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커’, 태어나길 잘한 것일까 물음에 대하여 [씨네리뷰]
입력 2022. 06.08. 07:00:00

'브로커'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태어나줘서 고마워.” 이보다 더한 위로가 있을까. 세상에 태어난 모든 이들을 따스하게 감싼다. 날카롭고, 차갑지만 온기가 느껴진다. 사회적으로 소외된 사람들을 넘어 이 세상을 살아가는 모두에게 “태어나줘서 고마워”라고 말하는 영화 ‘브로커’(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다.

비가 쏟아지는 밤. 누군가 갓 태어난 아기를 기약 없는 짧은 편지만 남긴 채 베이비 박스 앞, 차가운 콘크리트 바닥에 두고 간다. 아이를 버린 이와 버려진 아이를 거래하는 브로커를 잡기 위해 오랫동안 사건에 매달려온 형사 수진(배두나)과 이형사(이주영)는 해당 현장을 목도한다.

아기 우성을 버린 소영(이지은)은 다음 날, 다시 아기를 찾기 위해 돌아온다. 그리고 브로커 일행인 상현(송강호)과 동수(강동원)를 만난다. 상현은 소영이 찾아오자 아기를 잘 키워줄 양부모를 찾아주려는 선의였다고 에두르며 거래에 함께할 것을 제안한다.

소영에게 상현과 동수는 브로커에 불과할 뿐. 그러나 ‘아기를 잘 키워줄 적임자 찾기’라는 어쩌면 조금은 특별한 여정을 그들과 떠나게 된다. “반드시 현행범으로 체포하겠다”는 수진과 이형사도 함께.



‘브로커’는 베이비 박스를 둘러싸고 관계를 맺게 된 이들의 예기치 못한 특별한 여정을 그린 영화다.

이 영화는 2018년 ‘어느 가족’으로 제71회 칸 국제 영화제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첫 한국 영화 연출작이다. 고레에다 감독은 버려진 아기와 함께 뜻밖의 동행을 하며 하나가 되어가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생명’에 대한 화두를 던진다. 일본, 한국 등 국가, 문화를 나누지 않은 보편적인 메시지를 담고자 한 것.

“엄격한 비판의 화살은 어머니를 향해 있었다. 이 상황을 둘러싸고 본질적인 문제가 무엇인지, 진정한 책임은 과연 어디에 있는 것인지 문제들에 대해 생각하고 싶었고, 영화를 통해 다루고 싶었다”는 고레에다 감독의 말처럼 영화는 날카로우면서도 통찰력 있게 우리 사회의 단면을 바라보고 다룬다.

차가운 현실, 무거운 소재지만 마냥 어둡지만은 않다. 이 과정이 누군가에겐 담담하게, 누군가에겐 심심하게 느껴질 수 있겠다. 그러나 어느새 이들의 이야기에 조용히 귀를 기울이고 있는 ‘나’를 발견할 것이다.

배우들의 연기 역시 담백하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처음부터 송강호를 염두 해 두고 시나리오를 집필한 만큼 송강호는 극의 중심을 이끈다. 인간적인 모습부터 묵직하고 깊은 내면 연기까지 ‘왜 송강호인가’를 납득시킨다.

강동원은 절제된 감정, 힘을 뺀 일상 연기로 극에 자연스럽게 녹아든다. 전에 보지 못했던 새로운 면모를 볼 수 있을 터. 이지은 역시 깊은 눈빛, 성숙해진 감정 연기로 ‘브로커’를 강렬하게 채워간다.

‘브로커’는 제75회 칸 국제 영화제에서 대한민국 첫 남우주연상(송강호)과 에큐메니컬상을 수상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3년 만의 신작이다. 오늘(8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은 129분.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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