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세영 "'옷소매'는 행운, 성덕임 떠올리면 아직 먹먹해"[인터뷰]
- 입력 2022. 01.11. 07:00:00
-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옷소매 붉은 끝동'이 많은 사랑을 받아서 너무 기쁘고 행복해요. 아쉬운 마음이 크지만 함께 아쉬워하는 시청자들이 있어서 설렙니다."
이세영
최근 셀럽미디어와 화상 인터뷰를 통해 만난 이세영은 시청자들과 함께 MBC 금토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극본 정해리, 연출 정지인 송연화, 이하 '옷소매')의 여운을 나눌 수 있음에 감사하며 들뜬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왕세손 이산(이준호)과 궁녀 성덕임(이세영)의 애절한 궁중 로맨스를 그린 '옷소매'는 MBC 사극의 완벽한 부활을 알린 작품이다. 지난 1일 마지막 회 전국 시청률 17.4%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높은 시청률 뿐만 아니라 TV화제성 드라마 부문 8주 연속 1위를 차지했으며, '2021 MBC 연기대상'에서도 8관왕을 기록하며 '킹소매 돌풍'을 증명했다.
이세영은 "시청률이 이렇게 잘 나올 줄은 몰랐다. 예상 못해서 더 의미가 남다른 것 같다. 정말 기쁘고 감사하다. (작품이 좋다고 해서) 시청률이 다 잘 나올 수 없지 않냐. 정말 행운이다"라며 벅찬 마음을 드러냈다.
'옷소매'의 흥행과 함께 이세영은 '사극 퀸'의 입지를 굳혔다. tvN '왕이 된 남자'에 이어 '이세영 사극 = 흥행 불패'라는 공식을 또 한 번 증명하기도 했다. 그는 "그렇게 불러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다. 너무 과찬이다. 수식어에 걸맞게 더 열심히 하겠다"라며 환하게 웃었다.
"다음에 다시 사극을 하게 된다면 조금은 부담이 될 것 같다. '옷소매'를 하면서는 사실 부담은 없었다. 늘 작품을 할 때 전작으로 인해서 다음이 어렵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더 사랑받을 수 있도록, 많은 분들에게 선택받을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
'옷소매'에서 이세영이 분한 성덕임 캐릭터는 사극에서 보기 드문 주체적인 여성 캐릭터였다. 스스로의 삶을 선택할 자유가 없었던 조선시대에서 성덕임은 주변 상황에 의해 흔들리지 않도록 중심을 지켜나가려고 하는 인물. 그런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성덕임의 모습들은 현대 여성들에게도 큰 울림을 선사했다.
"지금까지 해왔던 캐릭터들은 어떤 목표가 뚜렷했다. 하지만 '옷소매'에서 덕임은 그런 목표가 있었던 건 아니다. 점점 달라져가는 여인, 후궁이 된 여인의 삶을 보여준다. 다른 캐릭터를 연기할 때보다 보잘것없고 더 하찮게 보이려고 노력했다. '(모든 것에) 제약이 크다'라는 걸 보여주려고 애썼다. '작은 여인'이라서 이 사람의 이야기가 더 쓸쓸하고 짠하게 느껴졌다. 경력단절 부분에서 기혼 여성 시창자들이 공감하실 줄은 몰랐다. 덕임이 후궁이 된 후 아무것도 못하고 사람도 못 만나고, 좋아하던 일도 잘 못하지 않냐. 그런 부분에서 공감하신 게 아닐까 싶다."
짧은 기간 동안 생각시 시절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 한 인물의 일대기를 그려낸 이세영은 "한 인물의 일대기를 연기한다는 점에서 저에겐 특별한 경험이었다. 7개월 남짓한 기간 동안 한 인물의 18년 정도의 삶을 담아내야 했다. 어떤 부분에 변화를 줘야 할까 고민이 많았다. 생각시 일 때는 생동감 넘치고 자유로운 모습, 동무들과 함께 일에 자부심을 느끼고 즐기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고, 후궁이 된 이후에는 선택할 수 있는 게 완전히 사라진 것에 대한 '공허함', '쓸쓸함', '그리움'에 집중했다. 시청자들에게 그런 덕임의 감정이 잘 와닿을 수 있게 표현하려고 노력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세영에게 '옷소매'는 유난히 떠나보내기 힘든 작품이다. 그는 인터뷰 중간중간, 성덕임을 떠올리다 눈물을 보이곤 했다. "'옷소매'를 당장 떠나보내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아직 먹먹하고 절절한 느낌이 든다. 생일에 '옷소매' 마지막 회를 대부분 촬영했다. 생일인데 하나도 기쁘지 않더라. 말로는 잊으려고 하는데 언제가 될지는 잘 모르겠다. 다른 인물을 만나면 괜찮아지지 않을까 싶다. 지금은 자연스럽게 떠내 보내려고 하고 있다."
수개월간 성덕임에게 과몰입했던 이세영은 "촬영하면서 눈물을 흘리지 않으려고 정말 노력을 많이 했다. 그런데 리허설을 하거나 촬영을 준비할 때 계속 눈물이 나더라. 대본을 읽을 때마다 눈물이 나곤 했다. 특히 마지막 회 대본을 보는 내내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라고 촬영장 비하인드를 전했다.
'옷소매'를 통해 소중한 인연도 만났다. '궁녀즈'로 함께 호흡을 맞춘 이민지, 이은샘, 하율리와 극 중 관계처럼 끈끈한 사이가 되었다고. "함께한 모든 배우가 소중하다. 그중 '궁녀즈'가 더 특별했던 이유는 촬영 기간 동안 가족보다 더 가까운 관계를 연기했기 때문이다. 촬영 기간 동안 더 끈끈해질 수 있었다. 현실에서도 소중한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궁녀즈' 단체 채팅방이 따로 있다. 함께 운동도 한다. 정말 '궁녀즈'같은 사이가 됐다."
이덕화(영조 역), 장혜진(서상궁 역)과 함께 연기한 순간 역시 특별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이세영은 "이덕화 선배님은 이전에 KBS2 '최고의 한방' 때 함께 연기했다. 늘 보면서 '저렇게 해야 하는구나'라며 감탄한다. 내가 저렇게 될 수 있을까 배우면서 촬영했다. 장혜진 선배님과의 촬영은 정말 즐거웠다. 나중에는 눈만 마주쳐도 눈물이 났다. 서상궁이 덕임이에게 위로와 다정한 말씀을 많이 해주시는데, 저 역시 그 말에 힘이 났고 위안이 됐다"라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세영은 1997년 SBS 드라마 '형제의 강'으로 데뷔해 어느덧 26년 차 배우가 됐다. 그야말로 '잘 자란 아역 배우의 정석'. 더 많이 도전하고 싶고 다양한 경험을 쌓고 싶은 마음만큼은 아직 신인이다. 그는 "한 살이라도 더 어릴 때 최대한 다양한 경험과 도전을 해보고 싶다. 필모그래피를 꾸준히 쌓고 싶은 욕심이 있다. 더 많이 두드려 보고 도전해야 아쉬움이나 후회가 없을 것 같다. 배우로서 살아남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앞으로 50년은 더 연기를 하고 싶다. 그때를 생각하면서 연기를 하고 있다. 행복하고 기쁠때도 있고 들뜨기도 한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주변에서 '지금 이 순간을 즐겨'라고 말을 많이 하시더라. 충분히 행복하고 즐기고 있다. 앞으로 갈길이 더 길고 험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덕임이의 소박한 꿈처럼 가늘고 길게 잘 걸어가고 싶다. 오래오래 연기하고 싶다."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프레인TP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