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막례 할머니’ 구독자 수 급감의 책임론
입력 2022. 07.21. 11:59:18

박막례

[유진모 칼럼] 인기 유튜버 박막례 씨(75)의 채널 ‘박막례 할머니’ 구독자 수가 급감하고 있는 데 대해 논란의 최측근인 박 씨의 손녀이자 영상 제작자인 유라 PD(김유라, 32)가 거듭 사과하고 있지만 사태는 수습될 기미가 안 보인다. 논란 전인 이달 초 136만 명을 넘었던 구독자 수는 최근 5만여 명이 줄어들었다. 과연 그 원인은 무엇일까?

박 씨는 2017년 유라 PD의 권유로 유튜브를 시작해 순식간에 큰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유튜브 스타로 발돋움했다. 국내에서의 폭발적인 인기를 넘어서 미국에서 유튜브 CEO와 구글 CEO 등을 만나는가 하면 지난해에는 크리스토퍼 델 코르소 주한 미국 대사 대리와 함께 요리하는 모습을 공개할 만큼 유명 인사로 자리잡았다.

유라 PD는 박 씨와 함께 다이아TV에 소속될 정도로 영상 기획과 제작 능력을 인정받은 유트브계의 유명 인사로서 40대 초반의 의류 업체 대표 A 씨와 결혼을 약속한 사이이다. 그런데 최근 SNS에 과거에 A 씨가 한 언행을 폭로하는 콘텐츠가 올라온 이후 그 여파가 ‘박막례 할머니’에게 오롯이 전달되는 사태가 발생한 것.

A 씨는 2015년 한 작가와 함께 제작한 티셔츠에 집단 아동 성폭행을 연상케 하는 일러스트를 사용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또한 SNS에 여성을 희화화하는 게시물을 올리는가 하면, 한 걸 그룹 멤버의 신체 일부분이 노출된 사진 등을 게재하기도 했다. ‘박막례 할머니’가 없었거나 유라 PD가 A 씨와 약혼하지 않았다면 가라앉을 수 있었던 논란인 것이다.

그러자 수습을 위해 유라 PD가 이달에만 두 번이나 사과 글을 올렸다. 그녀는 SNS에 ‘대부분 캡처된 것들이 여성 신체가 노출된 이미지이다. 대부분은 패션 잡지 사진이었고 걸 그룹 사진도 (있다). 그 시절엔 나름대로 그걸 위트 있다고 생각하며 (예비 남편이) 올렸던 것 같다. 지금은 절대 그런 작업물을 만들거나, 그런 포스팅을 하거나 생각할 수도 없는 시대란 것을 모두가 너무 잘 알고 있다. 그런 시대가 다 지나고 만난 사람이다. 지금의 그 사람이 그런 이미지만으로 판단될 사람이 아니란 걸 알고 만나고 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얼마 전 저 개인의 일이 이렇게 크게 소란이 되어 죄송하다. 오해 없도록 천천히 생각을 정리하고 신중하게 사안을 파악하느라 늦었지만 기다려 주신 구독자들께는 직접 말씀을 드려야 할 것 같아 용기를 내어 적어 본다. 제가 현재 만나고 있는 분이 (과거) 대표로 있던 곳에서 판매한 티셔츠들 중 한 일러스트와 포스팅이 논란이 되었고, 이를 마주하는 과정에서 저의 적절치 않은 표현으로 많은 분께 실망을 드렸다. 상처 드린 모든 분께 사과의 말씀 드린다.”라며 재차 용서를 빌었다.

유명 인사들의 논란 이후 사과의 모양새와 텍스트 및 문맥을 보면 무슨 돌림병 같은 느낌을 넘어서 뫼비우스의 띠 같은 느낌을 받는다. 심지어 그들의 정서는 진정한 참회를 절대적으로 가로막겠다는 하드리아누스의 방벽 같은 위압감을 준다. 국민 앞에 고개를 조아리거나 심지어 무릎을 꿇어도 여론을 되돌리지 못하는 이유이다.

‘대부분 캡처된 것들이 여성 신체가 노출된 이미지이다. 대부분은 패션 잡지 사진이었고 걸 그룹 사진도 (있다).’라는 문구부터 논란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는 듯하다. 문제가 된 사진들의 출처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 의도에 대한 의심이 크다는 것을 모르거나 애써 외면하려는 것 외에 다른 해석이 쉽지 않다.

게다가 아동 성폭행의 디자인에 대해서는 일언반구의 거론이 없다. 만약 한 누리꾼이 지상파 방송사 TV의 가요 프로그램에서 미니스커트를 입고 나와 춤을 추는 걸 그룹의 영상을 다운로드해 그중 속옷이 비치는 장면을 강조해 논란이 되자 그걸 단순히 “그냥 TV 화면 캡처한 것이다.”라고 설명한다면 그게 해명일까, 변명일까?

‘그 시절엔 나름대로 그걸 위트 있다고 생각하며 (예비 남편이) 올렸던 것 같다.’라는 글도 마찬가지이다. 도대체 ‘그 시절’이랑 지금이랑 성범죄에 대한 정서가 다를 게 무엇일까? 물론 1980년대까지만 해도 성범죄에 대한 인식과 기준이 지금보다 유연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7년 전과 지금은 별로 다를 게 없다. 진짜 그것을 위트라고 생각했다면 성 개념이 평범하지 않은 것 하나만큼은 확실하다.

그런 시대착오적 인식론 혹은 궁핍한 변명의 색이 짙은 글은 ‘지금은 절대 그런 작업물을 만들거나, 그런 포스팅을 하거나 생각할 수도 없는 시대란 것을 모두가 너무 잘 알고 있다. 그런 시대가 다 지나고 만난 사람이다. 지금의 그 사람이 그런 이미지만으로 판단될 사람이 아니란 걸 알고 만나고 있다.’라는 글에서도 거듭된다.

‘얼마 전 저 개인의 일이 이렇게 크게 소란이 되어 죄송하다. 오해 없도록 천천히 생각을 정리하고 신중하게 사안을 파악하느라 늦었지만 기다려 주신 구독자들께는 직접 말씀을 드려야 할 것 같아 용기를 내어 적어 본다.’라는 글에서 역시 자신과 박 씨의 포지션과 정체성, 그리고 이번 사건의 본질을 파악하지 못하거나 호도하려는 느낌이 짙게 풍긴다.

공식적으로는 그들은 연예인도 언론인도 아니다. 법과 정서 때문이다. 하지만 현사실적으로 그들은 셀러브리티이고, 연예인이고, 방송인이다. 게다가 매달 최소한 수천에서 수억 원의 수입이 유추되는 상류층이다. 박 씨와 유라 PD가 유명하지 않고, 보편적 수입을 올리는 평범한 사람이었다면 A 씨 문제는 논란으로 부각되지도 않았다.

‘오해 없도록 천천히 생각을 정리하고 신중하게 사안을 파악하느라 늦었다.’라는 문장 자체는 문제가 될 게 없지만 그 행간에 숨은 뜻이 문제이다. 그 나이와 경력과 지위에서 오해가 있는지, 없는지 파악하거나 판단하는 데 그리 오래 걸릴 일인가? 만약 ‘박막례 할머니’의 수입이 최저 임금 수준이고, 그래서 박 씨와 유라 PD를 아는 사람이 측근 정도였다면 문제가 안 된다.

헌법은 만인의 인권은 동등하다고 선언하고, 대다수의 사람들도 인종 차별이나 인권 유린에 반대한다. 그렇다고 모든 사람들의 인격이 평등하지는 않다. 살인범의 인권도 어느 정도 존중해 줘야 하지만 그렇다고 그들의 인격이 평범한 사람과 같다고 여길 이는 아무도 없다. 인격은 그 자리가 만든다. 유명 스타와 재벌이 미디어 앞에서 겸손하고 소박한 모습을 보이는 건 그런 인격을 형성하고자 하는 노력 아니면 그렇게 꾸미기 위함일 따름이다.

[유진모 칼럼 / 사진=박막례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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