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직도 진행 중인 양현석 재판과 논란 패키지
- 입력 2022. 08.31. 11:27:33
- [유진모 칼럼] 이쯤 되면 대한민국 연예계에서 가장 많은 구설수, 혹은 의혹에 오른 대표적인 연예 사업가 혹은 연예인으로 기록될 만하다. 지난 2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재판장 조병구)가 연 보복 협박(특정 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에 대한 9차 공판의 피고인 양현석이다. 이 재판은 결론을 내지 못하고 10차로 넘어갔다.
양현석
이날 공판에서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전 대표 프로듀서 측 증인은 가수 연습생 출신 한서희가 돈 때문에 공익 신고했다고 증언한 반면 검찰은 한서희가 양현석에게 협박 받았다고 말한 디스패치 녹음 파일을 증거로 추가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의 채택 여부를 떠나 여론의 추이는 어느 정도 결론으로 치닫는 모양새이다.
양현석은 2016년 발생한 YG 소속 가수 비아이의 마약 투약 의혹을 무마하기 위해 공급책이던 한서희를 불러 회유, 협박하고 진술을 번복할 것을 요구했다는 혐의로 기소되어 재판을 받고 있다. 한서희는 2019년 국민권익위원회에 공익 제보했다. 양현석 측은 한서희를 만난 적은 있으나 협박하지는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비아이는 지난해 9월 대마초와 LSD를 사고, 투약한 혐의(마약류관리법 위반 등)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 받았다. 한서희는 2016년 빅뱅 탑과 대마초를 흡연한 혐의로 2017년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 받았는데 이후 또다시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1년 6개월 형이 확정되어 수감 중이다.
물론 한서희에 대한 다수의 시선이 곱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두 사람의 법정 다툼을 진흙탕 싸움으로 보는 이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현석은 물론 그가 지금까지 관리해 온 연예인을 둘러싼 논란 및 구설수가 지나칠 정도로 많았기에 결국 여론은 양현석에 대해 싸늘하다. 그 여파가 YG에도 미치지 않을까?
양현석은 2011년부터 6년 동안 SBS ‘서바이벌 오디션 K팝 스타’를 통해 공동 진행자인 박진영, 유희열과 비교가 되었다. 유희열은 점잖은 이미지, 박진영은 음악에 해박한 이미지, 그리고 양현석은 상업적인 이미지를 보여 주었다. 그런데 2017년 YG 제작의 JTBC ‘믹스 나인’에 의해 양현석의 캐릭터가 설정만은 아님이 드러났다.
심지어 이 프로그램을 통해 그는 코코소리 출신 김소리에게 인격 모독적인 발언을 쏟아 내어 시청자들의 비난을 받기도 하였다. 그가 매우 상업적이고 권위적인 것은 박진영과 비교가 된다. JYP 소속 연예인들은 박진영을 ‘PD 님’이라고 부른다. 심지어 ‘형’이나 ‘오빠’라고 부르기까지 한다. YG에서 양현석은 ‘회장 님’이다.
탑, 비아이, 한서희 등에서 보듯 YG는 유독 소속 연예인의 마약 관련 구설수가 많다. 박봄의 마약 밀반입 사건의 결과가 대표적인 미스터리이기도 하다. 그래서 양현석(YG)이 법조계 혹은 정치계에 ‘끈끈한 연줄’이 있다는 의혹을 받기도. 빅뱅 지드래곤의 국군병원 특혜 논란 역시 양현석의 ‘연줄’ 논란과 연결되기도 했다.
양현석 혹은 YG의 최대 위기는 승리(클럽 버닝썬) 사건이었다. YG는 승리를 ‘해고’함으로써 논란의 뿌리를 제거했지만 적지 않은 대중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양현석 역시 탈세, 세금 포탈, 그리고 성 접대 의혹 등으로 논란에 올랐기 때문이다.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클럽 러브시그널이 대표적이다.
애초에 이 클럽의 소유자는 승리로 알려졌지만 사실 양현석이 70%의 지분을 갖고 있는 것으로 드러난다. 그것은 이 클럽이 유흥업소가 아닌 일반 음식점으로 등록되어 있기 때문에 마포구의 조례를 위반한 것으로 알려짐으로써 탈세를 위해 일반 음식점으로 등록했다는 의심을 받으면서 내막이 드러나게 된 것.
그뿐만이 아니다. 홍익대학교 인근의 아우라, 베라, 가비아, 문나이트, 삼거리별밤, 노이즈베이스먼트(NB)1, NB2 등의 유흥업소들이 일반 음식점으로 등록되어 있기 때문에 현행법 위반과 탈세 의혹을 일으킨 바 있다. 결국 NB 클럽 운영자들은 허가 받지 않은 유흥 주점 영업 혐의로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 받았다.
또 삼거리포차, 삼거리별밤, 가비아 등을 운영하는 법인 씨디앤에이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조세범처벌법위반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당시 양현석은 씨디앤에이의 지분의 70%를 가지고 있었다. 양현석은 투자 유치를 위해 말레이시아 재벌 조 로우에게 성 접대를 했다는 의혹에 휩싸이기도 했다.
이는 MBC 탐사 보도 프로그램 ‘스트레이트’가 다루기까지 했지만 결국 법은 “동석한 건 맞지만 어떤 형식의 접대도 없었다.”라고 항변한 양현석 측의 손을 들어 주었다. 양현석 혹은 YG를 둘러싼 의혹과 논란에 대한 사법부 및 검, 경의 대응에 대해서도 적지 않은 의혹이 제기되어 왔다. 전술한 내용이 그렇고 원정 도박 의혹도 그렇다.
양현석에 대해서 마카오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24회에 걸쳐 수억 원에서 수십억 원대에 달하는 원정 도박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그뿐만 아니라 약 13억 원 상당의 무등록 외국환 거래 혐의도 포착되었다. 경찰이 횡령 혐의 입증에 필요한 자료를 미국 정부 측에 요청하는 등 국제 공조에 나서기까지 했다.
그러나 결국 환치기는 불기소 처분되었다. 환치기 수법은 주로 현금 거래로 이뤄지는 만큼 혐의를 입증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단순 도박은 재판부 권한으로 정식 재판에 넘겨졌다. 법원 측은 많은 증거에도 불구하고 상습성이 없다고 본 이유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하였다.
경찰 역시 양현석의 도박 금액과 횟수가 결코 적지 않다고 보고 상습 도박 혐의를 적용했다. 그러나 검찰은 법원의 명령에 따르지 않고 단순 도박에 오직 벌금 1000만 원을 구형하였다. 당시 판사는 검찰에게 상습 도박 혐의를 추가하라고 명했지만 검사는 정정하지 않았다. 결국 판사는 검찰의 구형보다 높은 벌금 1500만 원을 선고하였다.
이렇듯 양현석은 마치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듯한 승승장구의 행보를 보였지만 결국 여론에는 버티지 못하고 결국 2019년 6월 14일 YG를 퇴사했다. 그의 동생인 양민석 대표이사도 동반 사퇴했다. 오너 리스크라는 여론 때문이었다. 하지만 얼마 후 양 대표는 복귀했고, 양현석은 여전히 YG의 최대 주주이다. 소속 연예인의 정신적 최대 지주이기도 하다.
사람은 완벽할 수 없다. 대중에게 많이 노출된 유명 인사일수록 더욱더 그렇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현석은 구설수가 지나치게 많다. 박진영의 의혹은 표절이고, 논란은 그저 지나치게 솔직하다는 점뿐이다. 유희열도 표절뿐이다. 양현석은 표절은 없다. 그가 오롯이, 직접, 완벽하게 작곡한 히트곡이 없기 때문이다.
[유진모 칼럼 / 사진=셀럽미디어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