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도저에 탄 소녀’, 폭주한다 김혜윤 [씨네리뷰]
입력 2022. 04.07. 13:50:00

'불도저에 탄 소녀'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찢어버렸다’

이 한 마디 외에 무슨 말이 필요할까. 스크린을 찢는 연기로 ‘불도저’처럼 힘 있게 영화를 밀고 나간 배우 김혜윤이다.

첫 등장부터 심상치 않다. 법정에 서 선고를 받는 이제 막 스무 살이 된 혜영(김혜윤). 재판이 끝나자마자 나온 그는 한 여고 앞으로 찾아간다. 혜영을 보고 겁에 질린 여고생 세 명은 재빨리 도망친다.

당한 만큼 되갚아야 직성이 풀리는 혜영은 끝까지 쫓아가고, 붙잡힌 한 명을 향해 마구 주먹을 날린다. 나머지 두 명이 혜영을 뜯어 말리며 발길질을 하지만 가만있을 혜영이 아니다. 가위를 꺼내 거침없이 욕설을 퍼붓고 위협한다. 혜영은 팔에 새긴 용 문신처럼 무엇 하나 두려울 게 없는 소녀다.

혜영에게는 아빠 본진(박혁권)과 하나뿐인 남동생 혜적(박시우)이 있다. 어린 동생을 위해서라면 누구에게라도 덤벼들고 집을 지키기 위해 온몸을 내던진다. 그러던 어느 날, 본진은 남의 차를 훔쳐 달아나다 의식불명으로 뇌사상태에 빠진다. 피해자는 거액의 합의금을 요구하고, 집이자 유일한 삶의 터전인 중국집이 다른 사람 손에 넘어갈 처지에 놓이게 됐다.

혜적과 둘만 남게 된 혜영은 아빠의 사고에 의문을 품고, 홀로 사건을 되짚어 간다. 마침내 도달한 배후에는 거짓과 부당함이 뒤엉켜 있다는 진실을 알게 되고 세상을 향한 분노를 폭발시킨다.



‘불도저에 탄 소녀’는 갑작스런 아빠의 사고와 살 곳마저 빼앗긴 채 어린 동생과 내몰린 19살의 혜영이 자꾸 건드리는 세상을 향해 분노를 폭발하는 현실 폭주 드라마다.

장편영화 첫 주연을 맡은 김혜윤은 한쪽 팔에 용 문신을 하고, 거침없이 내달리는 유일무이한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화난 또라이, 일명 ‘화또’라는 여태껏 본 적 없는 화 많은 소녀를 온 몸으로 표출시켰다.

특히 김혜윤은 실제로 직접 불도저를 다루기도. 자신의 만한 바퀴를 가진 불도저에 올라타는 모습으로 두려움 앞에서 폭력과 분노만 남은 인물의 들끓는 내면과 절박함을 표현해냈다. ‘용 문신’과 ‘불도저’라는 수단을 앞세울 수밖에 없었던 이유에 당위성을 더하고, 세상과 지독하게 싸워야만 했던 현실을 사실적으로 묘사, 인물의 폭주하는 감정에 정서적인 공감을 더한 그다.

오만석의 연기도 깊은 인상을 남긴다. 혜영 가족의 집이자 가게로 살고 있는 곳의 건물주이자 정계 진출을 노리는 중장비 회사 회장 최영환 역을 맡은 그는 김혜윤과 대치하며 긴장감 가득한 서사를 만들어냈다.

‘불도저에 탄 소녀’는 주체할 수 없는 화를 내지르는 주인공을 따라간다. 관객들은 불도저에 함께 올라타 소녀가 겪는 부당한 세상과 그 세상에 속한 자들을 향한 폭주의 감정을 고스란히 느낄 것으로 보인다.

오늘(7일) 개봉. 러닝타임은 112분. 15세이상관람가.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트윈플러스파트너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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