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 해 우리는' 이나은 작가가 청춘들에게 전하는 위로 [인터뷰]
- 입력 2022. 01.29. 08:00:00
- [셀럽미디어 신아람 기자] 이나은 작가가 '그 해 우리는'을 통해 성공적인 지상파 데뷔를 치렀다. 이 작가는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지극히 현실적이고 감각적인 대사들로 현시대를 살아가는 청춘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어딘가에 살아있을 것 같은 인물들의 이야기로 시청자들에게 위로를 전하고 싶다는 이나은 작가다.
이나은 작가
'그 해 우리는'은 함께해서 더러웠고 다신 보지 말자!로 끝났어야 할 인연이 10년이 흘러 카메라 앞에 강제 소환되어 펼쳐지는 청춘 다큐를 가장한 아찔한 로맨스 드라마. 풋풋했던 학창 시절 첫사랑의 추억을 소환하다가도 누구나 한 번쯤 웃고 울었을 지난 연애의 기억을 떠올리며 ‘과몰입’을 유발했다. 이에 회를 거듭할수록 각종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국내 OTT를 통해 호평과 입소문을 타고 뜨거운 반응이 쏟아졌다.
이나은 작가는 최근 셀럽미디어와 화상인터뷰를 통해 '그 해 우리는'에 대해 못다한 이야기를 나눴다. 웃음, 설렘, 공감이 적절하게 어우러진 감각적인 대사들로 가득한 대본으로 시청자들을 매료시킨 이나은 작가의 이야기를 일문일답으로 풀었다.
▶‘그 해 우리는’은 지상파를 통해 선보인 첫 작품이었다. 호평 속에 마친 소감은
매일매일이 달랐다. 어떤 날엔 자신감이 있다가 어떤 날은 걱정이 되다가 드라마 나올 때까지 예측할 수 없었다. 지상파에서 이런 작은 이야기를 해도되나 걱정을 많이 했던 것 같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 부분을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생긴 것 같고 응원해 주셔서 끝까지 해낼 수 있었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도 뿌듯하고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다.
▶배우들이 하나같이 대본이 좋아서 출연을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시청자들도 작가님을 향한 애정이 대단하다. 이런 반응들을 보면 어떤 기분인가
너무 얼떨떨했었다. 그때 보여드릴 수 있는 게 대본밖에 없었는데 그걸 믿고 선택해준 게 감사하면서 부담이 되기도 했다. 끝까지 기대 부응해서 가져가야 할 텐데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다. 배우님들한테는 늘 고마움을 가지고 있다. 시청자분들에게도 이런 소소한 이야기가 닿을 수 있을까 걱정을 했는데 오히려 작은 이야기여서 좋았다고 말씀해 주셔서 많이 위로를 받고 다음 차기작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갖게 됐다.
▶다큐멘터리 역주행으로 인해 다시 만나게 된 커플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런 소재를 생각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우연히 봤던 EBS 다큐멘터리에서 청춘 두 학생 이야기가 너무 평범했는데 자기 전에 계속 생각이 나더라. 거기서 영감을 받아서 만들게 됐다. 직업 같은 경우는 우연히 갔던 전시회에서 그림을 보고 섬세하고 예리한데 따뜻함이 있는 그림이 웅이의 성격과 많이 닮아있지 않나 생각이 됐다. 연수 같은 경우는 가장 현실적인 인물로 그리고 싶었다. 전교 1등도 하면서 열심히 살던 친구가 지금 어떤 일을 하고 있으면 가장 주변 인물같이 보일까 생각해서 스타트업 팀장님으로 설정하게 됐다.
▶대사 속에서 청춘에게 전하는 위로를 엿볼 수 있다. 이런 위로들은 어떤 과정 속에서 탄생하게 됐나. 인물 대사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었나
나에게 위로를 주고 싶었다. 한 청춘이기 때문에 내가 가진 고민들을 나열하기 시작하면서 인물들의 대사를 통해 위로를 많이 받았던 것 같다. 나를 시작으로 내 친구 주변 사람들에게도 물으면서 이야기를 넓혀나갔다. 진심이 닿았던 시청자들은 본인들에게 위로를 해준 것 같다고 말해주셔서 감사하다.
▶웅연수 커플의 설레는 포인트들이 정말 많았는데 담박하게 쓰는 게 쉽지 않았을 것 같다. 본인의 경험이 담겨있나
오글거리는 거 안 좋아하고 담백할 걸 좋아한다. 담백하게 쓰는 거에 대해서는 어려움이 없었다. 더 설레게 어떻게 표현할까, 어떻게 더 드라마틱하게 표현할까에 대한 고민이 많았던 것 같다. 대사 같은 경우는 현실적이면서 상황에서 드라마틱한 순간들을 줬던 것 같다. 그 부분은 내 경험이 많이 담긴 것 같다. 연수가 벚꽃을 뿌리는 신이 있는데 경험을 바탕으로 썼던 거라 그 부분을 좋아해 주셔서 감사했다. 내 경험과 주변 이야기를 많이 듣고 썼다.
▶마지막 화에 가서야 최웅도 국연수도 용기내 과거와 마주한다. 직접적으로 다 드러내지 않고 마지막에 되어서야 마주하게 된 이유가 무엇인가
우리 드라마 가장 큰 갈등이자 중요한 게 '우리가 왜 헤어진 거야?'였던 것 같다. 명확하게 연수가 웅이한테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 둘은 구체적으로 대화를 짚고 넘어가지 않는다. 고민을 많이 했던 부분이다. 과거는 과거로 묻어두고 나아가야 미래가 발전이 있다고 생각했다. 서로 눈빛만 봐도 아픔이 있었다는 건 충분히 공감한다. 굳이 과거를 짚고 거기에 얽매이지 않게 표현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서 직접적으로 드러내지 않았다.
▶넷플릭스 탑 상위권에 오르며 높은 화제성을 기록했다. 이 작품만의 강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편하게 볼 수 있었던 게 강점이지 않을까. 우리 드라마에는 큰 갈등 구조나 사건들보다는 인물들의 감정선을 따라서 천천히 나아가는 이야기다 보니까 오히려 일상에 지쳤던 분들이 힐링 드라마를 통해 많이 위로를 받으면서 좋아해 주신 게 아닐까.
▶극 중 웅이와 국연수는 실제 비슷한 나이 또래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의 나이대에 가지는 고민을 더 잘 녹여낸 것 같은데 작품을 쓸 때 가지고 계셨던 고민이 무엇이었나
연인에 대한 사랑, 친구 간의 우정, 가족에 대한 사랑, 꿈 이 네 가지가 큰 줄기었다. 이십 대를 관통하는 네 가지 큰 고민거리였다. 이제는 삼십 대가 되었는데 돌이켜봤을 때 그 네 가지가 이십 대를 끌어오는 가장 큰 원동력이지 않았나 생각했다. 모든 인물마다 가정사에 서사가 담겨있고 서로 관계도 많이 담겨있고 모두 나의 고민이 녹아있는 부분이다.
▶명대사들이 매회 쏟아졌다. 대사들은 주로 어디서 수집하나
평소 메모 많이 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 감정을 느끼면 가끔 일기도 쓰는 편이라 그걸 꺼내서 대사를 떠올렸다. 실제로 했던 말도 있지만 '이렇게 말할걸' 후회했던 것들도 기억해 내서 대사로 많이 사용하기도 했다. 가장 현실적인 대사를 쓰고 싶어서 실제로 쓰는 말들에서 수집을 많이 했다.
▶드라마의 흥행도 있지만 글의 힘이 덕에 대본집까지 출간하게 됐다. 소감이 어떠한가
대본집 제안 받았을 때 망설여지기도 했다. 영상이나 많은 분들 도움 통해 좋게 나온 부분도 있는데 날 것 그대로 보여줘도 될까 걱정을 했다. 대본집을 봤을 때 글에서 오는, 여백에서 오는 감동이 있었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그런 감정을 전할 수 있다면 좋겠다 생각해서 출간하게 됐다.
▶이 작품을 쓰면서 작가님 본인이 가장 중점에 뒀던 과거의 후회와 감정이 있다면 무엇이었나
후회와 사랑 같은 경우는 조금 더 그때 최선을 다해서 사랑할걸, 표현할걸, 붙잡아 볼 걸 이런 감정들을 웅이와 연수에게 많이 담았다. 사랑에 대한 후회 감정도 크고 뒤로 갈수록 나오는 가족의 서사에서도 가족이 나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고민이 많이 담겼다. 인물을 통해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그 해 우리는’을 비롯해 ‘전지적 짝사랑 시점’, ‘연애미수’ 등 청춘들의 현실적인 사랑이야기를 풀어냈다. 작가로서 궁극적으로 이야기하고 싶은 건 무엇인가
사랑 이야기 내 나이에 맞는 겪고 있는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풀어나가고 싶다. 청춘멜로를 한것 또한 내가 청춘을 지나고 있기 때문에 풀어냈고 나이가 들면서 그 나이에 맞는 이야기를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마지막 글을 쓸 땐 할머니가 돼서 할머니 이야기도 쓰고 싶다. 삶과 인생과 함께 글이 따라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본인이 생각하는 청춘의 정의는 무엇인가
청춘은 혼자서는 빛나지 않는다는 생각이다. 아무리 내가 뛰어난 사람이어도 혼자있을 땐 청춘이 무의미하다고 생각한다. 그 당시 내 모습을 봐주고 기록해 주는 주변인들이 있기 때문에 청춘이 더 풋풋해 보이고 아련해 보인다. 내가 정의하는 청춘은 드라마 제목에 잘 녹아있는 것 같다. '우리'라고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시청자들이 '그 해 우리는'을 어떻게 기억해 주길 바라나
좋은 작품을 보고 나면 그 작품을 보던 나의 모습을 많이 기억한다. 그 작품 했던 계절, 순간 공기의 흐름까지 기억할 만큼 좋은 작품을 보면 당시의 모습이 많이 남더라. 시청자분들도 '그 해우리는을' 시청했던 시간이 좋은 순간은 있었지라고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다.
▶작품을 통해 못다 한 이야기나 시청자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이번 작품에서 못다한 이야기는 다음 작품에 담기지 않을까. 더 다양한 청춘들이 있다. 이번에 그리지 못한 상처와 아픔도 많이 있을 거고 빛나는 사랑도 있을 것이다. 차기작에서 많이 표현하고 싶다.
[셀럽미디어 신아람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이나은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