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 학교는' 이유미, 원동력이 돼준 조급함 [인터뷰]
입력 2022. 02.23. 15:10:55

이유미

[셀럽미디어 김희서 기자] 배우 이유미가 또 다른 얼굴로 전세계 시청자들을 만났다. 나연으로 열연을 펼친 이유미의 얼굴은 얄미우면서도 안쓰러운 구석을 표현해내는데 충분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지금 우리 학교는’(극본 천성일, 연출 이재규·김남수, 이하 ‘지우학’)은 좀비 바이러스가 시작된 학교에 고립돼 구조를 기다리던 학생들이 살아남기 위해 함께 손잡고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

‘지우학’은 공개 하루 만에 넷플릭스 전세계 톱10 TV프로그램(쇼) 부문 1위를 차지, 이후 13일 연속 정상 자리를 지켰다. 또 10일 만에 넷플릭스 TV(비영어)부문 역대 시청 시간 5위에 오르고 42개국에서 1위를 기록하는 등 현재까지도 인기몰이 중이다. ‘지우학’의 글로벌 흥행은 곧 배우들을 향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인기를 실감하는지에 대해 이유미는 감개무량하다며 기쁜 마음을 드러냈다.

“일단 너무 행복하다. 정말 운이 너무 좋았고 작년에 ‘앞으로 쭉 좋은 일만 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는데 정말 좋은 일들만 생겨서 기분이 좋고 날아갈 것만 같다. 사실 실감을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될 지 모르겠다. 새로운 경험을 많이 하다 보니까 지금 제가 하는 모든 것들이 익숙하지 않아서 이게 실감하고 있는 건지, 아직 적응 중인지 혼돈이 온다. 이게 안정이 되면 실감난다고 말하면서 구체적으로 말할 수 있을 때가 올 것 같다.”

이유미는 극 중 자신의 안위가 가장 소중해 친구들과 갈등을 빚는 나연 역으로 활약을 펼쳤다. 많은 것을 가졌지만 고립된 인물을 섬세한 내면 연기로 그려내며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특히 늘 불만을 토로하며 이기적으로 행동하는 나연은 얄미움을 담당했다. 이에 시청자들 사이에서 나연은 또 다른 ‘빌런’으로 불렸다. 그런 나연의 특징을 살리기 위해 이유미는 극에선 설명되지 않았던 나연의 비하인드 스토리들을 많이 상상해봤다고.

“이왕 빌런할 거면 최강 빌런으로, 기왕이면 왕창 얄밉게하려고 했다. 어중간한 것보다 확실한 게 나으니까. 최고의 칭찬 같다. 나연이가 하는 행동이 쉽게 이해받을 수 없어서 나연이가 그랬어야 하는 이유에 중점을 뒀다. ‘왜 이런 생각을 가지지. 어쩌다 이런 행동을 하게 됐지?’ 생각하면서 나연이가 어릴 때 어떻게 자랐고 부모님에게는 어떤 영향을 받고 경수를 그런 눈으로 바라봤는지를 많이 고민했다. 나연이가 나쁘다, 착하다라고 정하기보다 나연이라는 캐릭터가 어떤 인물이고 이런 상황에서 이 아이에게는 왜 이런 행동이 타당성이 있었는지를 생각했다.”

‘지우학’에서는 다양한 캐릭터들을 통해 위기에 맞닥뜨렸을 때 나타나는 인간 군상을 그려냈다. 이 가운데 나연은 자기 생각에만 빠져있어 피해의식, 자기연민, 자기 합리화로 결국 친구를 죽음으로 내몰아내고도 일말의 미안함도 가지지 않아 친구들에게 원망의 대상이 됐다. 하지만 이유미는 나연을 연기하기 위해 인간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지점들을 찾아봤다고. 나연은 남들보다 애정과 관심을 더 갈구했던 아이였기에 그런 자아를 갖게 된 것으로 이해했다.

“보는 사람들 의해서는 전혀 이해되지 않는 아이라는 걸 너무 잘 알지만 나연이도 또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어떤 것에 공감되는 건 연기를 하기 위해 만들어갔다. 나연이는 다 당연하게 생각하고 하는 행동들이라 그런 부분에 공감대를 형성했던 것 같다. 하나를 꼭 짚는다면 모든 사람들은 사랑받고 싶지, 미움받고 싶은 사람은 없지 않나. 단지 그걸 더 신경 쓰거나 덜 신경쓰는 차이만 있을 뿐인데 그런 인간적인 부분에서 나연이가 표현하는 방법이 달랐다고 생각한다.”
한편으론 아무도 자신의 편이 없다며 방송실을 나가 홀로 숨어있다가 죽음을 맞은 나연이가 가엽게 느껴지기도. 이에 이유미는 어른으로서 나연이에게 전하고 싶었던 말도 언급했다.

“다른 행동 방법이 있었을 텐데 하는 안타까운 마음은 있었다. 연기할 땐 없었지만 제 3자 이유미로 봤을 때는 나연이에게 ‘너가 왜 이러는지 알겠는데 너가 하는 행동이 이것 말고 다른 것도 있지 않았을까’라고 말해주고 싶은 마음이었다. 나연이에게 ‘이런 방법도 있지 않을까?’라고 말해주는 친구가 필요했을 것 같다.”

이유미는 공교롭게도 전작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과 ‘지우학’ 촬영 시기가 겹쳐 두 작품을 동시에 소화했다. 전혀 다른 색의 캐릭터였기에 오히려 더 몰입할 수 있었다는 이유미는 만족감을 나타냈다. 항상 배울 게 많았던 현장들이었다는 ‘오징어게임’과 ‘지우학’은 이유미에게 큰 의미가 되어준 작품이 됐다.

“‘오징어게임’과 ‘지우학’은 상반된 캐릭터이기도 했고 완전 대비됐다. 지영이는 무언가 덜어낸다면 나연이는 편견이든, 어떠한 고정관념이든 더 끌어모아야 하는 캐릭터였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각의 매력을 느꼈다. 쉽게 경험하지 못하는 역할이고 좋은 기회에 연기로 표현할 수 있는 게 가장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왔다갔다하면서 좀 더 성장했다. 연기적 스펙트럼을 넓힐 수 있었고 공부를 한 것 같다. 덜어내기도 했다가 더 담기도 하는 그런 훈련들을 좋아해서 힘들지만 너무 재밌었다. 저에게는 큰 배움을 남겨준 작품들이다.”

지난해 전세계 신드롬을 일으킨 ‘오징어게임’으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이유미. 단, 두 작품으로 반짝 뜬 라이징 스타같아보이지만 이유미는 영화 ‘박화영’, ‘어른들은 몰라요’, ‘인질’, 드라마 ‘오징어 게임’, ‘지금 우리 학교는’ 등 각양각색의 작품들을 통해 차근차근 얼굴을 알린 데뷔 14년 차 배우다. 오랜 무명 생활을 하면서 생긴 조급함은 그가 지금의 자리에 올 수 있게 해준 원동력이 돼주었다.

“조급함은 항상 있었다. 근데 그 조급함 때문에 더 열심히 노력할 수 있었다. 조급함은 저에게는 좋은 원동력이 됐다. 그래서 저한테 조급함은 나름 싫지 않은 느낌이다.”

이유미는 올해 차기작 ‘멘탈코치 제갈길’로 또 한 번 시청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지우학’을 시작으로 2022년도 ‘열일’을 예고한 이유미의 새 목표는 무엇일까.

“지금 찍고 있는 작품 촬영을 잘 마무리 했으면 좋겠다. 좋은 캐릭터로 보여졌으면 좋겠다. 열심히 잘 찍어서 좋은 연기를 보여드리고 많은 사랑을 받고 싶다. 연기적으로도 계속해서 성장하는 모습 보여드리겠다.”

[셀럽미디어 김희서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바로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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