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교환, 호기심으로 시작되는 연기 열정 [인터뷰]
- 입력 2022. 05.10. 12:34:29
- [셀럽미디어 허지형 기자] 작품을 선택하는 데에 있어서 '호기심'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배우 구교환. 재미를 찾다 보니 어느새 '믿고 보는 배우'로 자리매김 했다.
구교환
지난달 29일 공개된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괴이'(극본 연상호·류용재, 연출 장건재)는 저주 받은 불상이 나타난 마을에서 마음속 지옥을 보게 된 사람들과, 그 마을의 괴이한 사건을 쫓는 초자연 스릴러다.
'지옥', '방법', '부산행' 연상호 작가와 '종이의 집' 류용재 작가가 공동 집필을 맡은 '괴이'는 미스터리한 귀불이 깨어나 재앙에 휘말린 사람들의 혼돈과 공포, 기이한 저주의 실체를 추적하는 과정이 긴박하게 그려냈다. 앞서 '반도'를 통해 호흡을 맞춘 구교환은 다시 한 번 '연니버스'에 탑승하게 됐다.
"연상호 감독님과는 사실 심플했다. 잘 부탁한다는 얘기만 했었는데,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디렉션이었다. 연상호 작가님은 부담을 주지 않는게 가장 큰 디렉팅이다. 장건재 감독님 역시 나를 정기훈으로 대해주셨다. 촬영이 쉬는 시간에도 정기훈 박사라고 불러주셨다. 구교환보다 정기훈 박사라고 불러주셨던 횟수가 더 많았던 거 같다. '괴이'는 여러 매력이 있었지만, 내가 차에 타면 죽는 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는데 차에 타도 죽지 않는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었다. 그리고 초자연적인 이야기에 관심도 많고 동료 배우들에 대한 호기심, 신뢰 등으로 참여하게 됐다."
극 중 구교환은 고고학자 정기훈 역을 맡았다. 촉망받는 학자지만, 하나뿐인 딸을 잃게 되면서 유튜브 채널과 '월간괴담'을 운영하며 지낸다. 가슴속 깊이 묻어두었던 아픔을 이겨내는 과정을 초자연 현상 속에 절묘하게 녹여냈다. 그런 기훈을 연기한 구교환은 누구보다 인물 간의 관계에 집중하려고 했다.
"기훈과 수진(신현빈)의 관계에 더 집중했던 거 같다. 진영군청까지 가는 김지영 선배와의 관계 등 인물 간의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했다. 지금까지 탐구하고 탐색했던 시간들이 있어서 가장 가까운 경험을 가지고 마주했다. 고고학자에 대한 작업을 궁금해하고, '디피' 한호열처럼 다가갔다. 고고학자라는 형태가 정해진 거 같지 않다. 어떤 유니폼을 입어야 하는 것도 아니고, 앞집이나 옆집에 사는 정기훈으로 다가갔다."
드라마 '방법'의 세계관을 잇는 '괴이'는 저주받은 귀불이 깨어나 마음속 지옥을 보게 된 사람들의 혼돈과 공포를 리얼하게 담아냈다. 하지만 짧은 러닝 타임과 인물의 서사가 부족했다는 등의 아쉬움으로 호불호가 갈리기도 했다.
"영화를 만드는 입장에서 자주하는 이야기다. 작품을 만들고 나면 시청자의 것이다. 생각하는 대로 느끼고 감상하셨으면 좋겠다. 시청자 입장에서 이야기한다면 '괴이'는 마음이라는 단어에 대해 깊게 생각해보는 시간이 됐다. 마음이 가진 스펙트럼이 넓지 않나. 매력적이고 멋지고 행복한 단어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무섭기도 했다. 극 전체로는 아쉬움이 남을 수 있지만, 기훈이 수진과 그곳에서 벗어났기 때문에 정기훈으로서는 알찬 엔딩이었던 거 같다."
구교환은 두 번째 만남인 연상호 작가를 비롯해 신현빈과 부부로 즐겁게 호흡을 맞춰나갔다. 서로를 '개그 듀오'라고 소개할 정도로 힘든 촬영 속 좋은 에너지를 주고 받으며 서로를 위로했다.
"함께 했었던 감독님들과는 끝난 후에도 관계를 유지하려고 한다. 애틋한 마음이 있어서 계속 함께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또 만나서 반갑다. 연상호 작가님은 굳이 멋을 부리지 않는다. 멋을 표현하려고 하지 않는 게 멋있다. 담백하고 유머러스 하고 타고난 이야기꾼이시다. 좋아하는 데 이유가 있을까? 나에게 호감이다. 김지영 배우는 함께 시간을 나눈 동료로 보이고 싶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진양군청으로 가는 시간을 함께 나눈 사람으로 표현하고 싶었다. 신현빈 배우는 유머도 나누고 위로가 많이 된 현장이었다. 이번 작으로 처음 만났는데 함께 작업을 해왔던 친구처럼 느껴졌다."
'괴이'는 정식 공개에 앞서 칸 국제 시리즈 페스티벌 비경쟁 부문에 초청됐다. 최근 한국 콘텐츠들이 전 세계적으로 사랑 받고 있다. 그 중심에는 구교환이 있다. 하지만 전작과 다른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을 터.
"기분이 좋고, 뿌듯하다. 부담도 적당한 부담감과 긴장감이 있다면 활동에 큰 도움이 되는 거 같다. 뿌듯하지만 많이 떠있지도, 가라앉아있지도 않는다. 정량을 지키려고 한다. 나는 결국 나이기 때문에 차별점이 있을 수는 없고, 제작진과 동료 배우들과 다른 작품을 계속 만나기 때문에 이것들이 차별점이 되는 거 같다."
'독립영화계 슈퍼스타', '믿고 보는 배우'로 자리매김한 구교환은 시즌그리팅 판매 등 아이돌급 인기를 자랑했다. 그런 그는 촬영 현장에서 달라진 일상을 느끼기도 했다고.
"촬영 현장에 왔을 때 동료 배우, 제작진들이 '어떤 작품 잘봤다'고 얘기해주실 때 신기하다. 내 출연작을 알아봐주시고 코멘트를 주는 게 달라진 부분을 느끼는 거 같다. 너무 감사하다. 기분 좋은 수식어인 거 같다. 더 믿음을 드리려고 노력하겠다. 지난 작품과 해왔던 생각과 똑같다. '메기'에서 했던 마음과 차기작에 대한 마음이 다르지 않다. 인물에 진심으로 다가가자는 마음은 변하지 않았다."
2008년 단편영화 '아이들'로 데뷔한 구교환은 데뷔 14년차 배우가 됐다. 이후 '반도'를 시작으로 넷플릭스 '킹덤: 아신전', 'D.P.', 영화 '모가디슈' 등에 출연하며 대체 불가한 배우로 자리 잡았다. 그는 여전히 이 일을 즐기고 현장을 즐긴다.
"새로운 사람들과 만나서 즐겁게 촬영했으면 좋겠다. 현장을 많이 즐기는 편이다. 작품을 할 때 인물과 시나리오에 다가가는 방법은 궁금증과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이다. 항상 말하지만 중요한 부분인 거 같다. 그리고 나는 억지로 혹은 강제로 무언가를 하지 않기를 원하는 사람이다. 재미가 중요한 거 같다. 의무감을 갖지 않고 다가가려고 한다. 다음이 작품이 또 다르기 때문에 권태기를 느낄 때쯤에 다른 작품과 다른 인물을 만나 또 즐거워 지는 거 같다. 그래서 한가지 캐릭터를 오래 하는 거 보다 새로운 인물들을 만나는게 재밌다. 재밌어서 계속 계속 즐겁게 작업하는 거 같다."
구교환의 열일 행보는 계속된다. 넷플릭스 영화 '길복순', 이제훈과 호흡을 맞춘 영화 '탈주'와 '신인류 전쟁: 부활남' 등을 비롯해 유튜브 채널로 선보이는 단편 영화까지. 배우는 물론 연출자로서도 열심히인 그다. 작품에서 함께한 배우들과 연이 이어나가며 작품을 만들어가는 그는 '연니버스'에 이어 '구니버스' 확장에도 기대하게 한다.
"배우로 참여했을 때는 배우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편이다. 연출적인 생각을 한다면 작품에 대한 실례인거 같다. 동료 배우들과 함께 하는 현장은 참 즐거운 거 같다. 연니버스 클럽의 멤버라면 영광이다. 구니버스라는 것도 있다. 좋은 이야기가 있는 곳에 함께 하고 싶다. 최근에 두 작품이나 공개했다. 브이로그인 척 하는 단편 영화다. 시나리오 작품도 꾸준히 하고 있다. 아직 부족해서 잘 보이지 않지만 티나도록 노력해서 제 작품으로 인터뷰할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란다."
[셀럽미디어 허지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티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