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슈 VIEW] '옥장판 사태' 그 후…뮤지컬계에 남은 숙제들
- 입력 2022. 06.27. 12:51:11
-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뮤지컬계가 전무후무한 고소 사태로 홍역을 앓고 있다. 뮤지컬 '엘리자벳'을 둘러싼 '친분 캐스팅' 논란, 이른바 '옥장판 사태'의 중심에 서 있던 옥주현과 김호영이 극적으로 화해하면서 사건이 일단락됐지만, 그 후 뮤지컬계는 오랜기간 쌓여있던 문제가 곯아터진 모양새다.
옥주현 김호영
열흘 넘게 지속된 '옥장판 사태'는 가까스로 진화 국면에 들어섰다. 지난 24일 옥주현은 '옥장판 사태'에 대해 사과하고 동료 배우 김호영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 고소를 취하할 예정이라고 밝혔고, 두 배우는 직접 이야기를 나눴다.
김호영 소속사 피엘케이굿프렌즈 관계자는 셀럽미디어에 "옥주현의 입장문과 기사를 보고, 김호영이 직접 옥주현에게 연락을 취했다. 두 사람이 오랜 시간 이야기를 나눴고, 같이 이야기를 나누면서 오해를 풀고 상황도 원만하게 잘 마무리 지었다고 한다"라고 전했다.
표면적인 갈등은 해소됐지만, '옥장판 사태'로 인해 친분 캐스팅 관행, 스타 배우들에 대한 지나친 의존 등 뮤지컬계 전반에 걸친 고질적인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당분간 진통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옥장판 사태'를 떠나서 뮤지컬계에서 스타 배우의 '입김 논란'은 하루 이틀 된 문제가 아니다. 박칼린, 남경주, 최정원 등 1세대 뮤지컬 배우들은 지난 22일 성명서를 통해 "배우는 연기라는 본연의 업무에 집중해야 할 뿐 캐스팅 등 제작사 고유 권한을 침범하면 안 된다"며 "지금의 이 사태는 이 정도가 깨졌기 때문에 생긴 일이다. 이러한 사태에 이르기까지 방관해 온 우리 선배들의 책임을 통감한다"라고 밝혔다. 이들은 배우가 캐스팅을 비롯한 제작 전반에 개입하는 관행이 만연해 있음을 간접적으로 시인했다.
이는 한국 뮤지컬 시장이 아이돌 시장 못지 않게 스타 배우 팬덤 중심으로 급속도로 성장한 영향이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선호하는 배우에 따라 작품 관람을 결정하고 같은 작품을 여러 번 보는 이른바 '회전문 관객'이 뮤지컬 흥행을 좌우하는 영향력을 가지면서 스타 캐스팅에 지나치게 의존하게 됐다는 것.
'스타 마케팅'으로 뮤지컬계는 외형 성장을 이뤄냈지만 부작용으로 인한 후폭풍도 만만치 않았다. '티켓 파워'를 가진 스타 배우 섭외 경쟁은 점점 더 과열됐고, 그 과정에서 주조연 배우 간 출연료 격차 등의 문제를 야기하기도 했다.
이 같은 현실 때문에 이미 팬덤이 탄탄한 아이돌 가수를 제외하고 새로운 얼굴도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스타 캐스팅 의존도가 높아지면 새로운 스타 발굴에 소홀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국 제작사들은 특정 배우 캐스팅에 목을 매게 되고, 이 같은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 뮤지컬계의 현실이다.
'옥장판 사태' 이후 뮤지컬계 환경 개선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간 애써 외면하고 있었던 1세대 뮤지컬 배우들까지도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더이상 외면할 수도 지나쳐서도 안되는 숙제들을 풀어야만 지금의 호된 '성장통'을 극복할 수 있다. 지금이 어쩌면 양적인 성장이 아닌 질적인 향상으로 나아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셀럽미디어DB, EMK뮤지컬컴퍼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