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서' 임시완, 줄타기를 한다는 마음으로[인터뷰]
입력 2022. 03.29. 10:00:00

임시완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쉽게 얻은 것보다 어렵게 일군 결과는 더 보람차고 값질 수밖에 없다. 어려우면 어려울수록 잘 해내고 싶은 욕망은 더 커지기 마련. 그 욕망을 채우기 위해, 후회를 남기지 않기 위해 반년을 부단히 달렸다. 배우 임시완에게 MBC 금토드라마 '트레이서'는 그런 작품이었다.

지난 25일 종영한 '트레이서'는 누군가에겐 판검사보다 무서운 곳 국세청, 일명 '쓰레기 하치장'이라 불리는 조세 5국에 굴러온 독한 놈의 물불 안 가리는 활약을 그린 통쾌한 추적 활극이다. 마지막 회는 분당 최고 시청률 12.5%, 전국 9.0%(닐슨코리아)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임시완은 '트레이서' 대본을 처음 봤던 순간을 떠올리며 "대본에 글이 빼곡하더라. 글자의 밀도를 보고 놀랐다. 글자 수가 많다는 건 그만큼 외워야 할 것도 많다는 뜻이니까. 고생길이 훤히 보였다. 웬만하면 기피해야겠다는 생각으로 거리를 두고 대본을 읽었다"라고 털어놨다.

고생길이 훤히 보이는 대본이었지만 동시에 배우라면 피할 수 없는 대본임을 직감했다는 그는 "대본을 읽는데 작가님의 노력과 정성이 너무 느껴지더라. 얼마나 치열하게 접근하셨고 애정과 정성을 쏟아부으셨는지 알겠더라. 이런 작품을 피하는 건 배우로서의 사명감에 반하는 행위라고 생각했다. 의무감을 느꼈다. 이 작품을 고른 데에 후회는 없다"라고 했다.

예상했던 대로 작품을 하는 내내 쉽진 않았다. 대본을 한시도 놓지 않았다는 임시완은 "'트레이서'를 찍는 동안 쉽진 않았다. 대본을 몇 번이나 봤는지 모르겠다. 틈만 나면 대본을 봤다. 끊임없이 고민했다. 쉽지 않게 접근했던 결과였는데, 많은 분들이 좋다고 이야기를 많이 해주셔서 더 뿌듯했다. '모든 일들은 쉽게 하면 안 된다' '어렵게 해야 더 값진 무언가를 얻을 수 있다'는 걸 새삼 다시 한번 깨달았다"라고 털어놨다.



임시완은 극 중 남들이 눈치 보게 만드는 실력자이자 뻔뻔하고 독한 조세 5국 팀장 황동주 역을 맡아 이전과는 180도 달라진 새로운 모습으로 시청자들과 만났다. 그는 "어떻게 보면 황동주는 숨 막힐 수 있을법한 캐릭터다. 반드시 '유머러스함', '위트'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더라. 위트를 잘 녹여내려고 여러 신에서 시도해봤다. 반대로 자칫 잘못하면 캐릭터가 파괴될까 우려도 됐다. 그런 위트 때문에 본질이 흐려질까 봐, 가벼워질까 봐 걱정이 되더라. 정도를 찾는 것에 늘 깨어있으려고 노력했다. 객관적으로 바라보려고 했다. 드라마를 찍는 동안 8할 이상이 그 고민이었다. 늘 줄타기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촬영에 임했다"라고 캐릭터 구축 과정을 전했다.

철저한 노력으로 만들어 낸 결과물들은 좋은 피드백으로 돌아왔다. 이번 작품을 통해 새로운 인생 캐릭터를 경신했다는 호평을 받은 임시완은 "과하지 않을까 고민이 많았다. 제가 생각한 방향으로 가는 것 자체가 저에겐 모험이었다. 다행히도 많은 분들이 황동주를 보고 '통쾌하다'라고 느껴주셔서 한시름 놨다"라고 만족감을 표했다.

'트레이서'는 시청자들에게 생소할 수 있는 '국세청'을 배경으로 하는 작품이었다.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국세청' 이야기를 시청자들에게 어떻게 이해시키고 전달하려고 노력했을까. "배우로서 당연히 '국세청'이라는 기관을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국세청에 근무하셨던 분들과 인터뷰도 하고, 전문 용어도 제대로 이해하려고 공부도 했다. 왜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지에 대해서도 요목조목 따지려고 했다. 하지만 다른 목표를 두고 접근했다. '무슨 내용인지는 모르겠는데 이상하게 재밌네?'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트레이서'를 잘 보셨다고 생각한다. 이 드라마는 '국세청'을 소개하는 교과서 같은 드라마가 아니다. 철저하게 오락성 드라마라고 접근했다. 하루를 마무리할 때 보는 거니까, 맥주 한 캔 마시면서 즐길 수 있는 드라마가 되기를 바랐다. 그렇게 느끼셨다면 제 목표는 달성했다."



아쉽게도 편성운이 그리 좋진 않았다. 2022 베이징 올림픽 중계, 제20대 대통령 선거 후보 토론회 등의 여파 등으로 몇 주간 결방을 할 수 밖에 없었고, 동시간대에는 SBS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tvN '스물다섯 스물하나', KBS1 '태조 이방원' 등 쟁쟁한 작품들과 경쟁하기도 했다.

"'트레이서'는 MBC에서 방영됐지만 웨이브 오리지널 시리즈다. 저는 OTT 드라마라고 생각하고 작품에 임했다. OTT 작품으로서 어떤 평가를 받느냐가 더 중요한 것 같다. MBC를 통해 시청자들이 봐주신 것은 '보너스'라고 생각한다. 또 유독 제가 작품을 할 때마다 쟁쟁한 경쟁 작품들이 많았던 것 같다. 하지만 많은 건 좋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 같이 잘되는 게 가장 이상적이지 않나. 그래서 크게 아쉬움은 없다."

OTT 플랫폼에 처음으로 도전하게 된 임시완은 "OTT 시장이 확장되면서 건강한 경쟁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덕분에 소비자의 선택의 폭이 넓어지지 않았냐. 요즘 시청자들이 무얼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 더 명확해지지 않을까 싶다. 배우로서 시청자들의 취향을 더더욱 고민해봐야 하는 시기가 아닐까 싶다. 저의 가치관이나 취향도 많이 고민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밝혔다.

임시완은 군 전역 후 OCN '타인은 지옥이다'를 시작으로, JTBC '런 온', '트레이서'까지 3년 간 쉼 없이 달려왔다. '트레이서'를 마친 후 번아웃까지 경험했다는 그는 올해는 '쉼'을 목표로 두고 있다.

"올해는 좀 쉬어가고자 한다. 군대를 다녀와서 작품을 쉬지 않고 했더라. 만약에 올해 작품을 한다면 한 작품 정도만 하는 게 목표다. 저에 대해서 생각할 수 있는 해를 보내려고 한다."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플럼에이앤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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