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헌트’, 절제된 캐릭터 속 비장함 (feat. 화려한 카메오) [씨네리뷰]
- 입력 2022. 08.10. 07:00:00
-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상업영화 감독으로 도전장을 던진 배우 이정재. 영화에는 그의 스타일이 고스란히 묻어있는 듯하다. 바로 ‘절제’와 ‘비장함’. 이 두 단어가 ‘헌트’를 설명한다.
'헌트'
‘헌트’는 조직 내 숨어든 스파이를 색출하기 위해 서로를 의심하는 안기부 요원 박평호(이정재)와 김정도(정우성)가 ‘대한민국 1호 암살 작전’이라는 거대한 사건과 직면하며 펼쳐지는 첩보 액션 드라마다.
1993년 드라마 ‘공룡선생’으로 데뷔, 다양한 작품을 거친 후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을 통해 ‘월드스타’가 된 이정재 감독의 데뷔작이다. 특히 연예계 절친으로 알려진 정우성과 영화 ‘태양은 없다’ 이후 23년 만에 재회, 팬들의 기다림에 응답한 작품으로 큰 관심을 받았다.
이정재 감독은 처음, 배우로 출연 제안을 받았으나 시나리오를 읽은 후 제작을 결심했다. ‘대의’를 위한 두 남자의 선택이 공감대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 4년 동안 시나리오를 집필하며 했던 끝없는 고민은 ‘개인의 신념이 어디에서 왔을지, 그리고 옳은 것인지’에 질문을 던진다.
1980년대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한 ‘헌트’는 5.18 광주 민주화 운동, 아웅산 테러, 전투기를 몰고 귀순한 이웅평 대위 등 실제 사건에 영화적 상상력을 가미한 픽션이다. ‘대한민국 1호 암살’을 두고 믿음과 신념에서 갈등하는 두 인물의 심리전을 다뤄 결말에 대한 긴장감을 높인다. 다만 복잡한 설계와 더불어 다소 불친절한 설명 탓에 스토리텔링에 있어서는 아쉽게 다가올 수 있겠다.
‘헌트’는 심리전과 동시에 첩보 액션 드라마의 장르적 쾌감도 놓치지 않는다. 초반, 조직 내 침입한 스파이로 인해 벌어지는 폭파 장면은 단번에 영화 속으로 몰입하게 만들다. 몸을 사리지 않는 이정재와 정우성의 팽팽한 육탄전도 관전 포인트. 여기에 도심을 가로지르며 펼치는 동경 카체이싱과 총격전은 영화 속 액션의 백미로 꼽힌다.
박력 넘치는 액션 속에서 ‘절제’와 ‘비장함’이 느껴진다. 때로는 격렬하게, 때로는 긴장감을 담아내며 ‘헌트’만의 색채와 스타일을 완성시킨 이정재 감독이다.
각본 작업, 연출을 도맡은 이정재 감독은 연기까지 소화해냈다. 끊임없이 내적 갈등을 겪는 박평호를 입체적으로 그려낸 것. 조직 내 스파이를 색출하라는 지시를 받고 거침없는 추적을 이어가는 김정도 역의 정우성 역시 이정재와 맞서며 딜레마에 빠진 깊이 있는 내면을 섬세하게 표현한다. 이정재 감독의 ‘애정 필터’가 덧입혀져 더욱 빛을 발한다.
여기에 전혜진, 허성태, 고윤정이 제몫을 해낸다. 특히 스파이 색출 작전에 휘말리는 대학생 조유정 역의 고윤정은 스크린 첫 데뷔작임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연기를 선보이며 관객들에게 눈도장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황정민, 이재명, 이성민을 비롯해 정만식, 박성웅, 김남길, 주지훈, 조우진 등 대한민국 대표 배우들이 등장해 보는 즐거움을 더할 전망이다. 10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은 125분.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