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서 노제의 노력 Vs 비연예인의 노력
입력 2022. 07.12. 08:00:00

노제

[유진모 칼럼] ‘갑질’ 논란에 휩싸인 댄서 노제(본명 노지혜, 26)가 끝끝내 사과를 하지도,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도 않았다. 대중은 그녀에 대해 더욱 싸늘하다. 지난 10일 서울 올림픽공원 SK올림픽핸드볼경기장에서 Mnet ‘스트릿 우먼 파이터’ 마지막 콘서트 ‘THE NEXT ERA’가 열려 노제는 다른 댄서들과 함께 무대 위에 올랐다.

‘갑질’ 논란 후 웨이비의 리더 자격으로 첫 공식 자리에 모습을 드러낸 그녀는 “이 기억으로 살아가겠다. 저희는 수많은 노력을 안 한 사람들이 아니다. 그냥 이것만 알아주셨으면 좋겠다.”라며 눈물을 쏟았다. 어떤 기억으로 살아가겠다는 것일까? 그 방송 출연자들 모두 노력한 것은 알겠다. 그렇다면 비연예인은 노력을 안 할까?

노제는 ‘스트릿 우먼 파이터’ 이후 인기가 급상승하며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는가 하면 광고 모델로 발탁되는 한편 자신의 SNS에 광고까지 게재하며 커다란 수입을 올려 왔다. 그런데 지난 4일 SNS 광고 진행 과정에서 명품 브랜드와 중소 브랜드를 차별했다는, ‘갑질’과 ‘연예인병’ 의혹에 휩싸이며 논란에 휘말리게 되었다.

보도에 따르면 한 중소 업체 관계자는 게시물 1개에 수천만 원을 주고 노제와 광고를 계약하였지만 요청한 날짜가 지난 후에 게시물이 올라오는가 하면 계약 기간이 끝나지 않았음에도 그 광고를 삭제하고, 명품 브랜드의 게시물만 남겨 두었다는 것. 노제는 SNS 광고 게시물 1건당 3000~5000만 원 정도를 받는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자 그녀의 소속사 스타팅하우스는 그날 “노제가 명품과 중소로 브랜드를 나누어 SNS 게시물을 업로드한다는 점과 게시물 1건당 3000~5000만 원 수준을 받고 있다는 점이 사실이 아님을 전달한다.”라며 ‘갑질’ 논란을 부인했다. 그런데 버틴 지 하루 만에 곧바로 잘못을 인정하며 사과했지만 논란을 잠재우기에는 늦었다.



먼저 연예인병에 대한 논란. 사실 그런 병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다수의 대중은 지나치게 우월 의식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유명 연예인이 꼴값에 대해 연예인병이라는 병명을 지어 주었다. 과하게 우쭐대거나 지나치게 남의 시선을 의식하는 행동을 가리킨다. 노제에게 그 가능성이 없지는 않지만 ‘병’보다는 인식론의 문제 같다.

즉 그녀에게는 법과 도덕에 대한 상식이 부족하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양심의 문제도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이전까지 사업다운 사업을 제대로 하여 봤을 리 없는 그녀이기에 법과 도덕은 물론 상도의에 대해서도 인식이 매우 부족한 쪽으로 해석하는 게 정답에 가까울 것이다. 여기에는 자본주의적 허영심도 배제할 수 없다.

연예인 지망생이었고, 연예인이 된 지금 그녀가 값비싼 명품과 중소 브랜드에 대해 어떤 관점을 지니고 있는지를 엿볼 수 있는 사례로 해석하는 게 그럴듯하다. 그러하기에 연예인병이라기보다는 아직 인성이 완성되지 못한 20대의 ‘갑질’이라는 분석이 더 많은 지지를 받을 듯하다. 물론 명품을 아는 한 명품이 싫을 리 만무하다.

중저가 상품에 비해 명품을 더 우수하게 치고, 더 선호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것은 개인의 취향에 그쳐야지 사업에서 차별을 둔다면 그 사업을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나 혹은 내가 만든 상품에 대해 더 많은 값을 쳐주는 소비자를 우대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노제는 ‘갑’인 소비자가 아니라 ‘을’의 입장이라는 게 문제이다.

한마디로 본말이 전도된 것이다. 어떠한 광고물이 되었든 자신은 그것을 게재해 줌으로써 그에 상응하는 ‘수고비’를 받는 처지이기에 돈을 받은 만큼 최선을 다해 약속을 지켜 주는 게 합법이고, 도리이며, 상도덕인 것이다. 만약 ‘중소기업이기 때문에 그 값어치를 중소만큼만 쳐주어도 된다.’라는 발상이었다면 매우 위험하다.

‘이 기억으로 살아가겠다.’라는 발언. 그 기억이 그날 콘서트의 환호에 대한 감격적 기억인지, ‘갑질’ 논란에 대한 안 좋은 기억인지는 불확실하다. 앞의 것이 가능성이 높을 듯한데 그 기억을 더욱 아름답게 포장하고 간직하기 위해서라면 찜찜함, 즉 논란마저 완전히 지워야 기억이 예쁘게 오래갈 수 있다는 걸 그녀는 모르는 듯하다.



‘수많은 노력을 안 한 사람이 아니다.’라는 발언 역시 ‘갑질’ 의혹을 더욱 부추기는 실언으로밖에 볼 수 없다. 연예인으로 성공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안 하는 사람은 없다. 그렇다면 평범하게 살아가는 수많은 비연예인이라고 노력을 조금만 할까? 돈을 많이 못 벌었다고 그가 노력을 안 했기 때문이라고 단정할 수 있을까?

데카르트는 코기토 명제를 통해 생각한다는 것으로 자신의 존재를 입증했다. 따라서 최소한 남들만큼 노력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모험의 고지자 베이컨에서 보듯 인생은 탐험이고, 모험이다. 노력과 생각 없는 삶은 없다. 모든 사람들은 열심히 살아간다. 그 지난한 삶 속에는 생각과 의지가 있기 마련이다.

노제 등이 노력 없이 운 혹은 외모로 성공을 했다는 뜻이 결코 아니다. 그만큼의 성공 뒤에는 그만큼의 쓰디쓴 노력이 있었던 것을 인정한다. 그렇다고 연간 수십억 원을 버는 연예인의 노력에 비해 최근 코로나19 팬데믹으로 2년여 적자를 본 소상공인들의 노력이 약하다고 볼 수는 없다. 자본주의 체제 탓이지 노력 여부가 아니다.

그녀가 쏟아 낸 눈물의 의미는 무엇일까? 만약 그 논란에서 억울한 내용이라도, 말 못 할 사정이라도 있는 것일까? 전자라면 당연히 밝혔을 터이니 후자이거나 아니면 그저 감정적 소용돌이로 해석하는 게 타당할 듯하다. 어린 나이에 갑자기 찾아온 커다란 성공과 전혀 예상하지 못한 논란이라는 복병이 뒤엉켜 발생한 파도.

말 못 할 사정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사과를 했어야 현명한 대처였을 것은 대중의 반응이 증명한다. 보도 내용으로는 광고 1회당 3000~5000만 원을 받는다고 했지만 소속사는 이를 부인했다. 그 주장이 맞는다면 수천만 원이 아니라고 할지라도 최소한 수백만 원은 받는다는 얘기일 터이니 국세청은 예의 주시할 일이다.

[유진모 칼럼 / 사진=김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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