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관의 피’ 최우식, 소년미는 잊어라 [인터뷰]
입력 2022. 01.09. 07:00:00

'경관의 피' 최우식 인터뷰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배우 최우식에게는 여러 얼굴이 존재한다. 해맑은 소년미만 있는 줄 알았더니, 또 다른 한편에는 성숙함도 있다. 매 작품마다, 선보이는 캐릭터마다 ‘성장’을 이뤄내는 그다.

최우식이 출연한 영화 ‘경관의 피’(감독 이규만)는 위법 수사도 개의치 않는 광수대 에이스 강윤과 그를 감시하게 된 언더커버 신입경찰 민재의 위험한 추적을 그린 범죄수사극이다. 최우식은 극중 상사를 감시하게 된 언더커버 경찰 최민재 역을 맡았다. 지난 2019년 개봉된 영화 ‘기생충’(감독 봉준호) 이후 약 2년 만에 스크린을 통해 관객들과 만나게 됐다.

“몇 년 전만 해도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끼리 모여 몇 달 동안 긴 여정을 끝내고, 영화관을 돌면서 무대인사를 하고, 저희 영화를 영화관에서 뽐내는 게 당연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아 감사한 일이 됐어요. 시사회 도는 게 2년 만인데 기분이 이상하더라고요. 원래는 항상 당연한 것이었는데 너무 감사해요. 2022년을 저희 영화로 시작하는 게 뜻 깊어요. 많은 사랑을 받았으면 하죠.”

2년 사이, 많은 것이 달라졌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개봉을 앞두고 있던 영화들은 줄줄이 개봉을 연기하거나 취소하고, 극장으로 모여드는 관객들의 발걸음도 줄었다. 공들인 작품을 선보이게 된 배우의 입장에선 이러한 상황이 아쉬움으로 다가올 터.

“촬영할 때만 해도 생각하지 못했어요. 그래서 조금 아쉽기도 하죠. 영화를 만들 때 이 영화를 영화관에서 어떻게 즐길 수 있을까 하는 요소들을 상상하며 만들어요. 그게 당연한 게 아닌 시점에선 아직 모르겠어요. ‘경관의 피’ 이후로 아직 영화 촬영을 안 했는데 어떤 목표를 가지고 임해야할지 기분이 묘할 것 같아요.”



이 영화는 신념이 다른 두 경찰이 하나의 팀으로 만나 서로를 의심하면서 펼쳐지는 팽팽한 관계의 재미가 있다. 서로에 대한 믿음과 의심이 교차하며 생기는 묘한 긴장감, 그리고 그 긴장감을 매력적인 케미로 완성시킨다.

“경찰이 범인을 쫓는 것도 있지만 경찰이 경찰을 쫓으며 의심하고, 물이 들면서 성장하는 그런 줄거리에서 민재라는 캐릭터가 재밌어 보였어요. 처음부터 끝까지 의심하면서 관객들의 손을 잡고, 캐릭터를 관찰하며 의심하는 게 끌렸죠. 사실 과정이 더 중요한 작품이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또 이규만 감독님과 함께 소통하고, 매 신 걱정과 고민을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았죠. 더불어 조진웅 선배님과 함께 호흡한다는 자체가 큰 영광이었어요. 그런 것들이 와 닿았죠. 민재의 성장하는 모습들이요. 다른 경찰 수사극과 다른 건 강력반임에도 불구하고 패셔너블한 슈트와 구두를 신고, 시계를 차요. 그것 또한 극을 재밌게 만들어 줄 하나의 요소라서 민재란 아이가 박강윤에게 물들어가는 것도 볼 수 있죠. 그래서 되게 재밌었어요.”

최우식은 ‘경관의 피’로 새로운 연기 변신에 도전한다. 그가 맡은 최민재는 수사에도 원칙이 중요하다고 믿는 곧은 인물이다. 최우식은 이번 작품을 통해 그동안 보여주지 않았던 성숙한 분위기와 강렬한 액션 연기를 선보인다. 최우식에게도 이러한 얼굴이 있다는 걸 제대로 보여준 영화가 아닐까.

“제가 생각했던 민재의 얼굴을 잘 캐치해준 것 같아요. 제가 보여주지 못한 남성미, 역동적인 캐릭터라고 했는데 최우식이 표현했을 때 자연스러운 역동적인 남성미를 보여줬다고 생각하죠. 100% 만족하기보다, 다른 작품에서 보여드리지 못한 얼굴을 보여주지 않았나 싶어요. 리뷰 평을 봤는데 ‘삐약삐약하던 최우식이 닭 됐다’라는 말이 있더라고요. 닭보다는 덜 닭이 된 느낌이라고 할까요? 하하.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고민하고 준비한 건 없어요. 억지로 이미지 체인지를 위해 어떤 톤을 가지고, 모습을 꾸며 보여주면 역효과가 났을 거예요. 제 안의 모습에서 최대한 민재를 보여주려고 했죠. 성장을 디테일하게 보여주면 이것 또한 역동적이고 남성적이지 않을까 싶었어요.”



지난 2011년 드라마 ‘짝패’로 데뷔한 최우식은 그동안 숱한 작품에서 다양한 역할과 연기를 보여줬다. 그러나 대중들이 기억하는 그는 ‘소년’ 이미지가 강해 이와 반대되는 색채를 가진 캐릭터를 향한 갈증이 있었을까.

“저는 칭찬과 채찍 중 칭찬을 더 좋아해요. 그런데 칭찬을 많이 받으면 땅 밑으로 들어가는 성향이죠. ‘거인’과 ‘기생충’ 때도 그랬어요. 칭찬을 많이 받으면 부담되고, 걱정도 한없이 많아지더라고요. 그래서 그 다음 작품의 부담감이 어마어마했어요. 어떤 장르, 연기, 모습을 보여줘야 ‘쟤 잘하고 있네, 쟤 더 잘 될 것 같아’라는 생각이 들었죠. 그때 답이 나온 게 ‘과정이 즐거운 걸 하자’였어요. 이규만 감독님과 첫 미팅 때도 저의 조그마한 의견이 잘 전달되어서 녹아날 것 같았죠. 또 함께 하고 싶은 배우인 조진웅 선배님이 출연하셔서 큰 메리트가 있었어요. 큰 걱정을 하다가 쉽게 선택할 수 있었죠.”

‘경관의 피’는 일본 작가 사사키 조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원작에서 영화로 옮겨질 때 캐릭터의 변화도 있었을 터. 특히 언더커버로 잠입한 민재는 많은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인물로써 표현하는데 어려움도 있었다고.

“민재는 여태껏 연기했던 것 중 감정을 숨기는 역할이에요. 언더커버로 들어가 있어서 감정을 드러내지 못하다보니 감독님과 그 지점을 같이 고민하며 풀어나갔죠.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의심하지만, 이 사람들에게 언더커버인 것을 안 들킬까 하면서 눈치 보는 게 중요했어요. 민재는 원작에서 다부지고, 유도부 출신의 골격을 가진 친구로 나와요. 저를 만나고, 조금 날쎈돌이가 되지 않았나 싶어요. 또 영화에 나오진 않았지만 민재가 변하는 순간이 있어요. 어떤 사람에게 물들고, 신념이 깨지고, 다시 잡는 부분이 많았죠. 그 부분을 연기할 때 높낮이를 준비하려고 했어요. 어떻게 하면 이 사람에게 물드는 게 보일까 했죠. 대사 톤, 행동, 말투, 걸음걸이는 민재에 맞게 다르게 했지만, 민재의 신념과 사상이 깨질 때 표정과 감정에 고민을 많이 했어요.”

액션까지 잘 하는 배우다. ‘경관의 피’에서 보여준 화장실 액션 장면은 남자가 되어 돌아온 최우식이 몸을 내던지는 액션으로 강한 인상을 남긴다.

“짧지만 최우식도 이런 걸 보여줄 수 있구나. 영화를 보고 난 다음엔 ‘최우식도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데’란 생각을 할 발판이 됐으면 해요. 그런 모습을 보고, 다음 작품은 액션 영화를 할 수 있고,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액션 연기를 제대로 준비해 ‘존 윅’같은 멋있는 액션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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