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피’ 정우→이홍내, 들끓는 꼼수와 배신 ‘찐 부산’ 느와르 탄생 [종합]
입력 2022. 03.16. 17:36:31

'뜨거운 피'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차원이 다른 날 것 그대로다. 부산 앞바다, 항구, 그리고 피비린내가 고스란히 담겨있는 듯하다. 공권력 개입, 정경유착 등을 배제한 신선한 접근이다. 오로지 ‘생존’을 건 치열한 싸움만 담긴 영화 ‘뜨거운 피’(감독 천명관)의 이야기다.

16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뜨거운 피’ 언론배급시사회가 개최됐다. 이날 시사회에는 천명관 감독, 배우 정우, 김갑수, 지승현, 이홍내 등이 참석했다.

등단과 동시에 베스트셀러에 등극한 소설 ‘고래’로 ‘소설계의 프랑켄슈타인’이라 불리는 천명관 작가가 영화 ‘뜨거운 피’로 연출 데뷔에 나섰다. 천명관 감독은 “‘하도 더럽게 살다보니 그만 다 잊어버렸다’는 대사가 나온다. 저도 경황이 없다보니 소감은 잘 모르겠다. 지나보니 재밌는 제 인생의 한 과정이었다는 기분이 든다”라고 입봉 소감을 말했다.

‘뜨거운 피’는 ‘설계자들’이 뉴욕타임즈 최고의 겨울 스릴러로 선정되는 등 이미 K-느와르의 대가로 세계적인 인정을 받은 김언수 작가의 동명 원작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이 영화는 1993년, 더 나쁜 놈만이 살아남는 곳 부산 변두리 포구 구암의 실세 희수와 그곳에서 살아남기 위한 밑바닥 건달들의 치열한 싸움을 그린다.



천명관 감독은 “다른 사람의 원작으로 영화를 하게 될 거란 상상 못했다. 하게 된 원인은 하나다. 재밌으니까. 제가 만들면 근사하겠다는 기분이 들었다. 다른 사람에게 연출이 넘어가면 아깝겠단 생각이 들 만큼 재밌는 작품이라 욕심이 났다”라고 연출을 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소설과 차별점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천 감독은 “90년대 구암이란 가상의 공간이긴 하지만 부산의 변두리 지역, 밑바닥에서 살아가는 건달 이야기가 공허하지 않고, 믿을 수 있는 이야기, 인간의 밑바닥부터 비극의 원형이라 생각했다. 매혹적인 캐릭터들, 주인공 희수부터 보스 손영감, 메인 빌런인 철진이 매력적이었다”면서 “소설과의 큰 차이는 길이다. 하나의 세계를 구축해놨는데 어떻게 두 시간 안에 보여줄 것이냐란 지점이 고민이었다. 영화적 리듬을 가지면서 정보를 놓치지 않아야한 것들에 주안점을 뒀다”라고 답했다.

부산의 도시 구암은 실재하지 않지만 극의 사실감을 더하기 위해 재탄생된 공간이다. 제작진은 구암을 구현하기 위해 김해, 진해, 기장, 마산, 창원, 울산 등 항구 로케이션을 펼쳐냈다. 부산이 고향이기도 한 정우는 “여러 작품에서 부산 배경으로 사투리를 쓰는 역할을 맡을 때는 항상 반갑고, 감사하기도 하다. 긍정의 에너지를 받는 것 같다. 이번 작품 역시 매력적으로 다가왔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연기하고, 촬영하는 동안에는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을까, 희수 캐릭터에 잘 녹아날 수 있을까 치열하게 고민하고, 공부하려 했다”면서 “바닷가 부근에서 촬영했는데 그때마다 엄마의 품처럼 따뜻한, 좋은 긍정의 에너지를 받았다. 부산에 내려가면 친한 친구들도 있고, 고향 분들도 계시고, 가족도 있다. 부산에서 두 달 반 정도 촬영했다. 여유 있게 시간을 보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막상 촬영 들어가고 나선 고민이 깊었다. 치열하게 연구하고, 준비하면서 고향에 와서 촬영한다 보단 ‘뜨거운 피’, 구암이라는 공간에서 살아가려고 애를 썼다”라고 덧붙였다.



영화는 의리와 배신, 꼼수와 거짓말이 난무하는 밑바닥 인생들의 치열한 전쟁을 리얼하게 풀어낸다. 기존의 느와르 작품과 다른 점으로 천명관 감독은 “기존 건달 영화와 다른, 거대한 조직이 아니다. ‘뜨거운 피’에 존재하는 건 조직도 아닌, 부산 변두리에 사는 사람들이 생존하기 위해 살아가는 이야기다. 그 속에 희생, 아픔, 좌절, 반전이 있다. 그런 이야기가 다른 느와르와 다르지 않을까”라고 설명했다.

정우 역시 “건달 영화, 느와르를 표현할 때 어깨에 힘을 주거나 마치 모습을 흉내 내는 듯한 게 아닌, 인간으로서 모습을 보여주면 어떨까 생각하면서 작품을 했다. 건달, 조직 보단 한 인간의 모습, 본능을 숨기다가 어느 순간 표출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려 했다”라고 전했다.

정우는 극중 건달 희수 역을 맡았다. 영화 ‘바람’ ‘이웃사촌’, 드라마 ‘응답하라 1988’ 등 여러 작품에서 맛깔나는 부산 사투리와 자연스러운 생활 연기를 선보였던 그는 이번에도 역할과 높은 싱크로를 자랑한다. 그는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치열하게 고민하고 준비했다. 저는 매 작품마다 제 능력치보다 더 한계를 느끼는 것 같다. 이번 작품도 마찬가지다. 하루하루가 마치 허들을 뛰어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감독님께서 편집이 유리하게끔 여러 버전으로 나올 수 있게 애를 쓰신 것 같다”라고 고충을 털어놨다.

정우와 함께 지승현, 이홍내의 연기도 영화의 묵직함을 더한다. 희수의 오랜 친구로 구암에서 함께 자란 철진 역에는 지승현이 맡았다. 철진은 부산의 큰 조직 영도파의 에이스 건달이다. 지승현과 정우는 이번 작품으로 4번째 호흡을 맞췄다. 지승현은 “정우 형과 ‘바람’이라는 영화를 2009년에 촬영해 12년이 흘렀다. 그동안 4작품을 같이 했는데 3년에 한 번씩 한 꼴이 됐다”면서 “공교롭게 ‘바람’처럼 부산 사투리를 쓰는 연기를 하게 됐다. 포장마차에서 만나는 신이 처음 만나는 신이다. 그런 장면들을 찍을 때 서로의 호흡을 알다 보니 편하게 했다. 애드리브도 많이 했다. 자연스러운 애드리브가 나올 수 있지 않았나 싶다”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의 지청신 역으로 눈도장을 찍었던 신예 이홍내는 아미 역에 낙점됐다.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캐스팅 된 그는 “선배님들의 연기를 통해 모든 걸 배웠다. 배우라는 직업을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선배님과 많은 촬영을 했고, 그 와중에 정우 선배와 많은 촬영을 했다. 선배님과 함께했던 시간들이 강렬하게 남아있다. 선배님처럼 연기 잘하고 싶었다. 영화 보고 나왔는데도 이 영화를 너무 보고 싶었다. 같이 연기했지만 너무 궁금했다. 정우 선배가 없었으면 저는 이렇게 못 찍었을 것 같다. 그만큼 저에게 많은 에너지를 주셨다”라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정우는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던 유연석, 손호준과 비슷한 시기에 영화 개봉을 앞두고 있다. 유연석은 ‘배니싱: 미제사건’, 손호준은 ‘스텔라’로 세 사람은 각기 다른 매력과 장르의 영화를 관객들에게 선보인다. 정우는 “이렇게 또 비슷한 시기에 ‘응답하라’ 같이 했던 동생들과 영화를 개봉하게 됐다. 영화 시장 자체가 굉장히 어려운 시기를 맞이하고 있는데 조금이나마 한국영화에 불씨가 됐으면 한다. 세 작품 모두 다양한 장르인 것 같다. 각기 다양한 매력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았으면 좋겠다. 같이 잘 됐으면 한다”면서 “이 영화를 보시는 관객분들이 작은 화면보다 큰 화면에서 좋은 사운드에 보시면 괜찮은 영화이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라고 바랐다.

‘뜨거운 피’는 오는 23일 개봉된다.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키다리스튜디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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