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소매' 감독 "이세영♥이준호=최고의 조합, 언젠가 꼭 다시 만나길"[인터뷰②]
입력 2022. 01.12. 15:26:02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옷소매 붉은 끝동' 흥행 중심에는 배우 이세영, 이준호가 있었다. 두 배우가 진심을 다해 연기한 '성덕임'과 '이산'은 드라마 종영 후에도 아직 시청자들 마음 한켠에 남아있다. 정지인 감독에게도 두 배우, 그들이 연기한 성덕임과 이산은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다.

정지인 감독은 "두 배우가 욕심껏 연기한 산과 덕임을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셨다. 저 역시 많이 사랑했다. 아직 보낼 준비가 안 됐는지 방송이 끝난 지 일주일이 넘었는데도 꿈속에 산과 덕임이 계속 나온다"라며 "산과 덕임의 행복한 순간이 영원이 되었듯이 이준호와 이세영이 앞으로 언제나 행복하길 바란다. 둘 다 앞으로 어떤 작품을 하게 될지 너무 기대가 되고 언젠가 꼭 다시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정 감독은 현장에서 바라본 이세영, 이준호에 대해 "쉽게 만족하지 않는 배우"라며 "배려심도 많고 상대방과의 연기 합을 누구보다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라고 이야기했다.

"감독의 입장에서 만날 수 있는 최고의 조합이었다. 특히 멜로물에서는 두 배우의 합과 케미가 중요한데, 세영 씨와 준호 씨는 리허설 중 끊임없이 상의하며 어떤 식으로 연기를 할 지에 대해 상대방과 맞춘다. 물론 그 사이에는 세상 희한한 장난도 섞여 있기 때문에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했다. 웃다가 정신 못 차리는 적도 많았다. 새삼 저렇게 장난치다가도 슛을 들어가면 산과 덕임이 되어 초집중하는 모습에 언제나 감탄했다."



정 감독은 현장에서 절대 대본을 손에 놓지 않던 이세영의 모습을 떠올리며 "언제나 들고 다니며 뭔가를 잔뜩 적어놓고 리허설 중에도 계속 메모를 하더라. 스스로 연기가 만족스럽지 않으면 제가 오케이를 해도 다시 찍고 싶다고 꼭 얘기를 한다. 이유가 명확하고 새로운 걸 보여주고 싶은 배우의 요구를 거절할 감독은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다른 배우들과 다르게 모니터링은 따로 하지 않는다. 이유를 물어보면 감독님이 알아서 할 테니 본인은 안 봐도 된다고 한다. 최선을 다해 표현하고 감독에게 최대한 많은 선택지를 안겨주는 연기자다. 가끔 근로 시간에 쫓겨 세영 씨가 다시 찍고 싶을 때마다 어쩔 수 없이 넘어가야 하는 순간이 가장 안타까웠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세영과 반대로 이준호는 현장에서 대본을 보지 않는 스타일이었다고. 정 감독은 "준호 씨는 현장에서 어지간하면 대본을 보지 않았다. 언제나 완벽하게 숙지하려고 하는 스타일이었고 모든 걸 준비해서 현장에 나타난다. 대사를 외우는 게 어렵다고 얘기하면서도 긴 대사량을 막힘 없이 술술 하면서 감정 연기도 섬세하게 하는 걸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촬영이 끝나면 언제나 물어본다. 본인 연기가 어땠는지에 대해. 너무 좋았고, 오늘 이 씬 정말 찢었고 아까 찍은 그 커트는 꿈속에 나오겠다고 얘기해도 언제나 아쉬워하는 눈빛이었다. 내가 뭘 놓친 게 아닌지 편집실에 가서 또 확인하게 만드는 연기자다"라고 칭찬을 쏟아냈다.

성덕임-이산 커플의 로맨스 신 중에서 가장 공들여 찍은 장면으로는 5회 엔딩을 꼽았다.

"5회 엔딩에서 시경을 낭독하던 중, 영조의 난입 이후 덕임이 산에게 충성을 맹세하는 엔딩 촬영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드라마 전개상 가장 중요한 장면이었고, 산과 덕임, 두 사람의 관계에 있어 가장 중요한 순간이었다. 동궁 처소 세트가 세워지자마자 두 사람의 위치를 어디에 놓을지 고민했고, 촬영감독과 조명감독에게 그림자를 이용한 투샷을 꼭 찍겠다고 했다. 그림자 때문에도 그렇고 초반의 세트 촬영이라 조명과 촬영장비 세팅도 한참 걸렸다. 점심 먹고 리허설을 시작해서 밤 1시가 꼬박 넘어 촬영이 끝난 후에 세영 씨랑 준호 씨가 기운이 다 빠진 상태로 저한테 와서 셋이 부둥켜안았다. 셋 다 완전히 지쳐 있는 상태로 얼싸안고 너무 고생했으니 빨리 퇴근하자고 했다. 그 와중에도 둘 다 저한테 만족스럽게 나왔냐고 물어보더라. 설레는 감정에서부터 분노와 당혹감, 그리고 충심과 연심으로 이어지는 감정의 릴레이를 배우들 모두가 훌륭하게 소화한 덕분에 저에게는 최고의 장면 중 하나로 남아있다. 드라마의 수많은 엔딩 중 초반에 찍은 만큼 더욱 애착이 간다."



정 감독은 이세영, 이준호뿐만 아니라 '옷소매 붉은 끝동' 모든 배우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배우 한 명 한 명을 언급한 정 감독의 장문의 답변에는 남다른 애정이 담겨있었다.

먼저, 정 감독은 초중반 극의 중심을 잘 잡아준 영조 역의 이덕화에 대해 "많은 사람들의 기억에 남아 있는 영조와는 좀 색다른 느낌을 찾아야 했습니다. 변덕이 심하면서 명민함을 유지하는 동시에 언제 어디로 분노할 수도 있는 에너지가 충만한, 그리고 제왕의 카리스마를 살릴 수 있는 배우가 누구일지 고민했습니다. 많이 고민하지 않았다. 이덕화 선생님이었다. 이덕화 선생님은 본능적으로 본인에게 시선을 집중시키는 한방이 있다. '덕화는 덕화였다'라고 말하고 싶다. 캐릭터에 대한 연구를 게을리하지 않으시며 후배 연기자들과 교감을 끝없이 하시더. 준호 씨가 연기하는 정조가 세월의 변화에 따라 종종 영조의 몸짓이나 발성이 배어 나오는 것을 보면서 이덕화의 영조가 이 드라마에 남긴 흔적들을 떠올렸다. 5회 엔딩과 11회, 12회 편전의 씬들은 이덕화의 영조가 아니었으면 완성이 안 될 장면들이었다. 특히 편전에서 금등지사를 확인하는 씬은 연기자들의 힘에 백프로 이상 의지해서 만들어야 하는 장면이었다. 덕화 선생님은 아침부터 새벽까지 이어진 촬영 중에도 전혀 지친 기색 없이 후배 연기자들을 독려하면서 편전 신을 완성해나가셨다. 제작발표회에서 저에게 진정성 있는 감독이라고 한참 칭찬해주셨는데 선생님이야말로 진정성 중의 진정성을 보여준 연기자셨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옷소매 붉은 끝동'의 빌런 제조상궁 조 씨를 연기한 박지영에 대해서는 "최고의 캐스팅 중 하나"라며 "자신에게 궁녀 역할을 제안한 작품은 처음이었기 때문에 도대체 어떤 감독인지 궁금했다며 호탕하게 웃으신 모습에 새삼 반했다. 1회에서 영조와 함께 아역들을 이끌어 주며 드라마의 시작을 힘 있게 열어준 최고의 연기자였다. 사극을 처음 하는 감독과 후배 연기자들에게 훌륭한 길잡이가 되어주셨고, 언제나 아이디어가 많았기 때문에 리허설을 할 때마다 무척 즐거웠다. 많은 것을 배웠다"라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서상궁 역의 장혜진에 대해서는 "이전 작품에 특별출연을 해주신 인연이 있었고, 서상궁 역으로 가장 먼저 떠올린 배우였다. 특별출연을 해주셨을 당시 슬픈 장면이었지만 유쾌한 기억으로 남았기 때문에 덕임을 따뜻하게 감싸면서도 생활감 넘치는 서상궁으로 다른 사람은 도저히 생각나지 않았다. 또한 동궁전의 상궁으로서 산에게도 중요한 인물 중 하나였다. 촬영 현장에서 에너지와 활력을 불어넣는 배우의 매력과 능력이 캐릭터 속에 녹아 산과 덕임을 끝까지 보듬어왔다고 생한다. 긴 촬영 기간 동안 저 역시 이 배우에게 많은 부분을 의지한다고 느꼈다"라고 말했다.

오대환이 분한 산의 호위무사 강태호는 원작에 없는 캐릭터였다. 정 감독은 "오대환 배우에게 맞춰 만든 인물"이라며 "오대환 배우가 일정이 안 맞으면 아예 역할을 빼버릴 생각까지 했다. 오대환 배우는 애드리브를 받아줄 수밖에 없게 연기하는 배우다. 대사가 없는 상황에서도 뭔가를 만들어 오고 드라마 상황에 맞게 찰떡으로 소화하기 때문에 감독 입장에서는 최대한 자유롭게 놔두고 어디까지 무엇을 보여줄지 언제나 기대하게 된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산과 성덕임 사이에서 팽팽한 텐션을 만들어 낸 홍덕로 역을 연기한 강훈과도 많은 의견을 주고받으며 캐릭터를 함께 만들어갔다. 정 감독은 "강훈 배우의 덕로를 만들기 위해서 촬영 직전까지 주 1-2회는 대본 리딩을 따로 하면서 캐릭터에 대한 연구를 같이 했다. 외형적으로는 날렵한 미남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체중 감량과 운동도 병행할 것을 권했다. 덕로의 산에 대한 마음을 어떻게 살릴까도 같이 고민했다. 덕로 홍국영의 정조 이산에 대한 충성심이 엿보이는 기록들을 함께 살펴봤고, 정철의 '속미인곡'과 '사미인곡'을 보라고 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덕로의 태도라고 생각했다. 산을 보위에 올리게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올리겠다는 그 어떤 일도 할 수 있다는 태도를 장착하는 게 중요했다. 초반 촬영에는 맞지 않는 옷을 입은 어색함이 약간 있었지만 촬영이 거듭될수록 누구보다도 오직 산을 바라보고 위하는 덕로가 완성되어 갔다. 덕로가 산을 향해 마지막 편지를 쓰는 장면에서는 강훈이 사라지고 덕로 홍국영만 남아 있었다"라고 말했다.

혜경궁 역을 맡은 강말금에 대해서는 "'찬실이는 복도 많지'를 워낙 재밌게 봐서 꼭 한 번 작업하고 싶은 배우였다. 사극을 해 본 적 없고, 일반적인 드라마 연기랑은 분명 다른 톤이 나올 것 같아 기존과는 전혀 다른 혜경궁을 연기하게 되리라는 기대감이 있었다. 배우와 함께 아들을 지키겠다는 일념 하에 서늘하고 목적지향적인 혜경궁으로 캐릭터를 만들어 보자고 했다. '한중록'을 다 읽은 후 따로 감상평까지 보내 깜짝 놀랐다. 기록 속에서 찾아낸 혜경궁의 서늘하고 목적지향적인 모습들을 담아냈으며, 무방비하게 나오는 날것의 얼굴에 언제나 감탄했다"라고 칭찬했다.

'옷소매 붉은 끝동'을 통해 새롭게 발견한 배우로는 서효림, 권현빈, 김자영, 차미경, 지은을 언급했다. 정 감독은 "출산 후 복귀작으로 용기 있게 사극을 선택한 서효림 배우와 수염을 붙인 바람에 시청자들이 누군지 몰라봤던 권현빈 배우가 참 인상적이었다. 효림 씨는 결혼 전의 풋풋한 이미지만을 생각하며 이 배우가 과연 표독스러우면서도 왕인 아버지의 사랑을 언제 잃을지 몰라 전전긍긍하는 화완옹주를 과연 어떻게 소화할까 궁금했다. 배우보다는 가수나 모델로 더 인지도가 컸던 현빈 씨에게 산의 최대 정적 중 하나인 정백익(정후겸) 역할을 맡긴 것도 모험이었다. 둘 다 캐릭터를 훌륭히 소화해내어 초반의 긴장감을 잘 살려줬다. 그리고 동궁의 권상궁 역의 김자영 배우, 영희의 스승상궁인 박상궁 역의 차미경 배우, 그리고 월혜 역의 지은 배우 역시 기억에 많이 남아 있다. 누군가는 직무에 충실한, 누군가는 왕실의 한을 담고 있는, 누군가는 남들에게 말할 수 없는 비밀을 안고 있는 궁녀들 중 하나로서 궁궐의 여러 모습을 대표한다고 생각한다. 세 배우 모두가 등장하는 장면마다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였다"라고 했다.



'옷소매 붉은 끝동'의 큰 성공 이후 차기작에 대한 부담감은 없을까. 정 감독은 "당장 차기작을 준비하지는 않을 것 같아 차기작에 대해 큰 부담을 느끼고 있지는 않다"라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다음 작품을 하게 된다면 많은 사람들이 마지막까지 살아있는 드라마가 하고 싶다. 이번의 성공이 앞으로 연출할 때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는 좀 궁금하다. 일단 블루레이 작업을 마치는 대로 휴가를 내고 재충전을 하면서 그간 소홀히 했던 고양이와 남편이 있는 일상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정 감독은 '옷소매 붉은 끝동' 시청자들에게 "초록빛 여름 속을 해맑게 뛰어가던 덕임을 기억해달라. 그런 덕임을 결코 잊지 않았던, 눈 내리는 시린 하늘을 물끄러미 보던 산도 떠올려 달라. 둘은 결국 행복하게 재회하니 너무 슬퍼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라고 당부하며 "많은 사랑 주셔서 감사하다. 여러분이 산과 덕임을 사랑한 것 이상으로 저도 둘을 사랑했다"라고 다시 한번 감사 인사를 전했다.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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