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 사람들' 윤박, 도전이 선물해준 성장의 가치 [인터뷰]
입력 2022. 04.04. 08:00:00

윤박

[셀럽미디어 김희서 기자] 배우 윤박이 새로운 도전에 부딪혔다. 자칫하면 비호감 캐릭터로만 남을 뻔한 한기준을 시청자들에 설득되도록 무던히 노력한 윤박은 배우고 또 성장했다.

‘기상청 사람들 : 사내연애 잔혹사 편’(극본 선영, 연출 차영훈, 이하 ‘기상청 사람들’) 은 열대야보다 뜨겁고 국지성 호우보다 종잡을 수 없는 기상청 사람들의 일과 사랑을 그린 직장 로맨스 드라마. 꾸준히 입소문을 타며 드라마 팬들을 모은 ‘기상청 사람들’은 지난 3일 인기리에 막을 내렸다.

사전 제작으로 이루어졌던 만큼 모든 촬영을 마친 배우들도 시청자들과 같은 입장에서 드라마를 시작하고 끝냈다. 윤박은 즐거웠던 촬영 현장을 회상하며 종영의 아쉬움을 달랬다.

“지난 여름부터 겨울까지 열정적으로 달려왔다. 촬영할 때는 ‘언제 방송되려나’ 했는데 벌써 종영이 다가와서 아쉽고 시원섭섭하다. 입바른 말이 아니라 좋은 감독님과 배우 스텝들 만나서 화기애애한 현장이었다. 하나의 이별을 맞이했는데 좋은 추억으로 남아서 감사하고 행복함이 가득하다. 또 시청자분들이 많이 좋아해 주셔서 행복했던 시간이었다.”

사내연애 잔혹사를 발발하게 만든 한기준은 철없는 인물에서 한 사람의 남편으로 성장해갔다. 그러나 진하경(박민영)에게 뒤끝 있는 행동을 한다거나 공감되지 않는 기준의 심리는 시청자들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가정이 생겼음에도 어딘가 공허한 기준은 얄밉지만 한편으로는 안정을 찾지 못하는 애잔함을 자아냈다. 이에 윤박은 연기하면서 기준의 행동을 정당화하지 않으려고 경계했다. 그러면서도 기준의 모습을 다각도로 표현해내기 위해 마음의 문을 열어둔 채 받아들이려고 애썼다.

“대본 자체에서도 도움을 받았지만 한기준이란 인물이 어떤 행동을 해도 ‘쟤라면 저럴 수 있어’가 설득될 수 있어야 캐릭터가 유지된다고 생각해서 최대한 유연하게 보려고 했다. 말도 안 되는 기준이의 심리를 좀 더 시청자분들이 잘 받아들이실 수 있도록 가둬두지 않고 행동할 수 있게 노력했다. 그래서 힘들었던 것 중 하나는 기준이를 연기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나쁜 모습도 스스로 미화시키고 싶어했다. 근데 그러면 안되고 제 욕심이니까. 시청자분들에게는 거부감이 안 들도록 많이 고민했던 것 같다. 단순히 이 캐릭터를 좋아 보이게 한다기보다 기준이 것을 가져가되 납득이 되도록 그런 부분이 제 안에서 많이 부딪쳤다.”

윤박은 기상청이라는 같은 직장에서 구여친이자 동료로 호흡을 맞춘 박민영에 대해 무한 신뢰를 드러냈다. 카메라 밖에서 더 잘 맞았다고 자랑할 정도로 서로를 의지하고 믿었다고. 덕분에 두 사람은 '전 연인' 케미스트리를 보다 현실감 있게 그려냈다.

“(박)민영 누나는 첫 인상은 차갑고 본인 일만 할 것 같아 보였는데 같이 일해보니까 전혀 아니더라. 워낙 밝고 주변 사람들을 잘 챙겨준다. 연기하는 신에 대한 확실한 목표가 있어서 같이 만들어 가는데 도움을 많이 줬다. 또 잘 받아주고 연기를 잘하는 선배시고 사적으로도 친하게 지내는 분이라 더 10년의 관계가 잘 보여진 것 같다. 저희는 오히려 리허설 할 때 더 죽이 잘 맞았다. 반대로 슛이 들어가면 아쉬워서 연습하지 말고 바로 부딪치자고 할 정도로 합이 좋았다. 그런 점이 기준이와 하경이 관계를 명확히 보여준 것 같다.”

진하경과 파혼 후 한기준은 곧바로 채유진(유라)과 결혼하며 환승 커플로 활약했다. 2018년 ‘라디오 로맨스’ 이후 4년 만에 재회한 유라와 윤박은 커플에서 신혼 초 갈등을 겪는 부부의 모습을 현실적으로 그려냈다. 이를 위해 두 사람은 머리를 맞대고 많은 고민을 나눴다고.

“유라는 정말 열심히 준비해와서 현장에서 많이 맞춰봤던 기억이 많이 난다. 상의도 많이 하고. 그만큼 감정적인 부분을 잘 소화를 해주었다. 오히려 제가 많이 도와주지 못한 것 같아 미안하다. 유라 성격 자체가 예능에 나온 대로 활발해서 서로 소통이 잘 이루어졌던 관계였다.”

‘기상청 사람들’을 통해 윤박은 인간적으로나 연기적으로 배운 점도 많다. 풀어야 할 문제거리를 늘 안이 아니라 밖에서 찾는 사람은 결국 어디에도 정착하지 못한다는 인생의 지혜를 깨달았다는 윤박. 그는 앞으로의 인생에서 마주할 문제를 어떻게 대하고, 또 현명히 다룰 수 있을 지를 알게 됐다. 더 나아가 배우로서 스스로의 한계에 도전하고 깨우치는 법을 경험했다.

“어떤 삶을 살다가 사건이나 갈등이 생기면 그것들을 내 안에서 해결하고 다른 가지가 아니라 뿌리 자체를 가지고 해결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준이가 실패한 큰 원인은 가정을 지키기 위해서는 유진이와 본질에 대해 고민을 나누어야 하는데 그걸 계속 바깥에서 찾다 보니 사고가 나고 더 큰 갈등을 유발한 것 같다. 저도 살면서 어떤 사건이 생길 때 겉에서 찾기보다 안에서 찾아야겠다고 다짐했다. 연기적으로는 다음 작품을 찍게 됐을 때 분명 얻어가는 게 있다고 생각한다. 전보다 더 나은 배우가 되고 싶은 욕구가 항상 있으니까. 배우 윤박이 어떤 에너지를 가지고 있고 그것들이 있나, 없나를 확인할 수 있는 도전이었다.”

2012년 MBC every1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으로 데뷔한 윤박은 어느덧 데뷔 10년 차 배우가 됐다. 영화와 드라마를 넘나들며 쉼 없이 달려온 윤박은 배우로서 보낸 지난 10년을 되돌아봤다. 여전히 아쉬움의 기억들이 남아있지만 매 작품을 마치고 나면 스스로 조금씩 달라짐을 느끼고 있다는 윤박은 현재도, 앞으로도 성장의 계단을 오르고 있다.

“데뷔 때부터 좋은 기회들이 많이 있었는데 저의 연기력 부족으로 아쉬운 시간이었던 것 같다. 학교 다닐 때도 연기를 잘하던 사람이 아니었는데 운 좋게 데뷔했다. 스스로 평가하자면 그래도 예전보다 나아지고 있는 모습이었던 것 같아서 스스로 고생했다 말하고 싶고 앞으로의 10년도 기대된다.”

이외에도 윤박은 드라마 ‘가족끼리 왜 이래’, ‘여왕의 꽃’, ‘돌아와요 아저씨’, ‘청춘시대’, ‘내성적인 보스’, ‘더 패키지’, ‘리얼하이’, ‘사랑은 뷰티풀 인생은 원더풀’, ‘써치’, ‘산후조리원’, ‘너는 나의 봄’, 영화 ‘식구’, ‘서울연애’, ‘광대들:풍문조작단’ 등 크고 작은 역할들과 작품들을 통해 대중들을 만나왔다. 지치지 않고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윤박의 원동력은 무엇일까. 이에 윤박은 현실적인 대답을 하면서도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연기로 얻을 수 있는 가치를 언급했다.

“연기자도 하나의 직업이고. 사람이 직업을 갖는 건 생계도 하나의 이유다. 물론 배우로서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 크다. 이번 작품을 했으면 아쉬움도 있고 감사함도 있고 그 다음 작품에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그래서 더 노력하고. 또 준비된 신이 있고 그걸 준비해서 오케이가 났을 때 오는 희열감이 좋다. 완벽하게 잘 수행해냈을 때 오는 뿌듯함이 있다. 그걸 다른 사람들이 좋게 바라봐주고 그런 데서 만족감을 느끼는 편이다. 영상은 계속 남으니까 아쉬운 연기를 했을 때는 탄식하고 보기를 주저하게 되는데, 내가 봐도 만족스러운 신들 있다 하면 제가 계속 찾아보고 심취해 있는데 그게 연기의 매력같다.”

윤박에게 ‘기상청 사람들’은 어떤 작품으로 기억될까. 전혀 알지 못했던 세계를 알게 되고 어려움에 도전해보면서 한 층 성장했다는 윤박이다. 아직까지도 오랜 여운이 남는다는 윤박은 ‘기상청 사람들’에 깊은 애정을 표했다.

“기상청이라는 곳이 사실 저희 생활과 가장 밀접한 곳이면서도 막상 그 안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모르는 곳이지 않나. 뉴스 자막 한 줄 나가기 위해 어떤 단어를 선택하고 고군분투하는지 몰랐는데 이번 작품을 하면서 알게 됐다. 몰랐던 부분을 알게 되고 감사함을 느낀 시간이다. 스스로 한 단계 더 나아간 것 같고 한번 거절했다가 시작한 작품이라 그런지 이건 마치 꼭 하라고 하늘이 내려준 작품 같다. 항상 매 작품이 끝나고 나면 감사하고 행복하고 서운하기도 했는데 이번 작품은 더 그런 감정이 크게 남는 것 같다. 일하면서 사람 만나는 걸 중요하게 여기는데 좋은 감독님, 작가님, 배우들을 만나서 너무 좋았다.”

윤박은 마지막까지 드라마를 사랑해준 시청자들에게도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더불어 윤박은 시청자들에게 어떤 의미로 남든지 간에 ‘기상청 사람들’이 기상청을 소재로 한 최초의 드라마로 기억될 수 있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많은 드라마들이 나오는데 방영 한지 모르고 사라지는 드라마들도 많다. 그에 비해 많은 사랑과 관심을 주셔서 정말 감사했다. 누군가에게는 주말 한두 시간을 책임져준 작품이 될 수 있고 나중에 ‘기상청 소재로 있는 드라마가 있었지’라고 생각해주셔도 좋고 기상청하면 제일 먼저 떠오를 수 있는 드라마로 남아도 감사할 것 같다.”

[셀럽미디어 김희서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H&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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