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준일, 비운의 예술가인가, 장사꾼인가?
입력 2022. 09.21. 10:50:45

양준일

[유진모 칼럼] ‘탑골 GD’ 양준일(53)은 시대를 잘못 타고난 비운의 예술가인가, 아니면 한낱 장사꾼에 불과한가? 양준일이 고가 굿즈 판매로 논란에 휩싸이더니 결국 법을 어긴 사실이 드러났다. 한국제품안전관리원은 지난 20일 “양준일이 판매한 선 캡이 전기용품 및 생활용품 안전관리법 제30조를 위반했다.”라고 밝혔다.

한국제품안전관리원은 ‘양준일이 안전 기준에서 정한 표시 사항이 없는 가정용 섬유 제품을 판매하였다.’라는 민원을 검토한 끝에 이 모자 라벨에 안전 기준에 따른 표시 사항이 없다고 확인한 것. 또 양준일의 소속사이자 선 캡을 판매한 주식회사 엑스비 이모 대표를 해당 시도지사(고양시청)에 행정 조치해 달라고 의뢰하였다.

엑스비는 일명 ‘양준일 선 캡’을 개당 5만 9800원에 약 1000개를 판매하였다. 그런데 부착된 라벨이 제대로 된 요건을 갖추지 않은 게 드러나 논란이 되었다. 모자 등 섬유 제품에는 섬유의 혼용률, 취급상 주의 사항, 제조사, 제조 국명, 제조 연월, 치수, 표시자 주소, 전화번호 등 정보를 표시하는 게 의무이다.

엑스비는 선 캡 판매 사이트를 통해 “8월 12일 엑스비에서 판매된 빈티지 선 캡의 부실한 라벨 표기에 대하여 진심으로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깊이 사과드린다. 의류 라벨 표기는 제조업체가 해야 하고 판매업체는 이를 판매 전 확인하였어야 하지만 전문성을 갖추지 못하여 문제를 인지하지 못하고 판매하게 되었다.”라고 알렸다.



하지만 양준일을 둘러싼 여러 가지 논란은 박유천의 사례처럼 지속될 전망이다. 그는 전부터 콘서트 티켓이 비싸고, 포토 북이 비싼 가격에 비해 내용이 부실하며, 포토 북을 차명 계좌로 결제함으로써 탈세가 의심된다는 논의에 휩싸였다. 게다가 이런 행동에 팬들을 위한다는 구실을 붙이는 등 납득하기 어려운 행보를 보였다.

지난해 12월 개최한 팬 미팅의 VIP석 티켓 가격은 16만 원, R석은 13만 원이었다. 일률적이지는 않지만 대부분 가수들의 팬 미팅 가격이 4만 원 정도이다. 포토 북 한 권을 8만 원에 팔아 약 2억 4000만 원 정도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판매 대금을 차명 계좌로 받은 점. 탈세 의혹의 근거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그는 그야말로 화제성만큼이나 논란덩어리였다. 1990년 데뷔 앨범 수록곡 ‘리베카’가 표절 판정을 받았다. 그럼에도 최근 그는 이 곡을 무대에서 부르고 있다. 또한 90년대 초 활동 당시 3장의 앨범을 냈는데 이중 서너 곡이 다른 사람의 작사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작사한 것으로 등재했다.

여자 스태프 성희롱 논란도 있었다. 진실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전처와의 사이에 딸이 있고, 그들에게 무책임했다는 의심도 있었다. 그의 가장 큰 핸디캡은 스티브 유와 다름없다는 점이다. 정확히 그는 양준일이 아니고 존 양이다. 베트남에서 태어난 미국인인 것. 다만 초등학교는 대한민국에서 다닌, 한때 이중 국적이었다.

법무부 고시에 따르면 그는 1980년대에 미국 시민권을 획득해 미국과 대한민국 이중 국적자가 되었고, 이후 대한민국 국적 상실 신고를 했다. 1993년 한국 국적 회복을 허가 받았지만 재차 이를 포기하였다. 병역 기피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한 이유이다. 1969년생인 그는 당시 한국 국적을 회복하면 군 복무가 의무였다.



그는 2019년 말부터 유튜브 등을 통해 재조명되기 시작하더니 JTBC ‘슈가맨’을 통해 그야말로 재탄생했다. 많은 사람들이 ‘시대를 잘못 타고난 비운의 스타’라며 열광하였다. 하지만 이는 의심의 여지가 많다. 90년대 초 활동 당시 그는 책 판매와 CF 출연 등으로 꽤 쏠쏠한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작사, 작곡한 곡이 하나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히트곡은 전문 창작자가 만들었고, 프로듀서도 다른 전문가가 전담했다. 그를 기억하는 팬들이 꽤 되는 데서 시대를 잘못 만나서 덜 알려졌다고 보기는 힘들다. 당시 그는 언론에도 꽤 많이, 자주 노출되고는 하였다.

유명 연예인이다 보면 한두 번 구설수에 오를 수도 있고, 실수로 잘못할 수도 있다. 그런데 존 양은 의혹과 구설이 많아도 너무 많다. 춤까지 잘 추는 가수라면 경쟁력이 있지만(마이클 잭슨) 춤만 잘 추는 가수라면 춤꾼일 뿐이다. 조용필, 이승철, 아이유처럼 최고의 가창력과 창작 능력을 함께 갖춘 가수가 최상이다.

시대를 잘못 만난 가수로 대표적인 이가 서태지이다. 서태지와아이들 전의 그는 헤비메틀 밴드 시나위의 베이시스트였다. 아무도 그를 알아주지 않았다. 그래서 댄스 뮤직으로 바꾸었고, 비로소 진가를 인정받게 된 것이다. 연예인이 장삿속으로 활동하든, 대중을 속이든 팬들이 소비해 주는 것은 아무도 참견할 수 없다.

다만 양준일, 아니 존 양의 탈세 의혹에 대해서만큼은 국세청이 두 눈을 부릅뜨고 째려봐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은 분명히 그에게 국적 회복의 기회를 주었지만 그는 거부했다. 당시 그의 어머니가 ‘아들이 이렇게 말했다.’라고 증언한 기록이 있다. “만약 미국이 전쟁을 결정하면 미국 군대에 자원입대하겠다.”라고.

[유진모 칼럼 / 사진=셀럽미디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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