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유천 주연 영화 ‘악에 바쳐’ 개봉에 대한 시선
입력 2022. 09.14. 16:20:05

박유천

[유진모 칼럼] 국내 연예인 중 추문의 숫자와 규모에 있어서 둘째가라면 서운할 박유천(36) 주연 영화 ‘악에 바쳐’(김시우 감독, 나인테일즈코리아 제작)를 내달 개봉하겠다고 배급사 블루필름웍스가 밝혔다. 별로 주목받지 못하던 독립영화인데 수많은 매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이유는 이 영화 자체에 있는 게 아니라 박유천의 복귀 때문일 것이다.

박유천은 2019년 필로폰 투약 혐의로 기소되어 징역 10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그런데 범행 자체보다 당시 그가 보인 대응이 매우 비양심적이고 부도덕하다는 평가를 받아 이미지를 완전히 구겼다. 투약 의혹이 제기되자 그는 스스로 기자 회견을 열고 혐의를 부인하며 ‘만약 그렇다면 연예계를 은퇴하겠다.’라고 반응했다.

그런데 검사 결과 양성 반응이 나오고 결국 그는 자신의 발언대로 은퇴를 선언했지만 얼마 안 가 이를 번복하고 고가의 팬 미팅을 열고 역시 상식을 넘는 가격의 굿즈를 판매하는 등 활동을 재개해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좋지 못한 말을 들었다. 그런 그의 컴백의 성공 가능성을 가늠하는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영화이기에 관심이 큰 것이다.

그런데 그만큼 눈길을 끄는 더 근본적인 원인은 박유천이 워낙 논란이 풍성했던 장본인이라는 데 있을 것이다. 데뷔 이후 그가 만 14살 때 가락초등학교 동창 사이트에 적은 것으로 보이는 ‘미국 여자랑 박아써.’라는 글이 발견되면서 그의 인성과 행실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앞뒤 문맥상 어떤 의미인지 의심이 갈 만했다.

2011년 즈음에는 그가 JYJ의 김재중과 함께 팬들에게 폭언과 폭행을 했다는 글이 게재되기 시작해 결국 2012년 2월 박유천이 팬을 폭행했다는 영상이 게재되는가 하면 한 달 뒤에는 한 매체가 박유천이 팬에게 욕설 등의 폭언을 하는 음성 파일을 공개했다. 결국 그는 기자 회견을 열고 ‘사생팬’의 괴롭힘에 대한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변명했으나 이미 도덕성과 진실성은 무너진 뒤였다.



그는 사회복무요원으로 병역 의무를 마쳤다. 그런데 복무 중 근무 태만 논란을 비롯해 심지어 성폭행 피소 사건으로 연일 화제를 몰고 다녔다. 소집 해제를 앞둔 2017년 8월 25일, 근무 기간 중 팔뚝에 문신을 새긴 것이 드러나 품위 유지 규정에 어긋났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가 하면 4건의 성폭행 혐의로 재판을 받기도.

결국 4건 모두 증거 불충분에 의한 무혐의로 재판은 마무리되었다. 하지만 그가 복무 기간 중 유흥업소에 드나들며 여성 도우미들과 어울리며 성행위를 했다는 사실만큼은 명명백백했다. 게다가 그가 성행위를 하는 장소로서 화장실이 자주 있었다는 주장도 공개되었다. 물론 강간 혐의는 벗었지만 성매매 의혹은 남았다.

그는 소속사와 전속 계약 분쟁도 일으켰다. 앞서 마약 투약이 확인되었을 때 당시 소속사였던 씨제스엔터테인먼트는 ‘더 이상 뒤를 보아줄 수 없다.’라는 식으로 먼저 전속 계약 파기를 선언한 바 있다. 그런데 그런 그를 스타랍시고 애지중지 모시는 기획사도 있었다. 리씨엘로라는 회사인데 결국 뒤는 안 좋게 끝났다.

지난해 8월 18일 리씨엘로는 ‘한 달 전쯤 박유천이 리씨엘로와의 약정을 위반하고 일본 소속사와 이중 계약을 체결했다.’라며 법률 사무소를 선임해 법적 대응한다고 밝힌 것. 이 회사는 박유천의 재기를 돕기 위해 대표 이사가 은행 대출을 받아 회사를 운영하는 등 분투하였으나 박유천은 회사에 전혀 협조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박유천은 회사의 법인 카드를 개인적인 유흥비나 생활비 용도로 사용하였고, 당시 함께 동거하던 연인에게 그 카드로 명품 가방을 사도록 했으며, 수천만 원의 회사 자금을 게임에 사용했다는 것. 심지어 그가 유흥업소에 밀린 외상술 값만 약 1억 원에 달하자 결국 지불 독촉을 받는 그를 위해 회사가 이를 대신 갚아주었다고.

소속사는 약 20억 원에 달하는 박유천 개인의 채무까지 직접 도와주었다고 한다. 이 사건은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 ‘악에 바쳐’가 지난해 이미 일부 영화제에서 상을 탔으니 최소한 지난해 초 완성되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촬영은 2020년에 시작되었다고 유추할 수 있다. 즉 2020년 초 혹은 2019년 말쯤 박유천을 캐스팅했다는 결론.



박유천의 지난 ‘화려한’ 경력을 볼 때 이제 더 이상 그의 도덕성이나 진실성 등을 논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어 보인다. 게다가 그가 제일 잘하는 게 연기이니 배우를 하겠다는 것을 막을 근거도 부족하다. 그가 싫은 사람은 그의 작품을 안 보면 그만이다. 다만 이 영화의 감독, 제작사, 배급사 등은 도대체 무슨 생각인지 궁금하다.

박유천의 연기 솜씨는 그 정도면 나쁘지 않다. 한때 정상의 인기를 누렸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 그의 인기가 전성기 때의 그것과 같지 않다는 점, 그리고 도의적으로 완전히 나락에 떨어졌다는 점에 비추어 볼 때 도대체 어떤 이유에서 그를 캐스팅했는지 이해하기가 매우 난해하다.

만약 거짓말을 하거나 제 말을 뒤집는 성격, 그리고 성적으로 문란한 이미지 등을 캐릭터와 작품 속에서 활용하기 위해서 캐스팅했다면 그것은 나름대로 이유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굳이 박유천이어야 할 이유는 찾기 희박하다. 게다가 독립영화이다. 주연 배우보다 감독의 작품 세계가 더 중요한 독립영화!

더 나아가 제목이 ‘악에 바쳐’이다. ‘바치다’는 ‘내놓다’, ‘내다’, ‘내던지다’, ‘바라다’, ‘밝히다’, ‘좋아하다’ 등의 뜻이 있다. 악 뒤에 ‘을’이라는 조사가 아니라 ‘에’라는 조사이므로 이는 ‘받쳐’의 오기일 가능성이 매우 농후하다. 과연 이 영화가 독립영화 특유의 자본에 얽매이지 않는 작가주의 정신이 있기는 한 걸까?

[유진모 칼럼 / 사진=셀럽미디어DB, 블루필름웍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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