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선균 “‘기생충’ 이후 복귀작 ‘킹메이커’, 부담보다는 감사하죠” [인터뷰]
- 입력 2022. 01.28. 15:24:48
-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3년 만에 스크린 복귀다. 영화 ‘기생충’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 유수 영화제에서 주목받은 이선균이 이번엔 선거 전략가로 분했다.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인물의 드라마틱한 서사를 이끌어낸 그다.
'킹메이커' 이선균 인터뷰
영화 ‘킹메이커’(감독 변성현)는 세상을 바꾸기 위해 도전하는 정치인 김운범과 존재도 이름도 숨겨진 선거 전략가 서창대가 치열한 선거판에 뛰어들며 시작되는 드라마를 그린 작품이다. 이 영화는 지난해 언론배급시사회를 마친 후 언론과 인터뷰를 앞두고 개봉 연기를 택했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인해 극장 운영에 영업제한이 생겼기 때문. 개봉을 미룬 시기와 함께 오는 3월 9일 대선이 맞물리면서 ‘정치색’을 강조한 영화가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왔다.
“1년 넘게 개봉을 기다린 거라 한 달 연기는 힘들지 않았어요. 확진자가 줄어서 거리두기, 영업제한이 풀렸으면 하죠. 선거를 앞두고 개봉한다고 해서 많은 분이 우려하고 있는데 정치색을 띈 영화가 아니라 걱정하진 않아요.”
이 작품은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의 변성현 감독과 주요 제작진이 다시 한 번 의기투합했다. ‘불한당’에 출연했던 설경구도 등장, 힘을 보탠다. 이선균은 ‘불한당’ 팀과의 만남, 작업에 대해 깊은 신뢰감을 드러냈다.
“선거 이야기를 하는 게 매력적이었어요. 정치색 보다는 두 인물의 신념과 갈등을 재밌게 봤죠. 사실 역할보다는 경구 선배님, 변성현 감독님, ‘불한당’ 제작진과 함께 한다는 자체가 결정할 때 굉장히 컸어요. 20대부터 60대까지 연기한다는 게 걱정되고 부담됐지만요. 고민됐지만 왜 서창대가 그림자로 일을 해야 할까는 당위성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이선균이 맡은 서창대는 김운범의 뒤에서 선거 전략가로 활동, 선거판을 뒤흔드는 인물이다. 하지만 과정보다 결과를 중요시한 서창대의 방식은 김운범의 소신과 부딪히고, 두 사람의 관계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며 갈등을 그려간다.
“치밀한 건거 전략가를 표현하는 건 대본에 나와 있었어요. 어떻게 보면 계략이죠. 술수를 표현하는 인물인데 계략 같은 건 대본에 잘 나와 있어서 충실하면 됐어요. 연기하며 확장된 건 이 사람이 왜 나서지 못하고 뒤에서 있어야할까 구축하는데 감독님과 많은 이야기를 했어요. 이북 출신이라는 점을 생각하며 연기했죠. 전략이 좋고, 똑똑한 인물이지만 태생의 한계 때문에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는 인물이에요. 뒤에 있고, 튀지 않는 인물로 그리고 싶었죠. 같은 당원한테도 감춰져있는 인물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었어요. 왜 나서지 못하는가의 당위성에 대해 감독님과 많이 얘기했어요. 왜 이 양반은 앞에 나서지 않고, 그림자 뒤에 숨어야 하고, 다른 인물들 뒤에 숨겨져야 하는지 이유를 설명하게끔 표현하려 했죠.”
이선균은 다양한 연설 영상과 인터뷰를 참고, 어떤 방식으로 호소하고 어떻게 설득시키는지 파악해 역할에 반영했다. 또 과정보다 결과 그 자체를 중요시하는 서창대를 이해시키기 위해 인물의 목적을 집중해 표현, 캐릭터가 변해가는 과정과 그의 트라우마가 잘 드러날 수 있도록 각별히 신경 쓰며 노력했다.
“초반에는 김운범과 첫 만남에 신경 쓰며 연기했어요. 사무실에 와서 동지들을 제 편으로 만들고, 동요시키고, 선동하는 신에선 짧은 시간 내 많은 걸 보여줘야 해서 부담됐었죠. 대사의 길이보다 동선, 톤 조절로 밀당 하는 느낌을 살려보자고 했어요. 동선 리허설을 하며 어떤 게 효율적이고, 편하게 움직일까에 신경 썼어요. 그 뒤에는 드러내지 못하고 그림자로 감춰지잖아요. 그런 부분은 촬영팀과 조명팀에 의해 잘 표현됐던 것 같아요.”
승리에 목적과 수단의 정당성이 동반되어야 하는 김운범. 그러나 승리를 위해서는 물불 가리지 않는 선거 전략가 서창대. 두 사람의 이야기는 시대와 분야를 막론하고 누구나 마주하는 딜레마다. ‘킹메이커’는 관객들에게 정당한 목적을 위해 과정과 수단까지 정당해야 하는지, 아니면 목적을 위해서는 어떤 수단도 감수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이 영화는 어떤 편협한 정치적인 걸 보여주는 게 아니에요. 저희는 치열한 선거판의 이야기, 그 안의 사람들과 관계에 대한 이야기니까 그렇게 봐주셨으면 하죠. 선거를 앞두고 개봉하는 건 오히려 득이 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한국에서는 60~70년대의 스트일리시한 정치 영화가 없었다 보니까 득이 될 수 있는 시기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이선균은 제92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을 사로잡은 ‘기생충’ 이후 ‘킹메이커’을 스크린 복귀작으로 택했다. ‘기생충’ 이후 복귀작이기에 많은 이들의 관심이 모아진 바. 이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을까.
“‘기생충’의 끈을 잡고 있으면 안 될 것 같고, 부담을 느끼면 안 될 것 같았어요. 그런 작품에 참여하고, 영화제에 가서 칭찬도 받고, 기운을 얻는 건 영향을 끼쳤지만 부담은 아니었어요. 감사함이었죠. 그런 것만 가지고 있어요. 요즘에는 OTT 작품들이 해외에서 관심을 받고 있잖아요. 굉장한 의미인 것 같아요. 한국영화사 100년에 ‘기생충’이 방점을 찍고, K콘텐츠가 주목받는 게 감사하죠.”
이선균은 ‘킹메이커’ 개봉 전, 애플TV+의 ‘닥터 브레인’을 통해 대중과 만났다. 드라마, 영화뿐만 아니라 OTT 등 다양한 플랫폼으로 폭 넓은 연기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다. 장르, 캐릭터를 가리지 않고 새로운 얼굴을 보여주고 있는 그의 ‘다음’은 무엇일까.
“앞으로 개봉할 영화들이 제가 안 해봤던 장르들이에요. 어떻게 봐주실까 궁금해요. 장르, 캐릭터에 대한 욕심은 별로 없어요. 제가 잘 할 수 있는 것보다 고민되는 것들을 만나보고 싶죠. 그게 뭐가 될지 모르겠지만 고민되는 부분에 대해 성장하는 게 있지 않을까 싶어요. 제 나이에 맞게 캐릭터도 늙어가니 저도 잘 늙어갔으면 하고요.”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