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의 바다' 공유, 의미있는 선례를 보여주다 [인터뷰]
입력 2022. 01.07. 08:00:00

공유

[셀럽미디어 김희서 기자] 배우 공유가 처음이라는 도전 자체에 큰 의미를 두었다.

‘고요의 바다’(극본 박은교, 연출 최항용)는 필수 자원의 고갈로 황폐해진 근미래의 지구, 특수 임무를 받고 달에 버려진 연구기지로 떠난 정예 대원들의 이야기를 담은 넷플릭스 시리즈. 공유는 극 중 우주항공국의 레전드 탐사 대장 한윤재 역으로 열연을 펼쳤다.

동명의 단편 영화를 원작으로 한 ‘고요의 바다’는 최항용 감독의 짧은 이야기를 확장시킨 작품이다. 극은 전 세계적으로 물이 부족한 최악의 재난 상황을 설정으로 두고 월수를 인류의 유일한 희망으로 그렸다. 그러나 대원들은 발해기지에서 의문의 죽음과 월수에 대한 미스터리를 마주하게 되면서 일련의 사건들을 겪게 된다. 희망과 절망이 오가는 아이러니한 분위기는 공유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단편을 먼저 보고 시나리오를 봤다. 근미래에 예상할 수 있는 황폐화된 지구에서 자원이 고갈됐고 아이들은 죽어가고 있고 그래서 물을 찾아 달로 떠난 인류, 물에 의해서 죽음을 맞이하는 부분들에서 오는 아이러니함이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쉽게 해결할 수 없는 어려운 문제가 매력적이었다. 월수라는 것도 너무나 참신했다. 사람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물이 월수에 의해 죽음을 당한다는 자체가 하나의 원으로 연결된 느낌이고 작품의 세계관을 전달하는데 있어 좋은 요소라고 봤다.”

‘고요의 바다’는 우주를 소재로 처음 시도하는 한국형 SF 장르물이라는 점에서 큰 기대를 모았다. 특히 시나리오 속의 달과 발해기지, 우주복 등 배경들을 얼마나 리얼하게 구현해느냐가 관건이었다. 이에 이질감 없는 CG와 현실감 있는 세트장은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다만 속도감 있는 전개보단 캐릭터들의 심리 묘사와 감정선에 초점을 맞춘 ‘고요의 바다’는 호불호가 갈리기도 했다.

“저는 만족했다. 시청자 입장에서 제 연기나 작품적으로 본다면 어떤 작품이든 아쉬움이 있기 마련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충분히 만족한다. 단편 원작이랑 비교했을 때 많은 돈이 투자되다 보니까 저도 시나리오를 보면서 시각적으로 어떻게 보여질지 노파심이 있었는데 속 시원하게 해소해줬다. 많은 분들이 장점이자 단점이기도 한 부분이 짧은 이야기를 길게 늘리다 보니까 24시간 동안 발해기지에 일어나는 일들을 다루기엔 호흡이 느려질 수 있지만 작품마다 각자의 호흡이 있다고 생각한다.”

공유는 취재진들의 쏟아지는 질문 공세에도 막힘 없이 답변을 이어가며 ‘고요의 바다’에 대한 긍지를 드러냈다. 배우로서 작품을 선택할 때에는 여러 가지 요소들을 고려하겠지만 가장 놓칠 수 없는 부분은 흥행 가능성이다. 선례를 만들고 드라마계에 새로운 길을 연다는 자체가 큰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지만 그럼에도 공유는 모험을 택했다. 무모할 수 있어도 충분히 의미 있는 선택이었기에 웃을 수 있었다는 공유다.

“(우리나라는)우주 관련 작품은 불모지였다고 생각했다. 심지어 할리우드에서도 꺼리는 장르라 생각했다. 우리가 기억하는 유명한 우주 관련 영화들은 엄청난 시간과 공과 막대한 자본이 들어간 대작들이 많다. 그래서 저는 첫술에 배부를 거라 생각하고 선택한 게 아니다. 그 대작을 만들겠단 것도 아니고 의미있는 선례가 될 것 같았다. 분명한 것은 처음이 명분이 되면 안 된다였다. 어떻게 보면 책임감인데 당연히 아쉬운 점도 있고 부족한 점도 있지만 충분히 의미있는 한 발이 될 수 있고 처음 시도하는 게 많아서 제작진 입장에서도 고충이 많았을 건데 주어진 현실에서 최선을 다해 이만큼 구현해준 것도 의미가 있고 모두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극 중 한윤재는 대체로 포커페이스를 유지한다. 어떠한 돌발 상황과 어려움이 닥쳐도 임무를 성공시켜야 한다는 책임감을 짊어진 한윤재는 대장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했다. 그렇기에 냉정한 상태를 유지해 온 한윤재는 좀처럼 감정을 드러내지 않았다. 하지만 공유는 오히려 한윤재의 숨겨진 감정선 덕분에 눈물 한 방울로 극적인 순간에 감정을 터뜨릴 수 있었다고 봤다.

“윤재의 감정이 잘 드러나지 않아서 어렵기도 했지만 그래서 윤재가 좋았다. 예를 들어 긴박한 상황의 연속이라 대장으로서 임무에만 집중해야 하는데 한국에 홀로 두고 온 아픈 딸이 있는 인물이라는 부분이 어려웠다. 마지막에 떠나는 상황에서도 그 부분에 대한 표현이나 대원을 잃어가지만 거기서 주저하면 안 되니까 나아갈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들이 불편했다.

배우가 감정으로 드러내는데 충분한 시간이 없는 상황일 때 연기가 어렵고 고민이 많아지는데 그 순간순간 선택에 나온 결과라서 저는 지금의 윤재가 최선의 선택이라 생각한다. 표현하지 않은 윤재였음에도 유일하게 웃는 한 컷이 딸 앞에서였다. 그 컷이 개인적으로 소중한 컷이라 생각하고 윤재에게 필요했던 것 같다. 좀 더 많은 표현과 딸에 대한 부분을 보여줬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던 것 같고 저도 공감하지만 마지막 장면에서 꺼져가는 헬맷 안에 있는 윤재 가 힘겹게 흘리는 눈물 한 방울로도 충분히 표현된 것 같다.”

공유는 함께 호흡을 맞춘 배두나에 무한 신뢰를 보냈다. 극에서는 미묘한 대립지점에 서거나 살가운 사이는 아니었지만 현장에서는 누구보다 든든한 동료였다.

“처음 만났다. 사석에서도 만난 적이 없는 배우였는데 예전부터 한국의 아이코닉한 배우하면 배두나 씨를 떠올렸다. 함께하는 호흡을 느껴보고 싶었는데 끌리던 작품으로 만나게 돼서 좋았고 두나 씨가 중심을 잘 잡아줘서 ‘고요의 바다’가 이만큼 나올 수 있었다. 나중에 다른 장르의 작품으로도 만나보고 싶다. 아무래도 나이가 같다 보니까 금방 친구가 될 수 있고 현장에서 배우로서의 태도도 너무 좋으시고 엉뚱하고 재밌었다. 두나 씨와 촬영하면서 영감도 많이 받고 힘든 순간에도 덕분에 웃었던 적이 많았다.”

‘고요의 바다’는 공유의 삶에도 작은 영향을 끼쳤다. 물의 소중함을 알게 됐다는 공유는 이제 물을 허투루 낭비하지 않기로 했다고.

“제가 나서서 환경오염이든 그런 부분을 생활 속에서 널리 알리던 사람은 아니다. 그런데 작품을 촬영하고 소소한 부분이지만 달라진 점이 있다. 샤워할 때 화장실에 겨울에는 추워서 미리 따뜻한 물을 틀어 놓았는데 이제는 안 하게 됐다. 예전에는 시원하게 떨어지는 물에 아무 생각이 없었는데 작품을 찍고 나니까 안 하게 됐다. 팬 중에도 지금 제가 겪은 경험을 똑같이 한 분이 있어서 이 작품을 볼 수 있게 만들어줘서 감사하다는 글을 본 적이 있는데 감동받았다.”

2021년 연말에 진행된 인터뷰를 시점에서, 공유는 한 해를 돌아봤다. 쉼 없이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공유는 한 해를 작품과 함께 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며 새삼 놀란 반응을 보였다. 우리는 늘 어쩌다 보니 한 해를 보내고 또 새로운 해를 맞이해왔다. 배우로서 바쁜 한 해를 살아온 공유에게 지난해는 어땠을까. 더불어 공유는 새해 목표로는 여유를 가질 수 있기를 소망했다.

“오늘 인터뷰를 하면서도 오늘이 마지막을 앞둔 날인 걸 몰랐다. 그만큼 불과 2, 3년 전에 느낀 거랑 다르게 훨씬 더 세월이 빨리 가고 있다는 걸 체감하는 요즘이다. 2021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다. 2021년에는 ‘오징어 게임’과 ‘고요의 바다’가 저에게 가장 의미있던 일이었다. 새해 목표는 계획을 짜지 않지만 최근에 일을 계속 해서 한숨 돌리는 여유를 갖고 싶다. 2022년 1월에는 바다에 가서 많고 많은 물을 보면서 큰 한숨을 쉬고 싶다.(웃음)”


[셀럽미디어 김희서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넷플릭스 제공]

더셀럽 주요뉴스

인기기사

더셀럽 패션

더셀럽 뷰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