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부바’, 방향 잃고 산으로 [씨네리뷰]
입력 2022. 05.13. 14:15:34

'어부바'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웃음도 없고, 감동도 없다. ‘어부바호’에 탄 배우들, 스토리마저 길을 잃었다.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두 눈을 질끈 감게 만드는 영화 ‘어부바’(감독 최종학)다.

‘어부바’는 늦둥이 아들과 철없는 동생 그리고 자신의 분신 어부바호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종범의 찡하고 유쾌한 혈육 코미디다.

꼬집어야 할 문제가 한, 두 가지가 아니다. 먼저 영화 소개에 적혀 있는 ‘어부바호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종범’은 온데간데없다. 종범의 아들 노마가 짝사랑하는 이슬이 지키기가 영화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이들의 고군분투를 보고 있자면 ‘도대체 무엇을 지키기 위한 것인가’란 생각이 든다.

시대를 역행하고, 단편적인 시각으로 채워진 내용도 아쉽다. 초등학생인 아이들에게 술(정확히 따지면 막걸리) 심부름을 시키는 어른들, 심부름 도중 호기심에 막걸리를 마시고 취한 아이들,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른 ‘학교폭력’을 학생, 학부모, 선생님 할 것 없이 단순하게 그려낸 점 등 ‘감독은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란 의문점이 든다.



사건을 다루는 것 역시 지나치게 평면적이다. 종범의 동생이자 노마의 삼촌 종훈은 24살이나 어린 조선족 여자에게 반해 결혼을 선언한다. 그러나 이는 조선족 일당이 계획한 사기 결혼이었고, 해결 과정을 보면 실소가 터질 뿐이다.

캐릭터들의 매력도 부족하다. 오랜 기간 연기력을 쌓아왔던 정준호, 최대철은 물론, 아역 배우들의 사투리 연기는 어색하다 못해 무슨 말인지 알 수 없다. 한 아역배우가 자주 내뱉는 “내말이”라는 대사를 곳곳에 넣은 감독의 의도도 물음표다.

이야기의 방향키를 놓쳤으니 영화는 산으로 간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땐 ‘무슨 영화를 본 것인가’란 생각이 든다. 일련의 사건들을 겪고 돈독해진 ‘가족애’를 담고 싶었던 감독의 의도는 알겠으나 영화의 ‘중심’은 놓친 모양새다.

여기에 시시때때로 등장하는 배경음악, 촌스러운 연출까지 올드하다. 중구난방으로 흩어진 탓에 산만하고, 몰입을 할 수 없게 만든다.

‘어부바’는 지난 2019년 개봉된 ‘개 같은 것들’을 연출했던 최종학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정준호, 최대철, 이엘이 가족으로 만났다. 부산 중구 남포동과 영도구 일대를 배경으로 해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커뮤니티 BIFF’ 올해 주목할 만한 개봉작으로 선정된 바 있다.

11일 개봉. 러닝타임은 107분. 전체관람가.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트리플픽쳐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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