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나은의 나무엑터스行의 이해득실
입력 2022. 06.07. 10:12:16

이나은

[유진모 칼럼] 걸 그룹 에이프릴 시절 이른바 ‘왕따 논란’의 중심에 서 있었고, 이로 인해 팀이 해체되었으며, 이후 배우로 변신했지만 연기력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은 이나은(23)이 서현, 이준기 등이 소속된 연예 기획사 나무엑터스에 둥지를 틀어 눈길을 끈다. 각 매체들은 ‘나무엑터스가 이나은을 품었다.’라는 식으로 소식을 전하고 있다.

이나은을 향한 첫 화살은 연기력 부족이었다. 그녀는 지난해 4월 방송이 시작된 SBS 금토 드라마 ‘모범택시’의 주인공에 캐스팅되었지만 막상 뚜껑을 열자 시청자들이 ‘그런 연기력으로 어떻게 주연을 맡나?’라는 내용의 비판을 쏟아 냈다. 그러자 제작진의 결정인지, 이나은의 자의인지 밝혀지지 않은 채 표예진으로 교체되었다.

일부 시청자가 SNS에 둘의 연기를 비교하는 영상을 올려 비난의 근거를 알렸다. 이후 얼마 안 가서 에이프릴 멤버 이현주의 남동생이 “누나가 그룹 내에서 따돌림을 당해 공황 장애와 호흡 곤란 등으로 많이 힘들어했다.”라고 폭로했다. 당시 소속사 DSP미디어와 한 직원은 이를 부인하며 오히려 이현주에 대한 비방으로 맞섰다.

결국 지난 1월 DSP미디어가 에이프릴을 해체하며 모든 논란을 수면 밑으로 잠재웠다. 그리고 약 3개월 후 가수가 아닌, 배우를 희망하는 이나은을 나무엑터스가 접촉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당시 나무엑터스는 한 매체에 “이나은과 만난 것은 사실이지만, 정해진 것은 없다.”라며 애매모호한 태도를 보였었다.

그런데 결국 지난 2일 “이나은의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보고 전속 계약을 맺었다. 앞으로의 활동을 통해 대중과 만날 것.”이라는 식의 코멘트를 했다. 지난 4월 나무엑터스는 이나은과 접촉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라는 식으로 얼버무렸다. 이는 그녀의 ‘왕따 논란’과 연기력 비난을 의식한 것이 틀림없다.

그렇게 여론의 추이를 유심히 지켜보며, 1달여 동안 계약 내용을 조율하고 복귀에 대한 로드맵을 짠 끝에 전속 계약을 맺고, 이를 언론에 알린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 사람은 누구든지 실수를 한다. 어린 나이에는 이성의 미성숙으로 불법적이거나 부도덕한 행위를 할 수도 있다. 문제는 잘못에 대한 인지 능력과 진정한 뉘우침이다.



한때 FNC엔터테인먼트의 효녀 역할을 톡톡히 했던 걸 그룹 AOA는 아직 공식적으로는 명맥을 유지하지만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이다. 연습생 때부터 11년 동안 신지민에게 괴롭힘을 당하는가 하면 다른 멤버들에게 이를 외면당했다는 권민아의 폭로로 결국 두 사람이 소속사와 팀을 떠나거나 ‘해고’되면서 ‘중상’을 입었기 때문이다.

AOA의 공식적인 현주소는 유나 (보컬, 키보드), 혜정 (보컬), 설현 (보컬), 찬미 (랩)의 4인조. 하지만 2019년 발표한 앨범 ‘NEW MOON’ 이후로 공식 무대가 없다. 멤버 중 연기자로서 선구자의 길을 성공적으로 걷는 듯했던 설현은 2019년 흥행과 평가 모두 처참했던 영화 ‘피원에이치 : 새로운 세계의 시작’의 특별 출연 이후 잠잠하다.

혜정이 각종 드라마를 비롯해 최근까지 영화 ‘미션 파서블’(2021), ‘더 호텔’(2022) 등에 활발하게 출연하고 있지만 그 성과는 별로 드러나지 않고 있다. 찬미 역시 최근 영화 ‘리프레쉬’에 출연했지만 이 영화는 지명도가 현저하게 떨어진다. 유나는 특별한 소식이 들려오고 있지 않다.

물론 나무엑터스는 FNC엔터테인먼트와는 체질적으로 많이 다른 기획사이다. 또 에이프릴이나 이나은도 AOA의 멤버들과는 여러 가지 면에서 다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때 AOA나 설현이 에이프릴이나 이나은보다 우위에 있었다는 점은 인정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전철을 반면교사 삼아 영리하고 탄탄한 전략도 세워야 할 것이다.

그런데 거의 모든 구설수 연예인의 전례에서 보듯 매우 중요하면서도 가장 간단한 걸 나무엑터스와 이나은은 간과하는 듯하다. 팩트 체크와 그에 대한 적절한 해명 혹은 사과이다. 대중은 유명 연예인의 구설수에 민감하다. 비난을 받았는데 그 사실 여부에 대한 명쾌한 결론도, 사과도 없이 지나간 연예인을 안방극장에서 수시로 보는 건 매우 불편하거나 불쾌하기 때문이다.

나무엑터스와 이나은은 ‘왕따 논란’이 사실 무근이었는지, 사실이었는지 명쾌하게 결론을 내리고, 만약 사실이었다면 깔끔하게 고개를 조아리면서 잘못을 시인하는 진정성을 보였어야 마땅했다. 그리고 아직 준비도 제대로 안 된 상태에서 아이돌 출신이라는 이유로 덜컥 주연 배우로 나섰지만 연기력 비판만 받은 과거의 행적에 대해서도 사과를 하며 향후 어떤 연기 자세를 보여 줄지에 대해서도 청사진을 밝히는 게 순서였다.

나무엑터스는 이나은을 영입한 이유를 그녀의 배우로서의 가능성 때문이라고 분명히 밝혔다. 그렇다면 그 가능성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그리고 그 가능성을 언제쯤, 어떤 모습으로 드러낼지에 대해서 귀띔이라도 했어야 하지 않을까? 그래야 배우에 관한 한 FNC엔터테인먼트와 다르다고 대중이 인정하지 않을까?

[유진모 칼럼 / 사진=셀럽미디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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