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자연인이다’ 김순애, 대박 감자탕집→심마니 생활 ‘새로운 삶’ 이유는
입력 2022. 02.02. 21:50:00

'나는 자연인이다'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자연인 김순애 씨가 새로운 삶을 시작한 이유는 무엇일까.

한겨울 추위에 모든 것이 얼어붙은 듯 고요한 산속. 발이 푹푹 빠지는 눈밭을 지나고, 빙판 위에서 미끄러지고 빠지기를 몇 번. 저 멀리 계곡의 얼음을 깨고 있는 자연인 김순애 씨를 만났다. 전

6남매 중 맏이로 태어난 자연인은 어린 시절 집안 살림을 돕던 책임감 강한 딸이었다. 성인이 되자 돈을 벌기 위해 도시로 나섰다는 그녀. 그리고 그곳에서 인연을 만나며 가정도 이뤘는데, 꽃다운 나이에 행복한 미래를 그렸지만, 그 꿈은 얼마 가지 못했다. 남편은 월급 한번 가져다주는 일이 없었고 두 아이를 키우는 일은 온전히 그녀 몫이었던 것. 결국 남편과도 헤어진 그녀는 두 아이와 함께 살 집을 하루빨리 얻어야 한다는 마음에 조부모에게 아이들을 맡기고 고달픈 시절을 보내야 했다.

시골에서 상경해 아는 이 하나 없는 도심 외곽의 식당으로 취직하게 된 자연인. 의지할 곳 없이 몸이 부서져라 일하며 고된 시간이 이어졌지만, 그녀가 버틸 수 있었던 건 일주일마다 두 아이를 보러 갈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자식들을 부족함 없이 키우고 싶었던 엄마의 바람은 돈에 대한 집착으로 이어졌고, 그녀는 차곡차곡 돈을 모았다. 그리고 작은 감자탕집을 열었는데 돈을 쓸어 담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식당은 손님이 들끓었다. 이후 강원도 유원지로 장소를 옮겨 식당을 열었는데 여전히 장사는 잘됐지만, 불행은 일순간 그녀에게 속수무책으로 닥쳤다.

IMF로 인해 잘 되던 유원지 식당들이 하나둘 문을 닫고 자연인의 식당 역시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그동안 애써 외면하던 건강까지 무너지면서 그녀의 삶은 희망이 아닌 무기력으로 가득 찼다. 간 종양, 뇌동맥류, 허리디스크, 손목, 발목 관절까지 총 8번의 대수술. 3년 동안 방안에서 꼼짝 못 하던 그녀는 불현듯 이렇게 살 수 없다는 생각에 무작정 산을 다니기 시작했다. 산에만 가면 안도감을 느끼고 아팠던 몸도 씻은 듯 가벼워졌기 때문. 그리고 심마니들을 따라다니며 산을 배우기 시작한 자연인은 산에 나는 나물과 약초들로 끼니를 챙기며 다시 살아갈 힘을 얻었다.

15년 전 산에 온 건 온전히 자신을 위한 선택. 맷돌에 검은콩을 갈아 두부를 만들어 먹고 옻나무를 끓여 장을 담그는 수고스러움은 그녀가 산에서 누리는 즐거움이자 건강 비결이라는데. 겨울이면 꽁꽁 언 계곡 위에서 썰매를 타고 작은 행복에도 천진난만한 미소를 보이는 그녀.

MBN ‘나는 자연인이다’는 매주 수요일 오후 9시 50분에 방송된다.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MB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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