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스트 닥터' 정지훈, '도전'하는 삶에 대하여[인터뷰]
- 입력 2022. 02.26. 09:30:00
-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전화위복(轉禍爲福)이란 이럴 때 쓰는 말이라 할 수 있겠다. 끊임없는 도전 정신과 강인한 의지가 불행을 행복으로 바꾸어놨다.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만들어 낸 가수 겸 배우 정지훈의 이야기다.
정지훈
지난 22일 종영한 tvN 월화드라마 '고스트 닥터'는 신들린 의술의 오만한 천재 의사와 사명감이라곤 1도 없는 황금 수저 레지던트, 배경도 실력도 극과 극인 두 의사가 바디를 공유하면서 벌어지는 메디컬 스토리. 정지훈은 병원의 간판스타이자 흉부외과 전문의 차영민 역을 맡아 호연을 펼쳤다. 차영민은 의문의 교통사고 이후 몸과 영혼이 분리되는 고스트가 되는 인물이다.
최근 셀럽미디어와 화상 인터뷰를 통해 만난 정지훈은 "6개월 동안 공 들여서 촬영한 작품이다. 모든 배우들과 스태프들, 감독님, 작가님께 진심으로 감사하다. 덕분에 무사히 촬영을 마칠 수 있었다. 고생한 만큼 결과가 나와서 감사하게 생각한다"라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고스트 닥터'는 정지훈에게 첫 번째 메디컬 드라마. 의사 역할을 처음으로 소화한 정지훈은 "차영민은 많이 부담스러운 캐릭터였다"라고 털어놨다.
"생과 사를 넘나드는 판타지는 이번이 처음이었고, 의사 역할도 처음으로 연기했다. 캐릭터를 어떻게 만들어가야 할지 고민이 많았고 굉장히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도전해볼 만한 캐릭터라고 생각했다. 저에게는 앞으로 뜻깊게 남을 캐릭터라고 생각한다."
특히 정지훈은 '천재 의사' 차영민의 수술신을 실감 나게 재현하기 위해서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 6개월 동안 수술신을 위해 트레이닝을 받았다는 정지훈은 "현직 흉부외과 의사 선생님들과 상담을 많이 했다. 수술 도구부터 수술하는 방법 등을 꾸준히 공부했고, 그런 부분들을 디테일을 표현하려고 노력했다"라고 했다.
차영민에 모든 걸 쏟아부은 정지훈. 의사 역할에 재도전할 마음이 있냐 묻자 "다시는 의사 역할은 못할 것 같다"라고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는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힘들었다. 의사 역할은 보통 연구를 해서는 안 되겠다 싶더라. 만약에 또 의사 역할을 맡게 되면 다른 호흡을 보여줘야 하는데, 차영민과는 또 다른 호흡을 보여줄 수 있을까 싶다. (지금으로써는) 자신 없다"라고 솔직한 마음을 전했다.
고스트가 된 차영민은 고승탁(김범)과 몸을 공유하게 된다. 두 배우간의 호흡이 굉장히 중요했을 터. 정지훈은 "김범과 함께 연구를 많이 했다. '빙의'라는 설정 자체가 호불호가 엄청 나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최대한 꾸밈없이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게 관건이라고 생각했다. 그 부분에 가장 중점을 뒀다"라고 이야기했다.
차영민처럼 실제로 누군가의 몸을 빌릴 수 있다면 누구에게 '빙의'하고 싶냐는 물음에는 "여자분의 몸을 빌리고 싶다"라고 희망했다. "또 다른 성으로 한번 살아보고 싶다. 직장 생활도 해보고 싶고 대학생으로 학교에 다녀보고 싶기도 하다. (다른 성으로 살면서) 그런 소확행(소소하지만 행복한 행복)을 느껴보고 싶다. 가능하다면 직업을 바꿔보고 싶다. 셰프나 운동선수로 살아보는 건 어떨까 싶다."
6개월 간 함께 동고동락한 김범, 유이, 손나은 등 동료 배우들과의 작업은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고. 정지훈은 "김범과 유이, 손나은 배우는 개인적으로 내가 참 좋아하는 후배들이다. 같이 할 수 있어 즐거웠다. 호흡은 더할 나위 없었다. 특히 김범 같은 경우 내가 애드리브를 정말 많이 했는데 당황하지 않고 정말 잘 받아주더라. 어쩜 이렇게 잘 받아쳐주나 싶을 정도로 호흡이 굉장히 잘 맞았다"라고 만족감을 표했다.
'고스트 닥터' 차영민과 고승탁처럼 실제 정지훈과 김범의 브로맨스는 현재 진행형이다. "촬영을 할 때 진짜 애인처럼 서로 얼굴을 보고 매일 봤다. 당분간은 연락을 하지 않기로 했다(웃음). 운동(하자는 제안)은 정중하게 거절하더라. 같이 운동하면 정말 토할 것 같다고. 굳이 하기 싫다는 데 끌어들이는 건 아닌 것 같다. 그냥 나중에 사우나나 한번 같이 가서 운동을 한번 시켜볼까 싶다(웃음). 언제든지 만나서 밥도 먹기로 했다. 꾸준히 (연락을) 유지하기로 했다."
정지훈은 특히 성동일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는 "11년 전 드라마 '도망자 플랜 B'라는 작품에서 성동일 선배와 함께 한 적이 있다. 오랜만에 봤는데 어제 본 것처럼 정말 잘해주셨다. 후배들을 잘 이끌어주셨다. 선배님의 제안으로 새로운 연기를 해봤다. 정말 대단하고 존경스러운 선배다. 감동적이었다"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고스트 닥터'가 시청자들에게 어떤 작품으로 남길 바랄까. 정지훈은 "어떤 작품으로 남길 바라진 않는다. 전 세계에서 하루에도 수십수백 개의 작품이 쏟아지지 않냐. OTT 등을 통해 우리 드라마를 보게 된다면 '재밌는 드라마네', '잘 촬영한 드라마네'라고 느끼셨으면 좋겠다. 즐겁게 볼 수 있는 드라마가 되기를 바란다"라고 소망했다.
'고스트 닥터'로 안방에 복귀하기 전 정지훈은 예능 '놀면 뭐하니?', '먹보와 털보', 유튜브 채널 '시즌 비시즌' 등을 통해 시청자들과 활발하게 소통했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비록 해외 프로젝트가 여럿 무산됐지만 정지훈에게 새로운 기회들이 찾아왔고, 그는 뜻밖에 찾아온 그 기회를 제 것으로 만들었다.
"코로나19가 터지기 전에 미국에서 오디션을 봤다. 2개 작품은 성공적으로 잘 봤다. 그런데 코로나19 때문에 못 나갔다. 그중에서는 이미 개봉한 것도 있고, 앞으로 나오는 작품도 있다. 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큰 기회는 잃었지만 그 이후에 '깡' 열풍이 일었고, '싹쓰리'라는 프로젝트 그룹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또, 사랑해주신 덕분에 넷플릭스에서도 예능도 할 수 있게 되지 않았냐. 어쨌든 (그 작품들을 안 했기 때문에) 이렇게 좋은 예능, '고스트 닥터'처럼 좋은 드라마를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원조 만능 엔터테이너', '원조 월드스타' 정지훈의 도전은 계속된다. 그는 "죽을 때까지 도전하고 싶다"라고 의지를 드러냈다.
"계속 무엇인가에 도전하는 게 내 삶의 목표다. 잘됐을 때도 있고 아닐 때도 있는데 난 이미 그런 걸 너무 많이 겪어봤다. 성공을 하든 실패하든 최선을 다하는 것이 내가 늘 지향하는 삶의 기준이다. 태어나서부터 경쟁하는 걸 좋아했고 지는 걸 싫어했다. 또 계속 무언가를 궁금해했다. 연기를 계속하고 싶다. 주연이든 단역이든 가리지 않고 연기하는 게 목표다. 또 저희 소속사 오예주 씨가 올해 드라마 주인공이 됐는데, 잘 됐으면 좋겠다. 소속사 신인 보이그룹 싸이퍼도 잘 됐으면 좋겠다. 그게 올해 제 소원이다."
마지막으로 가수, 배우로서의 활동 계획도 귀띔했다. 그는 "준비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있다. 말을 꺼내면 프로젝트가 늘 잘 안 되는 징크스가 있다. 하기로 하면 발표하겠다. 배우로서 올해 한 작품 더 할 것 같다. 드라마가 될지, 영화가 될지 아직 결정을 하지 못했다. 가수로서는 옛날 가수 분들처럼 턱시도 하나 입고 시가나 위스키 하나 놓고 노래 부르는 걸 해보고 싶다. 화려한 음색보다는 잔잔한 느낌. 가사가 좋은 노래를 흑백 화면으로 보여주는 콘텐츠를 만들면 어떨까 구상 중이다. 자체 제작으로 그런 노래를 하나 만들어보고 싶다"라고 말했다.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써브라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