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해봄 PD, 깊이와 찐심이 담긴 '찐경규' [인터뷰]
- 입력 2022. 01.07. 16:38:52
- [셀럽미디어 허지형 기자]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권해봄과 이경규의 진심이 담긴 프로그램"
권해봄PD
지난해 9월 첫선을 보인 카카오TV 오리지널 '찐경규'는 예능 대부 이경규의 파란만장 디지털 예능 도전기로, 12월 29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 모르모트 PD로 화제를 모았던 권해봄 PD는 "이경규의 히스토리와 주위의 환경, 동료를 바라보는 시선을 더 담아보고자 했다"며 "찐심이 담긴 프로그램"이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찐경규'에서 이경규는 방송 경력 40년 동안 시도하지 않았던 다양한 아이템에 망설임 없이 도전하며 시청자들에게 웃음과 감동을 전했다. 예능인이 아닌 인간 이경규로서의 모습까지 서슴없이 드러내 '인생 예능'이라고 할 정도로 '찐' 면모를 보여줬다.
누적 조회 수 8500만 뷰를 기록하는 등 세대를 뛰어넘는 깊은 공감을 자아낸 '찐경규'에 대해 연출을 맡은 권해봄 PD와 다양한 비하인드 이야기를 나눠봤다.
◆ '찐경규'의 기획 의도는?
예능 대부 이경규 씨와 첫 데뷔작을 그와 만나 고난을 겪는 저의 모습을 보여주는 예능이었다. 40년 예능 인생을 돌아보는 이경규의 1인 예능이었다. 매회 새로운 에피소드와 트렌드한 도전을 보여주려고 했다. 시대가 변해고 플랫폼이 달라져도 이경규는 달라지지 않는다, 이경규의 대단함을 보여주려고 했다.
◆ '찐경규'가 지난해 9월부터 총 67편을 선보였다. 카카오TV 콘텐츠 중 장기장 방영하기도 했는데, 프로그램 마무리한 소감은?
9월 1일 카카오TV가 개국할 때 시작하며 쉼 없이 역대 최대 에피소드로 종영했다. 또 8500만 뷰라는 역대 최고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 프로그램의 인기도 있겠지만 저희 팀과 이경규 씨가 성실하게 임한 결과라고 생각해 뿌듯하다. '찐경규'를 통해 카카오TV가 알려진 거 같아 뿌듯하다. 첫 메인작이었는데 다양한 시도를 해봤다. 개인적으로 재밌었고 힘들기도 했지만, 자양분이 될 거 같다.
◆ 시즌2 계획은 있는지.
종영 앞두고 고민이 많았다. 길게 하려고 한 건 아니지만 다양한 시도를 해보다가 해져서 1년 4개월씩이나 하게 됐다. 기획했던 아이템은 남김없이 보여드린 거 같아 시즌 종영을 선택하게 됐다. 더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면 경규 선배와 시즌2로 찾아오겠다. 찐 시리즈로 궁금한 다른 연예인, 셀럽을 파헤쳐볼 생각도 있다.
◆ 이경규를 '찐경규' 주인공으로 선택한 이유는?
이경규와 저를 맺어준 사람이 오윤환 PD였다. 오윤환 선배가 대선배인 이경규와 최약체인 PD가 만나면 어떤 시너지가 나올지 궁금하다고 소개를 해줬다. 엄청 쫄아있던 모습으로 만났다. 경규 선배도 계속해서 새로운 플랫폼, PD와 일하고 싶은 생각이 있었던 거 같다. 경규 선배가 항상 말씀하셨는데, 새로운 PD를 만나야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고.
◆ 1년 4개월 동안 함께 해온 이경규는 어떤 사람이었는지.
희로애락을 나눈 거 같다. 1년 반 동안 제일 자주 만난 사람이 이경규 씨였다. 이경규 씨가 저희 어머니와 동갑인데 자주 보다 보니까 친구 같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친한 친구보다는 조금 불편하고 화 잘 내는 친구. 배울 거 많고, 인간미 넘치는 친구 같았다. 얼마 전에 예림양 결혼해서 결혼식에 갔는데 짠했다. 모든 하객하고 거기 계신 동료분들도 뵙던 분이었고, 일 년 동안 많은 일이 있으셨다. 1년 동안 옆에서 다 지켜보면서 연예인이 아니라 인간적으로 가까운 느낌도 많이 들었다. 예능 대부이지만 인간 이경규의 모습을 많이 대중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이경규 씨는 거짓이 없는 사람이다. '찐경규'라는 프로그램의 이름을 잘 지은 거 같다고 생각한 게 어떤 행동, 발언을 하든 솔직했다. 부캐는 '나는 이경규여야 한다'며 단호하게 거절하시더라. 이경규 자체가 찐이다.
◆ 매회 콘셉트를 짤 때 어려운 부분은 없었는지? 고정 출연자인 이경규 씨의 다양한 캐릭터를 끄집어낸 점은 '놀면 뭐하니' 유재석 씨이 '유(YOO)니버스' 부캐가 연상되기도 했다. 이러한 비교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지?
이경규 씨 자체가 예능을 40년 하다 보니 이야기가 무궁무진했다. 반려견, 취미, 가족, 영화, 음식 라면, CF 등 떠오르는 모든 게 이야깃거리였다. 공황장애까지 예능으로 승화시키기도 하셨다. 모든 소재들이 프로그램에 투영되고 반영되는 것을 보면서 이경규 씨가 한 명이었지만 깊숙이 팠고, 이경규 씨의 동료들이 많이 도와주셨다. '놀면 뭐하니'를 참 좋아하고, 공교롭게도 와이프가 '놀면 뭐하니' PD였다. 그래서 유재석 씨의 새로운 부캐가 확장되는 것과 유재석을 깊숙이 파는 과정 등을 이야기를 많이 하기도 했다. 두 분이 비슷한 점이 많았다. 유재석 씨도 제작진들과 친밀하게 회의하기도 하고, 이경규 씨도 그랬고. '놀면 뭐하니'는 새로운 부캐를 부여하는 거였다면 우리는 이경규 개인의 히스토리와 주위의 환경, 동료를 바라보는 시선을 더 담아보고자 했다. '놀면 뭐하니'는 넓다면 우리는 깊었다고 할 수 있다.
◆ 이경규의 장점과 매력 포인트는?
평소에 과묵하시고 화난 얼굴로 있을 실 때도 많다. 그런데 가끔 감동적인 말로 훅훅 들어오실 때가 많다. 약간 조련하시는 거 같기도 하다. 원래 무뚝뚝한 사람이 한 마디 좋은 이야기 해주거나 할 때 확 와닿는 게 있지 않나. 그런 게 이경규 씨의 매력 포인트 같다. 또 많이 배운 거 같다. 인물에 대한, 콘텐츠를 바라보는 순간순간의 통찰력이 뛰어난 거 같다. 이경규 씨는 클래스가 남달랐던 거 같다. 새로운 플랫폼이라고 하더라도 익숙하지 않은 모습이 아니라 디지털 밈이나 새로운 인물을 자기식대로 맛있게 요리하시더라. 적응해나가는 것을 보면서 더 길게 많은 이야기가 나오겠구나 확신을 가지게 됐다.
◆ 가장 기억에 남거나 고마웠던 게스트는 누구였는지.
코너화되고 인기를 끌었던 게 '취중진담'이었다. 처음으로 해준 게 이수근 씨였는데, 포맷을 잘 잡아주신 거 같다. '무엇이든 물어보살'과 컬래버까지 하면서 이경규 씨도 출연했고, 프로그램의 큰 뼈대를 잡아준 예능인이라 생각한다. '취조찐담'이라는 코너에는 박명수가 출연해 포맷을 잡아줬다. 거물급 예능인들이 나와서 큰 뼈대를 만들어준 두 분이 고맙다고 생각한다.
◆ 다음 작품에 함께 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프로그램이 끝난 지 얼마 안 돼서 고민 중이다. 찐시리즈로 다른 인물들과 함께하고 싶은 생각도 있다. 당연히 이효리 씨의 제주도 생활이나 제주도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궁금하다. 이효리 씨와 함께 하면 좋겠다는 생각도 한다. 최민수 씨의 찐모습도 궁금하다. 바이크 타는 뜨거운 형제들과는 어떤지, 강주은 씨와의 생활을 어떤지도 궁금하다. MZ세대들이 좋아할 만한 시즌제 예능을 해볼까 준비 중이다.
◆ '찐경규'의 인기 비결이 뭐라고 생각하는지.
이경규의 디지털 도전에 중점을 뒀다. 고독한 이경규 방에 잠입해서 같이 아이템을 준비했고, 처음으로 컬래버를 한 게 펭수였다. '자이언트 규TV'가 된다거나 쿡방의 대표 승우아빠와 대결을 벌이는 등 디지털 스타들과 컬래보 하면서 MZ세대들이 좋아하는 홍보도 하고 팬층도 흡수하려고 노력했다. 초반에는 이경규 씨와 홍보하기 위해서 PD와 출연자가 싸워서 커뮤니티에 몰래 퍼트리고 지켜보자고 하면서 도전적이고 어이없는 발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하기 쉽지 않았던 도전을 남김없이 도전했던 거 같다. 이런 공감을 받아서 MZ세대의 주목을 받았던 거 같다. 이경규 씨는 새로운 도전을 하는데 거부감이 없다. 새롭게 변화하고자 하려는 마음이 많고, 방송에 대한 사명도 뛰어나다. 이경규 씨가 40년 넘게 장수할 수 있었던 비결은 감각이 있었기 때문이다.
◆ '찐경규'가 어떻게 기억되길 바라는지, 권 PD에게 '찐경규'는 어떤 의미인지.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노력했던 프로그램으로 기억되길 바란다. 포스터에 보면 흘림체로 '베리 퍼니(Very Funny)'이라고 쓰여 있다. 웃긴 예능을 만들어보고 싶은 주안점이 있었다. 이경규도 MZ세대들에게 웃김을 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한가지 포맷에 국한된 게 아니라 여러 포맷을 도전했고, '찐경규'를 보면 출연에 제 이름도 있는데, 같이 출연을 하면서 역량을 많이 쏟아부었다. 의미도 크고 애정도 남다르다. 그래서 진심으로 열심히 했었다.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권해봄과 이경규의 진심이 담긴 프로그램'이라고 해도 될 거 같다. 저희의 찐심이 담긴 프로그램이다.
[셀럽미디어 허지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카카오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