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로커’ 세계적 거장 감독X송강호→이지은, 언어·문화 넘은 특별한 여정 [종합]
- 입력 2022. 05.10. 12:46:53
-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세계적 거장 감독과 세대를 아우르는 배우들이 만났다. ‘기생충’ 이후 3년 만에 칸 경쟁 부문에 이름을 올려 뜨거운 기대와 관심이 집중된 영화 ‘브로커’. 언어와 문화 차이를 넘어 공감과 따스한 위로를 전하고자 한다.
'브로커'
10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브로커’(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제작보고회가 개최됐다. 이날 제작보고회에는 배우 송강호, 강동원, 이지은, 이주영 등이 참석했으며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화상으로 연결했다.
지난 7일 ‘원조 월드스타’로 불린 강수연이 별세했다. 마이크를 잡은 송강호는 “깊은 슬픔과 애통함 속에 인사드리게 됐다. 고 강수연 선배님의 명복을 삼가드린다”라고 애도를 표했다. 이어 “3년 만에 이 자리에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님의 신작으로 서게 돼 기쁘다”라고 전했다.
‘브로커’는 제75회 칸 국제 영화제 공식 섹션인 경쟁 부문에 초청됐다. 고레에다 감독은 “칸 영화제는 몇 번 가더라도 긴장되는 곳이다. 큰 기쁨이기도 하고, 이번 ‘브로커’는 최고 월드 프리미어 장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지난해 한국 남자 배우 최초로 칸 심사위원에 위촉된 송강호는 ‘브로커’로 7번째 칸 국제 영화제 초청 영예를 안게 됐다. 송강호는 “훌륭한 감독, 배우들과 작업 하다 보니 이런 영광을 누리는 것 같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님이 최초로 한국 영화를 연출 하시고, 훌륭한 배우들과 같이 가게 돼서 기쁘게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브로커’는 베이비 박스를 둘러싸고 관계를 맺게 된 이들의 예기치 못한 특별한 여정을 그린 영화다. 연출을 하게 된 계기에 대해 고레에다 감독은 “송강호, 강동원 배우와는 여러 영화제에서 만나 인사드렸다. 일본에 홍보차 왔을 땐 꽃을 들고 갔던 적도 있다. 배두나 배우는 이전 영화에서 작업했다. 배우들과 교류를 오랫동안 해 왔다. 그러면서 예전부터 이 배우들과 언젠가 영화를 함께 만들었으면 막연하게 생각이 들었다”면서 “6년 전 플롯을 떠오르게 됐다. 한국 배우들과 함께 영화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처음에 떠올랐던 아이디어가 계기가 됐다. 신부차림에 송강호 배우가 아기를 안고 있고, 좋은 사람처럼 보이지만 실은 ‘...’이 떠올랐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베이비박스는 일본에도 존재한다. 아기 우편함이라는 곳이 있다. 한국에도 마찬가지로 그런 시설이 있다는 걸 듣고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베이비박스에 맡겨진 아이를 둘러싸고 각종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하는 여정을 담은 이야기다”라고 영화를 소개했다.
송강호는 ‘브로커’를 통해 인간적이면서 소탈한 소시민 모습을 보인다. 선의의 브로커라 지칭하는 상현 역을 맡은 송강호는 “6~7년 전 부산영화제에서 첫 미팅을 했다. 그때는 다른 제목이었다. 오래 전부터 감독님의 작품 세계를 좋아하고, 팬이었다. 존경하는 예술가이기도 해서 제의 자체가 영광스러웠다. 고레에다 감독님의 작품을 쭉 보다보면 차가운 얘기 속에서 마지막엔 따뜻한 휴머니즘으로 끝난다고 생각했다. ‘브로커’를 하면서 냉정하면서 냉철한 현실을 직시하시더라. 오히려 따뜻함으로 시작해 냉정한 시선으로 우리 사회를 바라보시며 그렇게 영화가 펼쳐진다는 걸 알았다. 많은 감흥과 감동을 받았다. 새로운 도전이자 설레는 작업이 아니었나”라고 전했다.
상현의 파트너 동수 역으로 분한 강동원은 “저도 6~7년 전쯤 동경에서 감독님을 처음 만났다. 그 뒤로 계속 대화를 하면서 과정을 지켜봤다. 여러 일로 조금씩 밀리다 작년에 촬영하게 됐다. 드디어 개봉을 앞두고 있어 감회가 새롭다”라고 설레는 마음을 드러냈다.
아기의 새 부모를 찾는 여정에 함께하는 소영 역은 이지은이다. 그는 “시나리오를 받고 글을 다 읽기 전에 단편영화를 찍으면서 배두나 선배님과 호흡을 맞춘 적 있다. 선배님에게 전화를 해서 여쭤봤다. 배두나 선배님이 먼저 캐스팅 된 상태셨다. 선배님께서도 그 역할과 잘 어울릴 것 같다고 하셨다. 평소에 제가 좋아하는 선배님이 말씀해주시니까 확신을 가지고 읽었던 기억이 난다”라고 떠올렸다.
수진(배두나)과 함께 수사를 이어가는 후배 이형사 역은 이주영이 맡았다. 이주영은 “극중에서 상현, 동수, 혜진이 서로 마음을 이해해가면서 대화를 나누는 신이 있다. 소영이 그 세 명에게 해주는 말이 있다. 그 말을 곱씹어보면서 마음의 울림이 느껴졌다. 인물의 감정을 차곡차곡 쌓아가는 시나리오라고 생각했다”면서 “어릴 때부터 고레에다 감독님 영화를 좋아했다. 한국에서 작업하시는 작업물 세계 안에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라고 했다.
고레에다 감독은 이들을 캐스팅한 이유로 “스트리밍 서비스로 한류드라마에 빠져들었다. ‘나의 아저씨’로 이지은 배우의 대팬이 됐다. 드라마 후반에는 이지은 씨만 나오기만 하면 계속 울고 있더라. 이 역할에는 이분밖에 없다고 생각해 오퍼를 드리게 됐다”면서 “이주영 배우님은 ‘이태원 클라쓰’에 빠졌다. 두 번을 봤다. 그 존재가 굉장히 인상적이어서 먼저 이주영 배우와 하고 싶다고 얘기해서 시작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송강호에 대해선 “송강호 배우가 만들어내는 인물상은 선과 악이 다 들어있고, 미묘하게 교차하는 인물로 만들어냈다. 단색이 아니라 다채로운 색깔을 띠고 있고, 인물 묘사를 해나간 것 같다. 깊고, 탁월한 배우라고 생각한다”면서 “훌륭한 배우라고 생각하고 작품을 봐왔다. 이번 역할은 악인지 선인지 헷갈리는 인물상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함께하게 됐다”라고 답했다.
송강호, 강동원은 영화 ‘의형제’ 이후 12년 만에 ‘브로커’로 재회했다. 강동원은 “개인적으로 느낀 건 12년 전보다 호흡이 더 잘 맞더라. 저도 이제 자랐고. 현장에서도 너무 호흡이 좋았던 건 물론, 저도 나이가 생기다 보니 대화도 잘됐던 것 같다”라고 전했다.
송강호는 “강동원 씨는 ‘의형제’라는 영화에서 형제처럼 앙상블이랄까. 호흡들이 좋았던 기억이 있어서 낯설진 않았다. 오래된 막내 동생 만난 느낌이었다. 그 마음이 분석이 아니라 본능적으로 느껴진 케미가 아니었나”라며 “12년 전에는 청년 같았다. 지금은 원숙하고 삶을 이해해간다고 할까. 삶의 깊이, 영화 속에서도 존재에 배려와 생각하는 것들. 12년이라는 짧다면 짧지만 긴 시간 동안 배우의 성숙함을 느낄 수 있는 작업이었다”라고 만족했다.
특히 송강호는 이지은에 대해 “옥상에서 나누는 대화신이 있다. 야간촬영 장면을 보고 배우로서 가지고 있는 테크닉, 진심, 진심을 전달하는 정확한 표현들, 감정의 전달 방식들이 너무 놀라웠던 기억이 난다. 다른 장면도 좋았지만 특히 그 장면이 감정과 본인의 어떤 여러 가지 느낌들을 전달하는 복합적이었다. 정확하고, 완벽하게 표현해 따로 불러 칭찬해줬다”라고 칭찬했다.
이를 들은 이지은은 “영화 촬영 통틀어서가 아닌, 제가 살아온 인생을 통틀어서 굉장히 인상적인 순간으로 남을 것 같다. 석양이 지고 있었다. 선배님께서는 촬영이 미리 끝나셔서 퇴근해도 되는데 기다리고 계시더라. 제가 촬영이 늦게 끝난 날이었다. 그 신 모니터했는데 너무 좋았다고 말씀해주시더라. 그리고 멀어져 가시는데 그 장면이 아름답고, 감동적이었다. 눈물이 고였던 기억이 있다. 부모님에게도 자랑했던 순간이었다”라고 회상했다.
6년 전 고레에다 감독의 구상으로 시작된 ‘브로커’는 제작사 영화사 집과 국내 최정상 제작진이 합류하면서 실현됐다. 오래 전부터 한국 배우와의 작업을 고대해왔던 고레에다 감독 본격적으로 작업을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송강호는 고레에다 감독과의 작업에 대해 “일본 거장 감독님에 대한 선입견, 치밀하고 계산된 완벽한 어떤 디렉션 등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자유롭고, 편하고, 무궁무진하게 배우의 감성을 존중하고 끄집어내주셨다. 그런 작업들이 처음엔 놀라웠다. 거장 감독님들의 공통점은 다른 게 없구나, 배우들에게 다 맡기구나 싶었다. 물론 그 안에는 모든 게 완벽히 정리돼 있다. 배우의 이야기를 듣고, 모습을 보고 싶어 하시더라. 훌륭한 작업의 형태였다”라고 말했다.
이를 들은 감독은 “봉준호 감독님과 식사를 하며 영화에 대한 조언을 주셨다. 외국에서 찍어서 불안한 마음도 있지만, 현장에서 시작되면 송강호 배우에게 맡기면 괜찮다, 태양과 같은 존재이기에 현장은 밝게 비출 것이고 촬영은 잘 될 거라고 말씀해주셨다. 실제로도 그랬다. 덕분에 촬영을 잘 마칠 수 있었다”라고 믿음을 드러냈다.
베이비박스로부터 시작된 이들의 이야기를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따스하면서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담아낼 예정이다. 고레에다 감독은 “어떤 여정을 통해 유사가족이 되어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그리고자 했다. 그런데 그 배경에는 가족을 포기한 사람도 있고, 가족을 만들어 가는데 갈구하는 사람도 있다. 짧은 시간이지만 함께 차를 타며 여행을 떠나는 것으로 생각했다. 영화를 다 끝내고 보니까 이번에는 한 생명을 둘러싼 이야기더라. 태어난 생명을 어떻게 지켜나갈 것인가에 관한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세상에 태어난 모든 이들을 따스하게 위로할 ‘브로커’는 오는 6월 8일 개봉된다.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김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