니다.”



이 영화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바로 ‘음악’이다. 크라잉넛의 ‘명동콜링’이 등장하고, 이를 카더가든이 리메이크한 곡도 흘러나오며 서정적인 감정을 더한다. 특히 극중 프러포즈 장면에 나오는 곡은 곽재용 감독이 직접 작사에 참여하기도.

“작사를 하게 된 건 몇 번 돼요. ‘내 여자 친구를 소개합니다’ 주제곡인 ‘바람이라도 좋아’를 제 딸이 작곡했어요. 제가 작사를 했고요. 이번 영화에서는 프러포즈에 사용할 음악을 만들어야 했어요. 제 딸이 음악 감독으로 참여해 ‘프러포즈에 사용할 곡을 만들어 달라’라고 의뢰했어요. 거기에 제가 가사를 썼죠. 승효(김영광)가 영주(고성희)에게 프러포즈하는 곡으로 사용됐고, 사랑의 감정이 생기는 지점에 멜로디들을 만들었어요. ‘명동콜링’도 인물의 감정 상태에 따라 앞에선 크라잉넛, 뒤에는 카더가든으로 넣었어요. 음악에 대해 신경을 많이 썼죠.”

마지막 신에서는 화려한 크리스마스 트리와 반짝이는 불빛들로 연말 분위기를 고스란히 담아낸다. 각자의 소중한 인연과 행복한 새해를 맞이하는 카운트다운 파티 장면은 보는 이들의 마음을 흥겹게 만들며 새해를 기대하게 한다. 연말연시 바이브를 제대로 느낄 수 있게 만든다.

“저도 그 장면이 가장 놀라웠어요. 이 배우들이 한 자리에 모여서 촬영할 수 있다는 게 경이로웠죠. 그 날짜에 많은 배우들이 참여할 수 있어야 해서 잡는데 힘들었어요. 촬영 날은 피로연장이 놀라울 정도로 밝아졌죠. 별들이 많아서. 여러 배우들이 나오지만 욕심을 부리지 않고, 자기 역할에 충실했어요. 주변에 서서 조연 역할을 해주고 이런 것들을 봤을 때 배우들끼리 가진 젠틀함도 있고, 선후배 사이가 멋지게 구성되어 있구나 생각했죠.”

1990년대 청춘영화의 붐을 주도한 ‘비오는 날 수채화’를 시작으로 아시아 전역에 신드롬을 불러일으키며 대한민국 로맨틱 코미디의 원형을 완성시킨 ‘엽기적인 그녀’, 지금도 수많은 이들의 인생영화로 꼽히는 ‘클래식’까지, 곽재용 감독은 한국 로맨스 영화에 한 획을 그은 ‘장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시대에 따른 멜로, 로맨스 장르를 바라보는 관객들의 시각이 변하면서 이에 대한 고민이 뒤따랐을 터.



“영화계에 오래 있다 보니 올드함은 어쩔 수 없다고 고민했어요. 주변 사람들과 고민을 나눴죠. 연출은 그렇지만 감정은 똑같다고 생각해요. 다른 장면이 나온다고 해도 같은 감정이 나오면 됐죠. 예를 들어 ‘어바웃 타임’에서 프러포즈 하는 장면이 침대에서 자다 일어나 해요. 그것도 특색이 있어 재밌었던 거죠. 프러포즈를 어떻게 할 것인가, 고백은 어떻게 할 것인가, 반지는 어떻게 줄 것인가에 대해 지금까지 보이지 않았던 것들을 고민했어요. 많은 모니터를 거쳤죠. 음악 선정하는 것에도 나름대로 고민이 많았어요. 오글거리는 것들이 있다면 배우들과 얘기하고, 상의하면서 패턴을 바꾸기도 했어요. 이 시대에 맞게 만들려고 노력했고요.”

2018년 한국, 일본 합작 영화 ‘바람의 색’ 이후 오랜만에 관객과 만난 곽재용 감독. 그의 이름 앞을 꾸미는 ‘멜로, 로맨스 장인’ 수식어가 부담으로 다가오진 않았을까.

“부담이 없을 순 없어요. 하하. 올드하게 보이지 않을까, 이 영화에서 보이는 감정들이 받아들여질까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됐죠. 항상 영화를 만들 때마다 고민 없이 만들 순 없어요. 그래서 영화가 인정받지 못할 때 기분이 나쁘기도 하죠. 멜로드라마라는 게 워낙 지금까지 많이 다뤘고, 익숙한 장르이기 때문에 많은 클리셰를 사용했다고 해도 다른 면을 보여주려고 했어요. 같은 것처럼 보이지만 다른 면이 있다는 걸 발견해주셨으면 하죠.”

이 영화는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싶은 연말연시의 설렘을 그대로 전한다. 2021년과 2022년의 겨울을 따뜻하게 물들일 ‘해피 뉴 이어’. 곽재용 감독은 이 영화가 관객들에게 어떻게 다가가길 바랄까.

“익숙한 장르의 영화이고, 요즘 유행하는 히어로물이나 현실을 비판하는 내용이 아니에요. 지금까지 곁에 있어 왔지만 자주 보지 않았던 멜로 장르죠. 다른 장르보다 깨끗하고, 행복한 느낌의 영화로 어떨 땐 설레고, 뭉클하기도 하며 매년 다가오는 연말에 대한 설렘과 아쉬움 같은 것들, 다음 해에 가지고 있는 희망을 이 영화와 함께 느꼈으면 해요.”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CJ ENM, 티빙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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