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가인, 이유 있는 뚝심 [인터뷰]
- 입력 2022. 05.27. 07:00:00
- [셀럽미디어 허지형 기자] "음악도 시대에 맞게끔 변화하는 것도 맞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전통의 뿌리는 잊지 말아야…좋은 무대, 많은 노래를 들려드리고 싶다."
송가인
트로트의 부흥을 이끌어낸 차세대 트로트 여왕 송가인은 원래 국악인 출신이다. 국가무형문화재 진도씻김굿 전승교육사 송순단 명인의 딸인 송가인은 자연스럽게 국악을 접해 온 만큼 애정이 깊다.
"음악도 시대에 맞게끔 변화하는 것도 맞다고 생각하지만, 전통의 뿌리는 잊지 말아야 하고 뿌리에 나오는 거기 때문에 어떤 시도도 좋다고 생각한다. 관객, 대중들이 바라봐줬을 때, 그때 더 발전한다고 생각한다. 많은 분이 국악을 전공하면서 많은 시도를 하고 있기 때문에 그래서 더 K팝도 진출한다고 생각한다. 국악을 우리나라가 아니면 어디서 하겠냐. 우리가 우리 것을 보존하고 지켜가야 한다는 마음이다. 뿌리는 변화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영향력이 있는 사람들이 나서서 할 말은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는 그는 자신의 음악적 뿌리인 국악에 대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번 앨범 '연가'의 타이틀곡 '비 내리는 금강산'을 비롯해 '한 많은 대동강', '엄마 아리랑' 등 정통 트로트를 고수하는 이유기도 하다.
"판소리를 배우면서 그런 소리를 배웠기 때문에 목소리에 한이 섞여 나오는 거 같다. 배우지 않았더라면 다른 트로트 분들과 똑같이 노래했을 거 같다. 특별함 없이. 자연스럽게 국악을 접하면서 살아왔기 때문에 그런 문화가 자연스럽게 젖어 든 거 같다. 또 정통 트로트를 고집하는 이유 중 하나는 제가 제일 잘 보여줄 수 있는 강점인 거 같다. 잘 보여줄 수 있는 걸 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정통 트로트라고 해서 안 좋아하는 층은 없다. 첫 무대를 했을 때도 젊은 친구들이 굉장히 좋아해 줬다."
송가인이 이번에 발매한 세 번째 정규 앨범 '연가(戀歌)'에도 깊은 의미가 담겨 있다. 타이틀곡인 '비 내리는 금강산'은 국민가요 '동백 아가씨'의 작곡가 故 백영호 선생의 미발표곡이다. 남북 분단의 아픔을 간직한 채 살아가는 실향민의 애환과 보고 싶은 가족의 그리움을 슬픈 선율과 애절한 노랫말로 담아냈다. 송가인의 애절한 보이스가 돋보인다.
"젊은 분들에게는 정통 트로트가 어렵기도 하지만 어렵긴 하지만, 가수 생활을 하면서 이번 앨범만 할 게 아니기 때문에. 30대에는 내가 잘할 수 있는 곡을 하고 싶었다. 그때 백영호 선생님 곡을 듣고 내가 제일 잘 할 수 있겠다 싶어서 타이틀곡 정하게 됐다. 남아 계신 실향민들의 마지막 세대가 아니지 않을까 싶다. 그분들에게 들려드리고 싶어서 하게 됐다."
송가인은 오랜만에 신보를 발매하는 만큼 '그리움'을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하고 싶었다. 노래에 담긴 의미에 더욱 집중해야만 했던 그의 소신을 엿볼 수 있었다.
"요즘 세대에 많은 곡을 받다 보면 옛날에 그런 주옥같은 명곡들이 잘 안 나오더라. 그만큼 옛 세대보다는 덜 힘들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옛날이야 보릿고기 같은 게 있지 지금은 잘 먹고 살지 않나. 그런 힘듦, 아픔이 잘 안 나타나는 거 같아서 제가 한번 해야 전통곡들이 이어질 거 같아서 선택하게 됐다. 전통 트로트 곡 중에서도 진한 곡이기도 하다. 그래서 더 잘 표현할 수 있을 거 같았다. 대중성, 대중화도 중요하지만 이번에 욕심을 조금 버렸던 거 같다."
지난 1월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는 노래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러한 주제에 더욱 힘을 싣고 목소리를 내는 이유가 있을까. 송가인은 이 곡을 선택하게 된 것에 대해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과연 이 곡이 나한테 오지 않고 다른 분들에게 갔다면 어떤 느낌일까 생각했는데, 나한테 준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다른 분들보다 한스럽고 애환이 담긴 목소리라 나한테 오지 않았을까 싶다. 다른 건 생각하지 않고 그분들만 생각했다. 후세대로서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했을 때 노래로 보답할 길밖에 없더라. 그래서 흔쾌히 나서서 재능기부를 했던 거 같다. 직접적인 후손은 아니지만, 대한민국 자손으로서 보답할 일이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했던 거 같다. 조금이나마 위안이 됐다고 노래하는 사람으로서 뿌듯했던 거 같다."
TV조선 '미스트롯'을 통해 트로트 붐을 일으키며 '트로트 퀸'으로 자리매김한 송가인은 인기에 대해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바쁘고 힘들 때도 있지만 인기도 한때라고 생각한다. 사람이 바빠봤자 얼마나 바쁘겠나. 한계가 다 있다고 생각한다. 나만 바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바쁜 스케줄에 감사하게 생각한다. 일이 없어서 무대에 못 서는 분들도 계실 테고 너무 나만 서는 게 아닐까 미안하기도 하다. 자기 일이 주어졌을 때 최선을 다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무명 때로 돌아갈 거라 생각한다. 주어진 것에 최선을 다하고 열심히 하는 게 맞다."
그런 그가 바쁜 스케줄 속에서도 힘을 낼 수 있는 원동력은 팬들이다. 전국투어를 앞두고 티켓 오픈마다 매진을 기록하는가 하면 매번 스케줄마다 응원하러 오는 팬들을 보면 감격스럽다고.
"2년 동안 비대면으로 공연하다 보니까 혼자 분위기를 감당해야 해서 너무 힘들더라. 어느 순간 무대에 서는 게 무섭고 공포스럽기도 하더라. 퇴근길에 온 팬분들을 보고 눈물이 왈칵 나오기도 했다. 그만큼 많이 그리웠었나 보다. . 나를 위해 응원해주시는 것을 보면서 감격스럽다. 좋은 무대, 많은 노래를 들려드리는 것밖에 없는 거 같다. 행사 같은 걸 가면 꼭 팬분들과 카페에서 팬 미팅을 한다. 열정을 다해서 나를 좋아해 주시는 데 이런 만남을 가지면서 같이 이야기도 주고받고 사진도 찍고 하게 되는 거 같다. 할 수 있는 거는 다 해드리고 싶다. 조금이라도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시간을 드린 거 같아서 즐겁고 뿌듯하다."
송가인은 올해로 10주년을 데뷔 10주년을 맞았다. 부담감과 책임감으로 어깨가 무겁기도 하지만 그는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 나가려고 한다.
"10주년이 됐다니 체감이 안 되는 거 같다. 선생님, 선배님들을 생각하면 나는 아직 경력이나 경험이 아기인 거 같다. 20, 30, 50주년이 될 때까지 열심히 가수의 길을 걸어 가려고 한다. '국민 가수'라는 타이틀로 변함없이 걷고 싶다. 잘 된 지 3년밖에 안 돼서 부담감도 있고, 어깨가 무겁다. 내가 더 먼저 모범이 되고 진심으로 하는 가수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언제까지 이어갈지 모르겠지만 계속 붐이 되려면 많이 노력해야 한다."
끝으로 송가인은 올해 계획으로 새로운 도전을 예고해 기대를 높였다. 그는 "발라드 앨범을 내보고 싶다. 또 다른 장르의 침범이기도 하지만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 나만 낼 수 있는 느낌이 있지 않을까"라며 "겨울 때쯤 발라드곡을 내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다. 트로트라는 장르가 한정적이다 보니까 누군가의 플레이리스트에 들어가고 싶다. '송가인이 발라드도 잘하는구나'라는 말을 듣고 싶다.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라고 밝혔다.
[셀럽미디어 허지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포켓돌스튜디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